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독서모임 꾸리는 법 A to Z

월간국회도서관

독서모임 꾸리는 법 A to Z



독서모임 테마 잡기
요즘에는 많은 독서모임이 생기고 있습니다. 읽는 책의 분야도, 방식도 다양합니다. 나만의 독서모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나에게 가장 흥미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인문 도서를 읽고 싶다면 '인문 교양서 읽기 모임을, 나라별 소설을 읽고 싶다면 세계 문학 읽기' 모임을 만드는 겁니다. 만약 자기계발서 읽기 모임이 인기가 많을 것 같다는 이유로 관심에도 없는 '자기계발서 독서모임'을 만들면 정작 본인이 책에 대한 흥미를 금방 잃을 겁니다. 당장은 사람이 오지 않을 것 같더라도 자신만의 독서 리스트를 정리해 모임을 꾸리면 관심 있는 분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운영자도 좋아하는 책을 읽어가며 모임을 진행할 수 있고요.

제가 운영했던 독서모임 테마를 소개하자면 제인 오스틴의 작품 6권을 읽고 이야기 나눈 '제인 오스틴 북클럽', 시집을 읽고 낭독·필사했던 '시 낭독 & 필사 모임', 글쓰기를 다룬 책을 읽고 짧은 글을 쓴 '글쓰기 책 읽기 모임' 등 이 있습니다. 철학·문학 독서모임은 꾸준히 하고 있는 테마입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나만의 모임을 만들어 보세요.
장소, 빈도 정하기
독서모임 장소는 자신의 활동 범위에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이 편합니다. 근처의 카페, 도서관, 동네 책방 등이 괜찮습니다. 동네마다 작은 카페들이 많습니다. 모일 때 대부분 음료를 마시기 마련이니 카페에서 진행하면 굳이 음료를 준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위기 좋은 카페도 많으니 기분 전환하기에도 좋고요. 저는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했을 때 "합정 북카페 투어를 했습니다. 합정·홍대 일대의 북카페를 골라 탐방하면서 독서모임을 했지요. 책이 많은 북카페는 독서모임하기에 근사한 장소입니다. 다만 큰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곳들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도서관 역시 독서모임에 제격입니다. 주위에 마을 도서관 이 있다면 방문해 보세요. 독서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도서관이 의외로 많습니다. 독서모임 홍보를 해 주는 도서관도 있으니 사서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동네 책방은 보통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소규모 독서모임을 진행하기 좋습니다. 최근에는 독서모임을 유치하고, 홍보 하려는 동네 책방이 생기는 추세입니다. 가까운 곳에 있 는 책방을 가면 독서모임 홍보 방안, 장소 대여 등의 팁! 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장소를 결정했다면 얼마나 자주 보일지도 정해야겠지요. 저는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할 때 3주에 한 번으로 빈도를 정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기에 2주는 너무 빠듯할 것 같고, 4주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3주에 한 번 진행하니 날짜가 들쑥날쑥했습니다. 예를 들어 2주마다 모이면 '2·4주 일요일', 한 달에 한 번 모 이면 '마지막 주 토요일' 이런 식으로 공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규칙적인 모임에서는 회원들이 다른 일정을 잡기에도 수월합니다. 하지만 3주마다 진행하는 모임은 예측이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으로 빈도를 바꿨습니다. 이제 철학 모임은 둘째 주 토요일, 문학 모임은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합니다. 이런 식으로 예측이 수월한 날짜를 정해 모임을 시작하는 것이 모두에게 편합니다.

