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이야기

2019.07.10

작은도서관을 이어주는 그 사람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이야기


작은도서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순회사서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으실거에요. 작은도서관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순회사서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많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사업은 정보가 많지 않아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이 많이 궁금해하기도 해요. 지자체마다 조금씩 운영의 형태는 다르지만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순회사서 한 분을 만나보았어요.


"순회사서는 지자체와 작은도서관의 중간관리자 역할로 발전해야한다"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에서 순회사서를 하고 있는 사서입니다.

Q. 작은도서관 순회사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작은도서관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평소에도 자주 이용했구요. 다른 일을 하다가 늦게나마 사서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도서관 경험이 적은 저는 작은도서관 관련 경험부터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순회사서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순회사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순회사서는 많게는 5개까지 작은도서관을 맡게 돼요. 저같은 경우도 5개의 작은도서관을 맡고 있어요. 일주일동안 5개의 작은도서관에 하루씩 출근을 합니다. 업무는 일반 사서와 비슷해요. 조금 다른 점은 체계를 잡아주는 일을 한다는 점이에요.

사립 작은도서관은 체계가 불확실한 곳이 많아요. 도서도 수기로 작성하고, 자료관리 프로그램도 활용하지 않는 도서관들이 많아요. 책을 컴퓨터에 입력해주는 전산 작업 등 도서관 운영의 기반이 되는 일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기본적 업무인 책 정비를 하고, 대출과 반납 그리고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해요.

그리고 순회사서들은 정기적으로 소속 시립도서관에 가서 업무보고를 해요. 그 자리에서 다른 순회사서 들을 만나서 회의를 가져요. 업무 진행 상황을 나누고, 솔직하게 힘든 점을 풀어놓기도 해요.(웃음)

Q. 일주일동안 모두 다른 도서관에 출근하시면 각 도서관에 따라 하는 업무들도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각 도서관의 운영 형태에 맞춰 업무를 하고 있어요. 책 정비가 부족한 작은도서관은 정비 중심으로, 특화도서관은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요. 일하면서 느낀 점은 작은도서관은 관장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관장님의 작은도서관에 대한 생각과 운영 방식이 그 도서관의 모습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업무의 바탕이 되는 건 언제나 관장님들과의 소통이에요.

 


"가장 보람 있었던 건 도서관이 나로 인해 체계가 잡혀가는 것이 눈에 보일 때인 것 같아요."


Q. 순회사서를 하시면서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보람 있었던 건 도서관이 나로 인해 체계가 잡혀가는 것이 눈에 보일 때인 것 같아요.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도서관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어요. 그냥 책만 있는 정도? 그 정도의 도서관이었던 것 같아요. 그 도서관에서 책을 일일이 검수하고 또 정비해서 책장이 채워져갈 때 정말 뿌듯했어요. 그 정갈하고 깔끔한 서가는 언제봐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저로 인해서 도서관이 변하고 누군가가 나로 인해 책을 편하게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Q. 업무에 어려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음 글쎄요. 사실 조금 많은데(웃음) 가장 큰 어려움은 소속감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죠. 매일 다른 도서관을 방문해서 일을 하다보니 어디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요. 그리고 한 도서관에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시스템이라 어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굉장히 버거워요. 그래서 가장 기초적인 일만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죠. 체계를 잡아주는 정도가 다 인 것 같아요. 전 굉장히 아쉬워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제가 출근을 하면 관장님이 자리를 비우시는 경우도 많으세요. 그렇다보면 소통도 어려워지고 일도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그런 점이 아쉬워요.

Q. 순회사서 사업의 보완점은 어떻게 있을까요?

보완점이 많은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순회사서 사업이 대부분 기간제에요. 1년 계약직이거나 어떤 곳은 3월부터 10월까지 사업을 짧게 진행하니 순회사서들은 고용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실제 근속년수가 긴 순회사서들도 많이 없구요. 순회사서 사업이 더 성공적인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저처럼? (웃음) 새내기 사서들이 아니라 작은도서관을 더 많이 알고 있는 베테랑 사서들이 순회사서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이 일을 시작하면 작은도서관의 성장도 눈에 띄게 빨라질 것 같아요.


"엄연히 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전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가능한

인력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순회사서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순회사서 사업을 잘 활용한다면 작은도서관 성장을 분명히 극대화할 수 있어요. 성장을 위해서는 순회사서의 전문성과 작은도서관의 뚜렷한 운영 방향이 필요해요. 작은도서관이 어떠한 업무지원을 원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면 좋겠어요. 출근해서 중구난방식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작은도서관들이 원하는 업무를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조금 더 효율성 있는 업무를 할 수 있지않을까 해요.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지자체와 작은도서관의 중간관리자. 그러기 위해서는 순회사서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할 것 같아요. 순회사서라하면 어느 관장님들은 자신이 자리를 비울 때 메꿔주는 인력정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리고 이용자들도 일주일에 한번 오는 사람이니 자원봉사자 정도의 인식이 많죠. 엄연히 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전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가능한 인력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도서관과 지자체 사이에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더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작은도서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작은도서관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많이 느끼게 돼요. 마을공동체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작은도서관이 틀림없이 필요해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가 존재하지만 작은도서관은 어느 공동체보다도 모든 걸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작은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자부심도 많이 느껴요. 눈앞에서 마을공동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신기하고 뿌듯한 일이죠.

앞으로 작은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나고, 활성화되길 바래요.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지원사업은 환경이 열악한 작은도서관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작은도서관 운영활성화에 기여하고 거점도서관과 연계해 협력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추진되고 있습니다. 전국 공공 및 작은도서관에 순회사서 1인을 배치하여 지역 내 4개 작은도서관 운영 지원(작은도서관 지원 개소수는 지역 형편에 따라 3개관~5개관으로 탄력지원가능)합니다.

*순회사서 담당 직무

- 장서관리기술지원 : 자료선정 및 수집정리, 열람대출 서비스 등

- 운영 지도지원 : 독서문화프로그램 기획운영 활동/지원

- 실무교육 지원 : 작은도서관 운영자 및 자원봉사자에게 도서관 업무에 대한 기초 및 실무교육 실시

-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연계협력 추진 등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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