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도서관이야기]도서관은 메이커 활동의 시작점

도서관은 메이커 활동의 시작점

멈추지 않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인기


메이커 스페이스란 무엇인가? 지난 몇 년 동안 이 단어를 자주 들어왔을 것이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사람들이 모여 DIY 프로젝트로 창의력과 상상력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명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업 공간이다. 해커스페이스(Hackerspaces), 핵스페이스(Hackspaces), 테크숍(Tech Shops), 팹랩(Fab. Labs)이라고도 불리며, 미국의 경우 2015년 전체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인 13,500만여 명이 메이커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추세에 따라 미국은 2014년부터 메이커 페어(Maker Faire)를 개최하고 있으며,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창의성과 상상력을 위한 새로운 공간

창의성과 상상력을 위한 새로운 공간 2017 『NMC 호라이즌 리포트'도서관 편'에서 최근 도서관이 맞은 가장 큰 변화로 '새로운 기술 도입'을 언급했다. 리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 가지 조건으로 '도서관 공간의 재 구성(Rethinking Library Spaces)''창조자로서의 도서관 이용자 (Patrons as Creators)'를 제시했다(The New Media Consortium 2018).

우리 정부 또한 중소기업벤처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다양한 부처를 통해 메이커 활동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관련 행사 및 프로젝트 지원,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메이커 활 동의 물리적인 공간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는 메이커 스페이스에 대한 많은 재정적 지원을 통해 2022년까지 367개소 확충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윤일영, 2018). 이렇듯 국내외 도서관은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신축 및 리모델링을 하는 추세이고, 디지털과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토의와 협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외 메이커 스페이스 프로그램 및 프로그램 운영자 현황

2017년 미국 30개 주 도서관 사서 143명과 2018년 미국 44 개 주 도서관 사서 · 직원 2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미국의 상위 메이커 스페이스 프로그램 15가지와 메이커 스페이스 프로그램 운영자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는 아래 표 와 같다.

미국의 상위 메이커 스페이스 프로그램 15가지

2014년 메이커 스페이스 주요 프로그램

(복수응답)

비율(%)

2018년 메이커 스페이스 주요 프로그램

(복수응답)

비율(%)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67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66.7

3D 프린팅

46

3D 프린팅

65.8

사진 편집

45

사진 편집

64.8

비디오 편집

43

비디오 편집

48.4

컴퓨터 프로그래밍/소프트웨어

39

컴퓨터 프로그래밍/소프트웨어

46.6

미술/공예

37

미술/공예

45.2

디지털 포토 스캐닝

36

디지털 포토 스캐닝

43.4

웹사이트 제작

34

웹사이트 제작

43.4

디지털 음악 녹음

33

디지털 음악 녹음

41.6

3D 모델링

31

3D 모델링

36.5

DIY 플랫폼(Arduino/Raspberry PI)

30

DIY 플랫폼(Arduino/Raspberry PI)

33.8

기타(뜨개질, 레고 등)

30

기타(뜨개질, 레고 등)

33.3

애니메이션

28

애니메이션

30.1

고품질 스캐너

28

고품질 스캐너

28.8

팅커링(Thinkering)

26

팅커링(Thinkering)

25.6

메이커스페이스 프로그램 운영자의 변화

2014년 프로그램 운영자(복수응답)

비율(%)

2018년 프로그램 운영자(복수응답)

비율(%)

사서(library staff)

49

사서(library staff)

80.4

자원봉사자(volunteers)

27

자원봉사자(volunteers)

23.3

강사(paid instructors)

13

강사(paid instructors)

16.9

기타(Other, IT staff, maker group members, student geek force)

12

기타(Other, IT staff, maker group members, student geek force)

22.8

학교도서관이 선호하는 메이커 활동


2018년 발간된 「21세기 메이커 운동에서 학교도서관의 역(The Role of School Libraries in the 21st Century Maker Movement)」은 학교도서관이 선호하는 메이커 활동을 위와 같이 밝혔다. 이 결과는 2017년 학교도서관 사서에게 설문 메일을 보내 얻은 것으로, 426명의 응답자 중 92%가 학교도서관 사서가 메이커 활동 및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서들이 구성한 메이커 활동에 대해서 응답자의 1%만이 학교내 모든 교사와 해당 활동 및 프로그램에 대해서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하였으며, 대다수의 경우 몇몇(23%) 또는 일(44%) 교사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나머지 26% 사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도서관 사서들이 배우고 싶은 주제로는 초등학교 사서의 경우 로봇공학(55%), 중학교 사서는 코딩(52%), 고등학교 사서는 비디오 제작/편집(60%)으로 나타났다.


해외 메이커 스페이스의 주요 내용

해외 주목할 만한 메이커 스페이스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다양한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대여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는 대학 중 하나로 캠퍼스 내에 'IDeATe@Hunt''Carnegie Mellon Robotics Club'을 운영 하고 있다. IDeATe@Hunt에서는 카네기멜론대학교의 건축, 예술, ·생명 공학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컴퓨팅, 임베디드 컴퓨팅, 미디어 개발 및 제작에 중점을 둔 광범위한 메이커를 지원하고 있다.

