[부산] 고맙습니다 글마루 작은도서관

2015.11.20




ㅣ글마루도서관 이야기.



'고맙습니다 글마루 도서관'은 국민은행,(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MBC의 ‘고맙습니다.작은도서관’ 조성사업으로, 부산 중구청이 건물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비용을 국민은행에서 후원하여 2010년 영주동 산복도로 입구에 신축 2층 건물로 건립되었습니다.

글마루도서관이 위치한 부산 중구 영주동은 7,000여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주변에 보수동, 국제시장, 자갈치, 용두산 공원 같은 관광지와 인접해 있지만 굉장히 조용한 마을입니다. 젊은 세대보다 노년층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 마을 주변에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글마루도서관이 생긴 후 주민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문화적 욕구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글마루도서관은 문화 소외지역에 위치한 마을도서관, 산복도로의 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느낄 수 있는 도서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진행 중에 있습니다.
건립초기 부산중구청, 지역서점, 인터넷쇼핑몰 11번가를 포함하여 지역주민의 기증도서 6,000권을 소장하며 출발하였습니다. 이후 각계각층의 기증과 신간도서 구입 후원을 통하여 현재 12,000여권에 이르는 도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글마루작은도서관 기본현황
- 설립배경: 지자체(부산중구청)+MBC ‘작은도서관 조성사업+ KB국민은행
- 면적: 2층 단독 건물, 총 198㎡
- 개관년도: 2010년 12월 22일
-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영주동
- 이용시간: 화-일, 10:00~20;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명절
- 보유장서: 약 12,000권
- 도서관리 프로그램: Kolasys_net
- 도서구입: 비정기적
1) 수서: 자체수서 및 희망도서 신청을 통한 목록 작성 후 대기
2) 등록: 도서관리 시스템 - Kolasys-Net
3) 대출반납 : 1인당 5권, 2주간 대출
- 연간 방문객 수: 약 15,000명
- 연간 폐기/이관 권수: 200~300권
- 주 이용객: 마을 주민을 포함한 부산 시민


ㅣ프로그램
1.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으로서 지역활동


1) 우리동네 알기
- 성인/어린이 미디어 교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제공하는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달하고 있는 미디어 장비와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감에 따라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촬영 장비를 무료 대여해 주고 강사를 지원 받았으며 교육은 12차시로 진행되었고 미디어 이론 수업, 실기 수업, 마을지도 만들기, 야외 촬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 산복도로 투어
부산시공공도서관에서 해마다 주관하는 시민독서생활화 운동인 ‘원 북 원 부산운동’의 공모 사업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입니다. 해마다 부산시는 원 북 원 도서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 원 북 원 도서와 관계된 사업을 기획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수정동 산복도로가 배경이었던 원북원 도서를 읽고 수정동 산복도로를 투어하며 자신만의 사진집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으로, 원 북 원 부산운동의 취지에 따라 도서관 주변 지역의 독서환경 조성하고 지역주민과 이용자의 참여 유도를 통해 독서 문화 장착을 시킬 수 있습니다.



- 우리동네 역사 탐험
미술활동과 결합하여 우리 동네 역사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부산문화재단의 사업을 부산판화가협회가 받아서 글마루도서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한국의 역사는 물론,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같이 좋은 수업은 없겠다 싶었습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했기에 흔히 알고 있는 이론뿐인 지루한 수업방식이 아닌 미술과 함께하는 역사수업을 판화를 찍어내고, 종이도 찢어 붙이고, 야외로 떠나 중구의 역사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아주 재밌는 시간이었으며 수업이 끝났는데도 문의전화가 쇄도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 길 위의 인문학
부산 중구청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이 세계문학작품을 읽고 이해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추도록 합니다. 그리고 ‘근대-공정길’, ‘민족-희망길’, ‘현실-행복길’이라는 세 주제로 탐방길을 만들고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부산의 원도심을 천천히 걸으면서 부산의 근/현대에서 자신과 지역사회의 미래를 상상하도록 합니다.
‘근대-공정길’은 근대역사관에서 특별하게 마련된 해설을 듣고 난 후 옛 초량왜관길을 걸으며 지역의 역사적 전환점을 갖게 되었음을 인식하도록 합니다. ‘민족-희망길’은 한국전쟁으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창작활동을 했던 60년을 넘어 지금은 또따또가로 변모한 역사의 현장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한 창작활동을 합니다. ‘현실-행복길’은 통일계단을 내려오면서 ‘나와 가족, 사회’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하여 무엇이 중요한 가치이고, 그 가치를 어떻게 구현해야 할 것인지를 천천히 생각하게 합니다.



