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행복한아침독서]독서운동의 모범 사례, 핀란드 독서 시스템

독서운동의 모범 사례, 핀란드 독서 시스템

핀란드는 650년간 스웨덴의 지배와 108년간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하마터면 지도에서 없어질 뻔한 나라였다. 2차 대전 후에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소련이 붕괴된 1991년에는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러던 핀란드가 불과 10년 후인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국가 경쟁력 세계 1위에 올랐고, OECD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인구당 도서관 비율, 국민 1인당 장서 수, 도서관 이용률 세계 1위에서 알 수 있듯이 전 국민 독서운동이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뿌리 ‘읽기’
핀란드는 미래의 지식·정보사회에서 국민의 독서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국민 독서운동을 거국적으로 전개했다. 독서 기반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공도서관을 곳곳에 세웠고, 도서관이 없는 지역에는 ‘북모빌’이라는 이동도서관 버스를 운영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자유롭게 책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전문 지식을 갖춘 사서들을 지역사회 도서관에 배치해 독서 지도와 함께 독서의 생활화를 이끌어주도록 했다. 책을 읽지 못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독서 장애자로 규정하고, 독서 장애자들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도서관을 비롯한 완벽한 독서 기반 시설의 구축과 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핀란드는 ‘읽기’를 교육의 중심에 두었다. 특히 어려서부터 아이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는 책읽기는 핀란드 교육의 뿌리라 할 수 있다. 핀란드의 부모들은 입학 전에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글자에 익숙하도록 TV에서 방영되는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더빙 없이 자막으로 처리한다. 핀란드의 아이들은 TV를 시청하려고 일찍 글을 배우게 되고 평소의 TV 시청을 통해 어려서부터 이미 글 읽기에 능숙하게 된다.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도서관에서 하루씩 묵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서관에 따라서는 사서가 주 2회 학교에 가서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교사는 매월 도서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책을 빌릴 수 있게 도와주면서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고, 더 나아가 책읽기를 좋아하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또한 도서관은 단순히 자료를 찾는 곳이 아니라 수업의 연장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교과서 대신 도서관의 책들을 이용해 수업 준비와 과제를 해결한다. 수업이 교과서로만 진행되지 않고, 대부분의 수업 준비도 도서관을 활용해 이루어지므로 굳이 참고서를 살 필요도 없다.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학습 참고서가 있지도 않다.

독서와 토론 중심 협동 수업

핀란드 학교교육의 특징은 독서와 토론 중심의 협동 수업에 있다. 어려서부터 책읽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핀란드는 학교 수업도 독서와 토론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핀란드 학생들은 매주 교사와 상담하며 목표를 정하고, 수업은 모둠으로 나뉘어 자신의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도서관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노트에 적어서 학교에 가지고 온다. 교과서로는 거의 가르치지 않고, 이 노트가 교재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노트를 가지고 교사의 도움을 받아 다른 학생과 토론하면서 협동 수업을 한다. 반 분위기는 활발해서 교사가 억지로 학생을 이끌고 나갈 필요가 없다. 협동 수업은 지식의 구성을 혼자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데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다. 몇 명씩 모둠을 만들어 토론을 통해 각자가 잘하는 부분을 주고받으며 서로 도우면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해력을 높일 수 있고, 지식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 수업이 독서와 토론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시험도 평소의 지식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험 전날 참고서와 문제집 풀이로 밤을 새우는 한국 학생과 달리 핀란드 학생들은 시험 전날에도 그냥 책을 읽는다. 여기서 독서가 학교교육의 기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독서와 토론 중심의 수업 방식과 서술형 평가 방법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일상화된 생활 속 독서 습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에서도 다양한 독서활동이 이루어진다. 춥고도 긴 겨울이 10월부터 4월까지 계속되는 핀란드는 오전 9시쯤에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고 오후 4시가 되면 어두워지는데, 이 긴 겨울이 바로 독서의 계절이다. 긴 겨울의 휴일이면 가족 모두가 도서관을 찾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다. 가정에서도 저녁 식사 후 부모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보낸다. 학교에서는 함께 모여 자신의 의견과 감상을 나누는 독서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도 책을 읽고 감상하는 모임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학생과 교사, 사서, 교수 등 사회 각 분야의 사람들이 참가하는 ‘북토크’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러한 여러 독서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 지역 도서관에서는 책에 관한 정보를 아이들이나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탄탄한 공공도서관 시스템을 바탕으로 도서관과 학교,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어려서부터 책읽기가 생활화됨으로써 핀란드의 10대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다. 어려서부터 독서의 생활화와 습관화, 높은 도서관 활용 시스템으로 읽고 쓰는 능력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핀란드는 국민 독서운동과 독서교육을 통해 국가 경쟁력 세계 1위에 오르고, OECD 학업성취도 국제평가에서도 세계 1위를 함으로써 독서운동과 독서교육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독서 기반과 환경인 공공도서관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추어진 핀란드는 교육의 기회균등을 완벽하게 보장하기 위해 유아교육에서 대학원까지 모든 교육이 무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든 것의 핵심에는 독서가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핀란드는 독서가 국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교육 경쟁력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 행복한 아침독서 : 세계의 독서교육 안한상 선생님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9/02/01/2019020110190014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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