운영자가 임의로 정한 빈도는 모임을 진행하면서 회원들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도 됩니다. 만약 매주 모이고 싶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주마다 진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주 모이고는 싶으나 일주일 만에 책 한 권을 완독하기 힘들다면 분량을 나눠 몇 주간 쪼개 읽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람을 모으는 방법
새로운 분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싶다면 SNS로 회원을 찾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SNS를 꾸준히 하는 분이 아니라면 과연 사람이 모일지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누구나 시작은 미약한 법이지요. 책 관련 정보나 독후감 등을 올리는 작업을 꾸준하게 해 보세요. 그러면 어느새 여러분의 계정을 지켜보는 분들이 생길 겁니다. 그러다 독서모임 공지를 올리면 반응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요.
저는 처음 모집할 때 인원을 한 명으로 소박하게 예상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오면 무조건 시작하겠닫고 마음먹었지요. 다행히 세 명이 모여 첫 독서모임을 했고 이후 독서 모임 소식을 블로그에 꾸준히 올리자 한두 명씩 회원이 찾아왔습니다. 1년 정도 되자 독서모임 회원은 10명으로 늘었고요. 이외에 인터넷의 독서 관련 카페나 지역 카페에도 독서모임 소식을 올려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책을 고르는 방식 정하기
기본적인 들이 정해졌다면 첫 모임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세요. 신청한 분들과 모여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모임에 바라는 점을 들어봅니다. 이때 나눈 의견을 토대로 앞으로의 독서모임 규칙을 정해 공지할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책을 고르는 방식도 상의하세요. 운영자가 책을 고를지, 회원들과 고를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회원들과 돌아가면서 책을 고르는 방식으로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고른 회원이 결석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런 모임은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었습 니다. 책 선정자에게 책 소개를 듣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공유해야 재미가 있으니까요. 그런 일이 반복되자 제가 전담해 책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해 서 제가 독단적으로 독서모임 도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참고해 책을 고르기도 합니 다. 회원들의 추천 책들을 놓고 투표를 해 다수결로 결정 하기도 하고요. 꼭 하나의 방식을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에는 운영자가 고르고 때로는 회원들이 선택하는 방식도 괜찮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좋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
독서모임 책을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넷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죠. 저는 보통 스테디셀러를 눈여겨봅니다. 오래 사랑받는 책은 독서모임 대화도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각종 서점들의 스테디셀러 목록을 꾸준히 살피면 함께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도서관도 독서모임 책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베스트셀러나 광고 도서가 화려하게 전시된 서점과 달리 도서 관의 책들은 비교적 동등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가 곳곳을 탐방하듯 구경하다 보면 의외로 보물 같은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책 관련 팟캐스트나 북튜브도 참고합니다. 방송에서 다루는 책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발제문을 준비하는 데에 힌트를 얻기도 합니다.
발제문 준비하기
책이 정해지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주제를 정리한 발제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보통 5~10개 정도의 발제문의 있으면 독서모임(2시간 기준) 내내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책의 주제별로 준비할 이야기는 다양하겠지요. 이 지면에서는 공통적으로 나눌 수 있는 주제를 소개하겠습니다.

총평 말하기 : 책을 간단하게 독후감을 이야기합니다. '쉽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를 다룬 신선한 책이다.' 이런 식으로 책에 대한 회원들의 감상 분위기를 파악하는 시간입니다.
인상 깊은 구절 공유하기 : 책에서 하나의 문장을 골라달라고 회원들에게 요청합니다. 회원들은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구절을 꼽습니다. 그때 나오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주제 말하기 : 각자 생각하는 책의 주제를 소개합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회원에 따라 생각하는 주제는 다릅니다. 이것을 공유하는 것도 독서모임의 묘미입니다.
책을 읽은 후 변화 말하기 : 책을 읽은 후 달라진 생각이나 행동이 있다면 소개합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사소해도 괜찮으니 각자를 관통한 책 이야기를 편하게 나눕니다.
작가 말하기 : 작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합니다. 작가를 원래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면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던 작가인지, 모르고 있었다면 다음에도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싶은지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외에도 책 제목, 표지에 대한 생각을 말해도 즐겁습니다. 번역서라면 번역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것도 좋고요.

규칙 정하기
독서모임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모임에 잘 나오지 않으면서 매번 출석하겠다고 장담하는 회원, 지나치게 길게 발언하는 회원 등은 어느 모임에나 있습니 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모임 초반에 규칙을 정해 공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연속 2회 결석 시 탈퇴 처리한다는 규정을 정해 공지합니다.

모임에는 말이 많은 분, 말이 없는 분이 꼭 있습니다. 독서모임은 모두가 동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소동의 장입 니다. 그래서 운영자는 이를 위해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회원이 있다면 손을 들고 양해를 구하겠다는 공지를 초반에 합니다. 그러고 나서 모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회원에게 “이제 다른 분의 말씀을 들어볼까요?" 라고 정중하게 말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자연스레 발언이 마무리될 겁니다.

한 가지 더, 완독 규칙을 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독서모임 운영자 중 회원들이 책을 잘 읽고 오지 않아 고민이라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모임의 규칙으로 '책은 완독해 오기'를 넣으면 완독 분위기가 조성될 겁니다.

어떤 모임이든 만들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입니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고 각자 의견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소통의 즐거움은 독서모임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대감을 쌓은 회원들과 책방 투어,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하기, 책 교환 이벤트 등도 가미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모임에 활력이 생길 겁니다. 이런 식으로 '독서모임의 맛'을 알게 되면 여러분도 분명 저 같은 '독서모임 덕후'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독서모임 함께 꼭 해봅시다!

출처/ 월간국회도서관 2019. 12

https://www.nanet.go.kr/cmmn/file/fileViewer.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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