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10월 사서추천도서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16.10.01 등록일 : 2016.10.20

국립중앙도서관 10월 사서추천도서

단호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촌각을 다투는 ‘선택’과 수많은 ‘만약’에 직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죽음과 비극에 무뎌지지 않으려고 글을 썼고, 그 글을 가공해 책으로 묶었다. 1장에선 응급실에서 마주하는 ‘날것의 죽음’을 기록했다. 환자의 죽음과 고통, 치료하는 의사의 번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예측할 수 없는 사고와 죽음은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생각하게 해준다. 2장은 삶에 관한 기록이다. 무거운 분위기가 갑자기 가볍게 바뀐다. 그 간격이 커서 잠시 다른 책처럼 낯설게 느껴지지도 한다. 나름대로 평범한 일상과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가 새롭다. ‘한 취객이 부모님 안부를 묻고 출생의 비밀을 큰소리로 설명하는데, 그런 참신한 욕은 처음 들었다’는 너스레는 발랄하다 못해 웃음을 자아낸다.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는 의사의 노력이 배어있다. 병원 응급실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의료계의 현실을, 더 나아가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수전 티베르기앵은 쉰 살의 나이에 작가의 삶을 시작한 늦깎이 작가다. 그녀에게 글 쓰는 삶이란 매 순간에 대한 교감과 내면과의 대화이기 이전에 꾸준한 습관이다. 어떻게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는가? 책에는 365일, 삶이 이야기가 되는 티베르기앵의 12달의 강의가 담겨있다. 글 쓰는 삶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은 ‘일기쓰기’다.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의 글쓰기인 일기서부터 글쓰기 훈련을 시작한다. 2강은 그와 비슷한 ‘퍼스널에세이’를 살펴보고 3강은 ‘오피니언에세이와 여행에세이’를 소개한다. 4강은 ‘단편소설과 초단편소설’로 점차 그 범주가 넓어진다. 5강부터 마지막 12강까지는 내면으로 들어가는 더욱 깊숙한 글쓰기를 다룬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예시와 연습문제들이다. 한 번쯤 작가의 삶을 동경해왔던 독자라면 연습문제에 답하는 것부터 글쓰기를 시작해보자. 오늘부터 일 년 동안, 내면에 존재하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글 쓰는 삶’으로 채워가길 권해본다.

피자, 파스타, 파네토네 등 각종 이탈리아 요리의 기원, 역사 등을 이야기하며 , 요리를 통해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준다. 우리도 즐겨 먹게 된 피자는 원래 요리를 올려놓는 접시에 가까웠다. 트로이 전쟁 중 병사들은 배가 고파 잡곡으로 만든 접시까지 먹는다. 잡곡으로 만든 접시가 우리가 오늘날 먹는 피자로 발전된 것이다. 스파게티 제면기를 만들었던 다빈치, 작곡가 푸치니와 지휘자 토스카니니 간의 언쟁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된 이탈리아의 빵 파네토네, 옥수수의 보급으로 회색에서 노란 빛을 띠게 된 폴렌타, 화가의 이름을 따서 지은 카르파초 등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알 수 있다. 저자는 요리에 대한 것 뿐 만 아니라, 요리에 얽힌 이탈리아의 문화, 예술, 역사를 곁들여 이야기한다. 각종 참고문헌을 통해 이탈리아 요리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는 기자로서 저자의 직업의식도 발휘돼 있다. 책을 통해 이탈리아 요리 여행을 떠나다보면, 어느새 입에 침이 고인다. 이탈리아 먹거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충분한 사전 맛보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마상창시합 중에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16세기 프랑스 왕 앙리 2세의 뇌수술로부터 시작한다. 뇌와 같이 섬세하고 복잡한 고등기관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있을 리 없던 시대 이래로 인류는 그야말로 어둠 속에서 코끼리를 더듬듯이 뇌과학을 발전시켜 왔다. 뇌는 정말 신비한 기관이다. 전쟁, 질병, 의료사고 등의 불행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 특별한 이유 없이 강박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의 왼손이 오른손을 통제 불능으로 방해하거나,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사람들의 존재가 이를 방증한다. 글을 쓸 수 있음에도 읽을 수 없는 한편, 쇠막대로 머리뼈를 관통당하고도 의식을 잃지 않은 사례까지 있다. 지금 우리는 신경전달물질의 존재를 알고, 좌뇌와 우뇌가 각기 다른 기능을 관장하고 언어나 시각, 기억 등을 담당하는 구역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비롯해 뇌가 얼마나 정교하고도 융통성 있는 방식으로 기능하는지 안다. 그 과정에는 이토록 기묘한 증상의 환자들과, 이들의 치료와 연구에 집요하리만치 힘썼던 의사 혹은 뇌과학자들이 있었다. 생생하게 묘사된 흥미로운 사례로 가득 찬 이 책은 뒷부분의 주석 노트에 이르기까지 버릴 데가 없다.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필독을 권한다.

