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75명이 열흘 만에 5173종 심사… 또 블랙리스트 먹잇감 될라

매체명 : 서울신문 보도일 : 2018.11.23
링크주소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1123036016&wlog_tag3=daum
75명이 열흘 만에 5173종 심사… 또 블랙리스트 먹잇감 될라

녹색 원형 테두리 안에 책이 펼쳐진 모양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서 노랑과 주황색 빛이 나오는 스티커가 붙은 책이 있습니다. ‘세종도서’에 선정된 책만 이 스티커를 붙일 수 있습니다. 세종도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이 주관합니다. 출판진흥원은 선정한 도서를 종당 1000만원씩 주고 출판사에서 사들여 공공도서관, 해외문화원 등 모두 2500여곳에 보급합니다.

정부가 좋은 책이라 인정하고, 책까지 사 주니 출판사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올 상반기 교양 부문에 신청한 책은 모두 5173종이나 됩니다. 75명의 심사위원이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0일까지 열흘 동안 심사를 진행해 455종을 추렸습니다. 이후 75명 가운데 32명의 심사위원이 2차로 332권, 이 가운데 13명의 심사위원이 최종적으로 220종을 정했습니다. 1차 심사 과정부터 의문이 생깁니다. ‘75명이 열흘 만에 5173종의 책을 살피고 455종을 선정하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할까?’ 출판진흥원 측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세종도서는 지난 정부에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말이 많았습니다. 출판진흥원이 정권에 비판적인 책 22종을 고의로 뺐다가 적발됐습니다. 정권이 바뀐 뒤엔 지원 배제 대상에 올랐던 도서가 무더기로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민관으로 구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이를 문제 삼아 ‘민간 위탁의 타당성을 검토하라’고 했습니다.

문체부가 권고를 받아 지난 8월 태스크포스팀을 꾸렸습니다. “세종도서 사업 선정 방식과 기준, 심사위원 구성을 비롯해 새로운 방안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두 차례 회의만 열었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논쟁의 중심엔 ‘민간 위탁’이 있습니다. 출판계 내부에서 민간 위탁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문체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아예 ‘TF팀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는 논란이 거셉니다. ‘누가 하느냐’를 두고 싸우면서 정작 중요한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논의조차 못 했습니다. 세종도서 스티커가 빛을 발할 때는 도대체 언제쯤일까요.

/ 김기중 기자
댓글 0건
작은도서관 회원 및 SNS계정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자 / 140자
    작은도서관 뉴스 목록
    번호 제목 매체 보도일
    3416 [일본]노인정 된 도서관, 발길 돌리는 시민들 매체 :세계일보 보도일 :2018.12.02
    3415 [경기]통합 학습플랫폼 구축… 누구나 배움의 즐거움 만끽 매체 :경기일보 보도일 :2018.12.02
    3414 [국방]국방대 도서관, 제6회 국방도서정보협의회 워크숍 개최 매체 :대전일보 보도일 :2018.12.02
    3413 [전북]폐교를 책 짓는 마을로 변화시킨 ‘책마을 해리’ 이대건 촌장 매체 :프레시안 보도일 :2018.12.01
    3412 [울산]울산 북구, 도서관 자원봉사자 워크숍 개최 매체 :울산뉴스투데이 보도일 :2018.11.30
    3411 [전국]도서관, ‘소통의 아지트’로 무한 변신 매체 :한국경제매거진 보도일 :2018.11.30
    3410 [인천]인천시, 육아 공공 돌봄 서비스 강화 매체 :동양뉴스통신 보도일 :2018.11.29
    3409 [경기]제11회 평택시-학교협력, 한책 수업운영사례 발표회 개최 매체 :뉴스타운 보도일 :2018.11.29
    3408 [전국]'전국도서관 장애인서비스 우수기관' 시상식 29일 매체 :뉴시스 보도일 :2018.11.28
    3407 [경기]문화 척박한 고양시 구도심 지역 책 주제로 ‘문화 생명’ 불어 넣다 매체 :경기신문 보도일 :2018.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