2) 온가족 나들이 : 딸기 수확
매년 봄, 도서관 가족 친목도모를 위해 도서관 후원회원, 자원활동가, 지역민들과 함께 떠나는 봄나들이.
밀양에 있는 딸기밭에 방문하여 딸기를 따 먹으면서 누구의 딸기가 더 큰지 자랑도 하고 딸기를 많이 따고 싶은 욕심에 넘쳐흐르는 딸기를 주워 먹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딸기를 다 따고 햇살 좋은 공터에 돗자리를 펴고 다 같이 도시락을 까먹으며 아직 새싹이 트지 않은 금빛 잔디가 반짝이는 땅을 바라보는 것도 소소한 행복입니다. 너른 공터에서 고무줄 놀이, 제기차기, 그네뛰기를 하며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재미, 어른들에게는 신나는 추억을 선물합니다.



3)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날 및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지역민들의 문화예술향유를 위해 동화구연, 인형극, 바자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대학생 자원활동가들을 모집하여 사전에 프로그램 회의를 거쳐 진행되며,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인기가 좋습니다. 가까이 있는 민주공원에서도 어린이와 지역민들을 위해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하며 글마루도서관도 체험부스를 운영합니다.



4) 도서관 캠프
- 매년 1회, 겨울방학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1박2일 캠프로, 도서관이 딱딱하고 어려운 공간이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 집처럼 편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다 같이 간식을 만들어 먹고 마음껏 책을 보고, 다양한 공동체 활동과 독서놀이들을 하다가 빛도 없는 캄캄한 밤에는 잠도 안자고 수다를 떨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드는. 이렇게 색다른 도서관 캠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더 이상 지겹고 어려운 곳이 아니겠지요?


5) 여름 캠프
- 매년 1회, 여름방학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2박 3일 캠프. 도서관에서 책과 관련된 놀이를 하며 보냈던 도서관캠프와는 다르게 거제, 산청, 남해 등 산골/어촌 마을에서 진행하며 공동체 활동과 더불어 유자비누 만들기, 두부 만들기, 옥수수 따기, 조개 캐기 등 마을 특별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 자원활동가들이 캠프 기획회의에 참여하고 진행합니다.



6) 책잔치
매년 가을, 부산민주항쟁 기념관(민주공원)에서 주관하는 부산 유일 어린이 책잔치. 다양한 출판사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하며 도서 전시, 다양한 체험활동, 작가와의 만남, 어린이 연극과 공연이 진행됩니다. 글마루도서관도 책잔치를 매개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도서전시 및 체험 부스운영하고 참여자들로부터 도서관과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7) 글마루 음악 낭송회
매년 10월 말에 진행하며 음악공연과 지역민들의 낭송이 결합된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축제. 작은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부산문화재단 등 다양한 기관들의 지원을 받고 진행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직접 낭송에 참여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독서 문화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 기틀을 마련하고 지역민들에게 문학의 아름다움과 문학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 풍성한 감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잘 알지 못했던 이웃들의 낭송을 통해 지역주민끼리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8) 평화 큰잔치
매년 가을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축제의 장입니다. 매년 적절한 장소를 대관하여 체험부스, 공연, 전시 등으로 구성하는 잔치이며 글마루도서관이 주관이 되어 지역에 있는 공방, 동아리 등이 함께 준비하여 진행합니다.