호르몬은 인체의 활동이나 생리적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자극하여 균형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인간의 몸속에 있는 장기, 두뇌, 손, 발 등은 유기적이고 기계적인 장치 속에서 질서 있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부분들을 연결하는 신호체계가 바로 호르몬이다. 불같은 사랑과 결혼, 출산과 육아도 호르몬의 폭발 없이는 불가능하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빼놓고는 사랑을 경험할 수 없으며, 코르티솔 없이 스트레스를 견딜 수도 없다. 우리 몸의 한 부분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은 내분비계 호르몬, 신경계 호르몬, 면역계 호르몬을 통해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세포 간, 장기 간에 원활한 소통을 하게 한다. 호르몬에는 생물 진화의 기원에서 남녀 성별의 차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물학의 원리와 인체의 신비가 숨겨져 있다. 예를 들어 보면, 성공의 방식도 남녀는 다르다. 남자는 일확천금을 노리고, 여자는 신데렐라가 되고 싶어한다. 이러한 인간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데에도 호르몬의 작용을 빼놓을 없다. 이 책은 인체의 복잡한 생리현상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요약해 놓았다. 우리 일상을 보다 건강하고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오랜 전통의 종가에는 다양한 문화가 전승되어 왔다. 당대의 수준 높은 가치관과 지혜가 누적되며 녹아 든 그 문화는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소중한 가르침들을 담고 있다. 종가에는 그 종가에만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음식과 술이 있다. 그런 음식과 술에는 종가를 탄생시키고 부흥시킨 선조들의 삶과 관련된 일화가 담겨 있어 흥미를 더한다. 또 그 음식에는 종가의 특수한 환경과 관련해 형성된, 고유한 색깔과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전국 종가 43곳에 전해 내려 온 음식 및 술의 유래와 역사, 거기에 담긴 사연이나 일화 등을 중심으로 술과 음식을 만드는 법, 현재의 전승 현황을 소개한다.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종가 음식의 유래나 사연을 살펴보면, 조상이 평소 즐겼던 음식, 궁궐에서 하사한 음식과 술, 왕가에서 시집 온 며느리가 전수한 음식, 빈민 구휼을 위해 만든 음식, 종가 주변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조상의 정신이 담긴 음식 등 다양하다. 전국 각 지역 종가에서 전해 오고 있는 오랜 전통의 술과 음식 이야기와 흥미로운 사연을 접하면서 우리의 음식 문화와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베이징에 살면서 중국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인 크리스틴 카욜과 우한대(武漢大)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중국인 우훙먀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서양화를 보며 이해되지 않았던 점이나 궁금증을 동양인의 관점에서 질문하고 서양인의 관점으로 대답한다. 두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피카소의 「자화상」까지 서양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품을 함께 감상한다. 그들의 대화는 어려운 미술 이론을 제시하지 않으며, 자신의 문화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사상이나 개념을 다른 문화권은 어떻게 받아드리는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생각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그동안 서양미술을 감상하면서 품었던 궁금증이나 숨겨진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두 저자의 미묘하게 다른 시각을 비교해보는 것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인식론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가 디지털시대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새롭게 조명한다. 디지털 삶의 형식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철학적 논쟁으로 풀어간다. 우리는 인터넷과 그에 따른 경이로운 선물 상자 덕분에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인터넷이 진실을 통제하고 왜곡하는 데에서도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사실 역시 널리 인정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방대한 양의 정보추적과 지식 습득의 편이성 때문에 인터넷 문화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저자는 이 단순한 사실로 인하여 인간의 창조성과 정체성까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반면, 초 연결된 지식 습득을 가능케 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디지털 시대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갖게 한다. 우리의 삶이 인터넷과 친밀해질수록 미래에 대해 눈을 더욱 크게 뜨고 다가가야 한다는 게 저자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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