목재 · 금속 작업장, 대형 CNC 라우터, 레이저 커터/조각기, 다중 3D 프린팅 및 대규모 프로젝트 공간 등에서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고, 대여 부스에서는 랩톱, 카메라, 오디오 녹음 장비, 모션캡처 하드웨어 등의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Hunt는 총 7개의 스튜디오(스튜디오 A&B, 컴퓨터실, 미디어랩, CNC , 팹랩, 레이저랩, 3D 프린터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공간에는 레이저 커터, 3D 프린트, CNC 라우터, Optitrack 모션캡처 시스템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내 헌트도서관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학생 및 교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3D 프린터 및 레이저 커터 등의 장비를 이용하는 공간, 대형 프로젝터 이용이 가능한 시각강의 연구실, 3D 프로젝터, 영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예술 전용 공간인 창의력 스튜디오 및 게임 랩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DIY 작업 및 협업 공간의 확대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은 DIY 작업 및 협업에 주력하는 'D. H. Hill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D. H. Hill 도서관에 위치한 'DH Hill Makerspace'3D 프린터, 3D 스캐너, 전자 프로토 타이핑 키트, 재봉기, 레이저 커터 등 많은 메이커 도구를 제공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의 학생 및 교직원만 이용할 수 있으 며 안전 및 이용 방법 숙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여야 한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를 통한 격차 해소를 도모하고 있다. 『Make』 매거진은 미국에서 가장 흥미로운 메이커 스페이스 중 하나로, 리노(Reno)의 네바다대학(University of Nevada) 델라마레 사이언스 & 엔지니어링(DeLaMare Science & Engineering) 도서관을 선정하였는데, 이곳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학생 및 교직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개방한다는 점이다. 해당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및 3D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다양한 분야(공학, 과학, 미술, 디자인 등)의 이용자에게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제공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메이커 교육과 도서관의 역할

미국은 'Future Ready Librarians' 프로젝트를 통해 도서관 사서들을 메이커 강사로 재교육하고 도서관 내에서 메이커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표준기술 연구원에서는 'Maker to Manufacturer'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제작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는 도서관과 박 물관에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국 박물관과 도서관서비스협회(IMLS, 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잡지 『Make』는 메이커 캠프를 통해 8~12세의 어린이들이 6주 동안 온라인으로 하는 여름 프로그램, 도서관 및 지역주민센터, 메이커 스페이스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하였고, 2015년에는 600여개 기관이 메이커 캠프에 참여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많은 학생을 위한 메이커 프로젝트를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공유 하고 있다.


독서는 메이커활동의 시작점

최근 몇 년 동안 도서관은 지역사회를 위해 3D 프린팅, 바느질 등과 같이 더 많고 다양한 메이커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밀베일 커뮤니티 도서관 (Millvale Community Library)에서 메이커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는 노라 피터스(Nora Peters)는 읽고 쓰는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도 서관의 기본적인 임무와 메이커 스페이스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피터스는 아동 도서 주제와 연관된 메이커 활동 지침서 (설명서)를 스티커 형태로 만들어 책 앞면에 붙였다. 과테말라의 걱정 인형 (Guatemalan worry doll)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설명서를 개발하고 책과 함께 제공하는 식이다. 피터스는 책 기반 공예를 통해 어릴 때 실습의 가치와 읽고 쓰는 능력의 가치 사이에 연관성을 만들고, 책과 활동이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를 안내하는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사례로 코네티컷(Connecticut)주에 위치한 사우딩 턴 도서관(Southington Library)의 신디 월(Cindy Wall) 사서는 '우린 우편을 가져왔어(You've Got Mail)'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는 악어에 관한 책 Please write back』과 연계해 학생들이 책 속의 악어가 되어 엽서를 받아 이를 꾸미고 발송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 은 학생들이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의 책을 읽고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추상화를 그린다. 이후, 도서관에서는 Water Color Bot(물 색 로봇)이라는 기계가 만든 추상 미술품과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월과 그녀의 동료 린 폴로스키 (Lynn Pawloski)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Maker Literacy: A New Approach to Literacy Programming for Libraries』라는 책으로 엮어 출간하였다. 월은 도서관이 첨단 기계를 살 여력이 없어도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림책을 활용한 메이커 스페이스 활동

뉴질랜드 왕가레이(Whangarei)에 있는 마니아 뷰 스쿨 (Manaia View School)의 사서 마라마 키테(Marama Keyte)는 그림책 Rosie Revere, Engineering』(저자 Andrea Beaty, 그림 David Roberts)에서 영감을 받아 단순하면서도 성공적인 메이 커 스페이스 활동을 개발하였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4가지 단계로 소개하였는데 첫째, '리 내어 읽기'를 통해 책의 내용, 언어, 유머, 영감을 주는 메시지, 주인공의 특징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둘째, 이 책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쑤시개와 블루택(Blu-tak, 접착 점토)을 이용해 구조물을 만드는 메이커 활동을 진행했다. 세 번째 단계는 마라마 키테가 학생들이 활동하는 사진을 찍어서, '용기', '협동', '집중', '미래 엔지니어' 등과 같은 캡션을 달아 도서관과 학교 내에 게시하여 그림책을 통해 학생들이 성취감, 잠재력, 자부심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마지막으로 '스토리 매핑' 단계이다. 마라마는 그림책을 통해 메이커 활동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은 후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학생들에게 능동적인 청취를 장려하고, 언어력 향상에 도움이 된 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 메이커 스페이스의 프로그램은 단순히 만들기를 지향하는 공간이 아닌, 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창출하고 그 활동과 독서의 가치가 만나 이해력을 높이고, 책의 내용을 활동과 언어로 재표현하고, 창의력, 독창성 등을 향상시키는 등 새로운 방식의 학습을 제공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 자료조사 및 번역 노지윤 건국대학교 지식콘텐츠연구소 선임 연구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이야기> 제13권 06호 통권 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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