2. 교육문화공동체로서 지역활동


1) 도서관 독서 진흥 활동
- 독서지도 교실
영주동 주민센터와의 협력 사업으로 분기별로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령별 독서지도가 이루어집니다. 4년간 독서지도를 맡아온 강사 선생님은 이제 저희보다 아이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강의를 하십니다.
말을 잘 안한다는 아이도 이 수업을 듣고 나서 재잘재잘 말을 한다며 좋아하는 부모님,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선택했다고 좋아하는 부모님 등, 기대하지 않았다가 더 큰 효과를 본 부모님들의 평가가 만족스럽습니다. 현재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신청도가 제일 높은 프로그램이며, 두 반만 운영하다가 신청쇄도로 인해 세 반으로 늘린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 원화 전시: 매년 4회,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작품을 신청.


- 테마도서 전시

매월 새로운 책이 들어오고 서가에는 수많은 책이 모입니다. 많은 이용자들이 다녀가지만 이 많은 책들을 모두 볼 수는 없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인기를 못 받은 책들, 대출률이 낮은 도서들이 있기 마련이죠. 이 숨어있는 보석들을 이용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매월 다른 주제를 정하고, 대출률이 낮은 도서로 전시대를 꾸밉니다.



- 도서 순회 전시(단체 대출)

해마다 ‘평화’를 주제로 도서를 선정하여, 선정된 도서와 관련 있는 물품을 넣은 서랍과 함께 부산 지역 도서관 및 초/중등학교에 단체 대출합니다. 서랍과 도서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으며 우리 쪽에서 진행방법을 제시하지만 담당자마다 진행 방식이 다양합니다. 단체 대출한 기관을 방문하여 전시 및 활용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추후 순회전시 사업발전에 대해 논의 합니다.


- 동화구연, 인형극
부산 지역대표도서관인 시립시민도서관에서 부산지역 작은도서관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1회 지원합니다. 부산어린이책시민연대의 경력이 풍부한 선생님들이 진행하며 영주동이 연령층이 높은 지역인 만큼 아이들을 모집하는 것이 힘듦으로 글마루도서관 주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연계하여 아이들을 초대하여 진행합니다.



- 그림책 읽어주기
도서관 선생님이나 학생 자원활동가가 아이들에게 한국어 그림책, 영어 그림책 등 다양한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입니다.


- 작가와의 만남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지역대표도서관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지원하며 다양한 분야의 작가 분들을 모시고 작품이야기, 인생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 책 읽어주는 문화봉사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중구 노인복지회관과 협력하여 실버세대 어르신들에게 책읽어주기 교육을 진행하고 그 어르신들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하여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및 독후활동을 진행합니다. 활동 중에도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사업의 취지를 잊지 않게 합니다. 책 읽어주는 문화봉사단은 어르신들의 전문성을 계발하고, 세대 소통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 확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 그림책 읽기 모임, 청년 책 읽기 모임

학부모와 청년들이 아동문학과 성인문학 두 분야로 나눠 마을의 작은도서관에서 공간과 사람, 책을 통해 만나고 이야기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문학과 낭독으로 이루어지는 모임이며 한 장, 한 장씩 넘기는 책장 사이로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비어있던 책장을 한 칸씩 채워나갑니다.


2) 평생학습 배움터 - 수공예, 북아트
도서관은 마을의 평생학습 배움터입니다. 중구청과 다양한 지역사회기관들의 지원을 받으며 인문학, 문화예술, 책놀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적 욕구를 해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동네 사랑방
1) 청소년 인문학 모임
도서관을 이용하는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모임으로 책읽기가 힘든 청소년들에게 책 읽기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기 위해 작은도서관에 모였습니다. 막연하기 만한 진로 설정에 힘들어 하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나의 취미, 관심사를 친구들과 함께 모여 말하는 시간. 청소년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모임을 이끌고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2) 책읽기 모임


3) 지역주민 모임
학부모 공동 학습장소로 활용. 우쿨렐레/오카리나 강의



4) 자원활동가 모임
자원활동가 교육, 자원활동가의 날


5) 대관
다양한 활동과 모임이 많은 요즘 장소가 없어 모임을 못하는 이용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영주동 또한 그러합니다. 글마루도서관은 이러한 지역 문제점들을 보완하게 위해 운영시간 내에 무료로 대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을자치위원회 회의, 마을 부녀회/청년회 회의, 대학생 스터디 장소로 활용 중입니다.


6) 텃밭 가꾸기 모임
도서관 옥상 텃밭에서 자신의 작물을 키우는 어린이 모임.


ㅣ협력기관
1. 작은도서관과 작은도서관간 협력
- 보수동 책방골목 어린이 도서관: 도서 기증, 프로그램 지원
- 꿈꾸는 사서 모임 : 월 1회 모임, 매 달 도서를 선정하여 읽고 토론. 각 도서관 소식 공유. 각종 정보 공유, 교육 지원
- 부산 작은도서관협의회 : 작은도서관 관계자 연수 실시, 기증도서 지원



2.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협력
- 지역대표 공공도서관(부산시립시민도서관) :
부산시 작은도서관 관계자 연수 실시, 도서 지원, 프로그램 지원
- 부산시 공공도서관: 도서 순회 전시


3. 작은도서관과 지역기관의 협력
1) 공공: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센터, 중구청,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출판문화복지협의회



2) 민간1
노인복지회관, 부산문화재단, 부산판화가협회, 민주항쟁기념사업회(민주공원)
부산 여성사회 교육원, 한국지식개발원, 부산시민센터, 남포문고, 지역아동센터
중구 청소년 문화의 집, 동아대 경영학과 봉사동아리-평행봉,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



3) 민간2
어린이집,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초/중/고/대학교 - 도서관 견학, 단체 대출



ㅣ자원봉사자 후기

어린이 영어동화교실 봉사를 하고… _ 김유미 (어린이 영어동화읽어주기)

어린 시절 나는 영어를 무척이나 싫어했다. ABC송밖에 몰랐던 나는 apple을 왜 애플이라고 읽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발표라도 시키는 날에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여전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대학생이 되었고, 우연히 영어를 ‘이론’이 아닌 ‘언어’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주어 뒤에 동사가 와야 한다는 것을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문장들을 듣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주어 뒤에는 동사가 오는구나!”라고 느끼면서 공부하자 영어 공부가 이전보단 즐거워졌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내가 동화책을 읽거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마루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선뜻 지원할 순 없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났고, 아이들이 좀 더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 마음 하나로 메일을 보냈고, 수업을 준비하며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뒤적이고, 인터넷으로 다양한 독후활동을 조사했다. 준비를 다 마치고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에 걱정을 거듭했다. 그런데 막상 첫 수업이 끝나고, 내가 했던 걱정들이 모두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고, 부족한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라주었다. 약 두 달간의 시간동안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선생님’이란 이름으로 불리기엔 많이 부족했던 나였지만, 믿고 따라준 아이들 그리고 격려해주셨던 선생님, 같이 꾸려갔던 선영이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게 되어 감사한다.


‘근대-공정길’과 ‘민족-희망길’ 봉사활동을 하고…. _ 백양고등학교 2학년 이화정 (어린이 인문학)

평소 봉사활동은 집에서 가까운 공공도서관의 서가 정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인문학 탐방활동을 하는 초등학생들의 안전과 팀 활동을 이끄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봉사활동 첫째 날의 준비로 봉사활동 가기 전 날 새벽까지 근대역사관 학습장에 관하여 인터넷 검색과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을 다시 훑어보았다.
‘근대-공정길’. 근대역사관에 인문학 탐방활동을 시작하기 전 도착해서 선생님은 봉사자들에게 미리 근대역사관을 둘러보면서 학습장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내가 맡은 팀의 아이들에게 해 줄 역할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내가 맡아야 할 팀은 기린반이었다. 기린반 아이들이 올 때마다 다가가서 네임카드를 목에 걸어주었다. 아이들과 처음에는 어색하였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학습장을 풀어주면서 친해졌다. 근대역사관 관장님의 특별해설을 듣고 난 후, 백산기념관에서는 독립자금과 교육에 힘쓰셨던 안희제 선생님에 관한 업적과 일화를 들었다. 용두산 타워에 올라 아이들과 사진도 찍었고, 팀별 놀이시간도 가졌다. 부평시장으로 일본이 가져왔다는 어묵을 먹으러 가는 내내 우리 기린반은 한 줄로 손을 잡고 걸어갔다. 치즈어묵과 베이컨어묵은 맛있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보수동책방골목작은도서관에서 모두 해산하였다.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에도 모두 손을 잡고 해맑게 웃던 아이들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준비해온 사탕을 나눠줬다. 피곤할 때는 달달한 게 최고니까.^^
‘민족-희망길’. 봉사활동 둘째 날의 출발지는 ‘40계단 문화관’이었다. 근대역사관에서처럼 학습장도 풀어야 했지만, 이번에 해야 할 큰 과제는 한국전쟁과 부산 관련 노래를 ‘외워서 부르기’였다. 봉사자들이 각각 주어진 노래를 팀의 아이들에게 직접 가르쳐야 하는 것이었다. 기린반 아이들은 금세 노래를 외우게 되었다. 내가 열심히 노래를 준비해온 만큼 아이들도 잘 따라주어서 정말 뿌듯했다. 그다음에는 지난번처럼 학습장도 풀었다. 확실히 근대역사관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가르치는데 훨씬 수월했다. 40계단 문화관 테마거리를 돌면서 피난민들의 삶을 담고 있는 기념물과 관련된 노래를 팀마다 부르기도 하고, 내가 그동안 정말 보고 싶어 했던 벽화 앞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여러 추억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복병산 속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제일 잘 부른 팀에게는 상으로 백구당 빵까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 기린반이 일등을 했다. 개별노래 부르기까지 상을 받고 모두 해산하였다. 선생님께서 전체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기린반 아이들이 최고라고 칭찬해주셨다. 그 말이 쑥스러웠지만, 집에 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봉사활동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헤아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또 앞으로 내가 무언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된다면,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마지막 남은 봉사활동만 하면 아이들과 볼 기회가 없을 텐데, 마지막까지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기린반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는 그런 봉사자가 되도록 해야겠다.


ㅣ2015 여름캠프 자원활동가 소감 한 토막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 있으면서 인간은 자연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걸 느꼈고,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_ 금동훈(1조 모둠선생님)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기도 했고 캠프 2박 3일 내내 날씨도 꽤 더웠는데, 끝나고 나니까 너무 뿌듯했어요. 다음에 같이 캠프 갔던 순수한 친구들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_ 이수민(2조 모둠선생님)

여름캠프를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과 할 활동들을 생각해보고 몸으로 직접해보고 하면서 점점 캠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캠프 가기 전 아이들과 사전 모임 때 저의 조 아이들을 만나서 이름표도 미리 만들고 친해지고 나니 캠프가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출발 우포늪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준비했던 활동을 아이들과 재밌게 했습니다. 그냥 아이들과 놀아주면 끝인 줄 알았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말도 조심해야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몸은 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놀면서 정말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 가고 싶습니다._ 이광호(3조 모둠선생님)

이번 캠프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고, 다음 캠프가 기대됩니다._ 김민성(4조 모둠선생님)

여름캠프에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평소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가 드문데 굉장히 큰 경험이 되었고,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습니다._ 하진현(5조 모둠선생님)

사전모임 자기소개 때 말했듯이 저는 조카나 10대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저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저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_ 진지원(6조 모둠선생님)

운 좋게 두 번째 가게 된 여름캠프! 갈 때마다 늘 색다르고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더 많이 느끼고 배웠던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_ 김성주(스텝)

처음 캠프에 참여하면서 스텝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해서 아쉽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모둠선생님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_김규용(스텝)




"2015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운영자 워크숍"에서 발표된 우수 운영 사례입니다.

좋은 글과 자료를 공유해 주신 부산 글마루 작은도서관, 김은지사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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