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제주] 노형꿈틀작은도서관
[노형꿈틀 작은도서관-사립(운영주체-반석교회)]
-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동 2520-16(노형동 74호)
- 전화 : 064-748-2611
- 개관 : 2008년 7월
- 운영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오후 18시 / 휴관 :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
노형꿈틀, 제주도 최초의 작은도서관
리자 : 노형꿈틀 작은도서관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꿈틀 : 오래전부터 작은도서관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계셨던 장동훈 회장님(현 제주작은도서관협회장)께서 제주도에도 작은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마침 반석교회에서는 지역 사회의 봉사·헌신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어 함께 제주도 최초의 작은도서관을 만들게 됐습니다. 다른 지역의 작은도서관을 벤치마킹하고 특히 작은도서관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는 경기도 부천을 방문해 작은도서관 지원 및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교류하며, 제주도 최초 작은도서관인 노형꿈틀 작은도서관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저는 2대째 관장을 맡고 있고, 현재는 사서 2명이 상주합니다. 노형꿈틀 작은도서관은 관장 – 사서 – 운영위원회 – 동아리(40여명) - 자원봉사자의 구조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노형꿈틀, 발로 뛰며 함께 만드는 작은도서관
리자 : 개관 후, 어려웠던 일은 어떤 것인가요?
꿈틀 : 아무래도 작은도서관 운영에서 공통적인 문제는 예산이라고 할 수 있죠. 노형꿈틀의 운영예산은 제주시와 교회에서 지원받고 있으며, 많지는 않지만 후원금도 중요한 몫을 합니다. 작년에 노형꿈틀 홈페이지의 전체 전산서버가 다운되어 교체가 필요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당장 200만원이 급하게 필요했는데, 예산은 이미 다 지급되었고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에 쓸 수 있는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후원금으로도 부족하여 사비를 털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처럼 급작스럽게 돈 쓸 일이 생길 때가 가장 난처합니다. 두 명의 인력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발로 뛰어 각 기관에 프로그램 연계 등의 협조를 박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기는 합니다.
또 하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원이 차서 마감하게 되면 어떨 수 없이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프로그램을 신청한 모든 분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이용자분들께 죄송스럽고 저희도 또한 매우 아쉽습니다.
리자 : 예산은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인 것 같네요.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보람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은데요.
꿈틀 : 이용자들의 보람이 저희의 보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어린이들이나 학부형들이 노형꿈틀을 다녀가시고, 저희 행사에 참여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학교의 행사와는 다른 형태의 행사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에 따른 반응이 좋을 때 굉장히 뿌듯합니다. ‘작은도서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때라고 할 수 있죠.
또 ‘도서관이 키운 아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엄마를 떠나지 않던 아이들도 작은도서관을 오며 자연스레 혼자서도 책을 읽는 모습을 볼 때, 대견하고 뿌듯합니다.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제대로 꽂혀있지 않은 책을 아이들이 직접 북트럭에 꽂거나 서가에 다시 꽂는 모습을 보면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책과 도서관을 소중히 하는 아이들이 도서관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박하지만 제겐 큰 행복이에요.
노형꿈틀, 제주 작은도서관들의 맏형
리자 : 제주도 최초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른데 노형꿈틀만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나요?
꿈틀 : 노형꿈틀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제주도 최초의 작은도서관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모범적으로 제 1호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후발 작은도서관들의 롤모델이 되어 인테리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운영 노하우 등 작은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을 조언하고 지원합니다. 제주도 작은도서관들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만 6년차 모든 면에서 운영이 탄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노형꿈틀작은도서관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법을 모르는 작은도서관들에 지원해 ‘다 같이 함께 잘 되는’ 제주도 작은도서관의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노형꿈틀의 프로그램을 들 수 있습니다. 주마다 하나씩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특화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진행하는 현장학습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항시 운영됩니다. 제주시뿐만 아니라 먼 지역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셔서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시기도 하고, 몇몇 특화프로그램들은 9시 뉴스 등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노형꿈틀, 골라듣는 재미가 있는 독서문화 프로그램
리자 : 아까 올라오면서 언뜻 봤는데,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프로그램 소개좀 부탁드릴께요.
꿈틀 : 상설 프로그램은 매주 진행되며, 3개월 주기로 신청을 받습니다. 수강료는 무료이나, 재료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연령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분하며, 유아부터 성인 모두를 고려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습니다.
먼저 ‘새싹들의 동화놀이터’는 그림을 읽어주고 주인공과 이야기 꾸미기, 신나는 율동배우기, 종이접기, 여러 가지 만들기 등을 통해 유아들이 동화를 쉽게 이해하고 동화놀이터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5~6세와 7세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콩달콩! 만들기 대장’과 ‘아이들의 만들기 세상’은 손으로 만들어보는 체험활동으로 비누공예, 클레이 등 동화속의 캐릭터를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며, 작품 완성을 통한 성취감과 자신감을 향상 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의 마음여행 – 독서치료’는 문학을 통해 정신건강을 지킨다는 취지로 개설한 프로그램입니다. 책 읽기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책을 통해 정서적·사회적 문제를 치료하는 등 가치관과 태도를 재점검하고 사회화 과정을 도와줍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꿈틀 신나는 통기타 교실’은 도서관에서 책과 음악을 함께 만나는 시간입니다. 이론과 실습을 겸한 통기타 체험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키즈 스피치 동화구연’과 ‘재능 스피치 동화구연’은 각각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화 속에 담겨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만들기를 통해 체험하고 구연활동, 창의적 발문, 창의적 신체표현, 이야기 다시 말하기 등 자연스러운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창의와 논리(NIE)’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문자료를 활용한 교육으로 창의력 또는 어휘력 신장 등 프로그램 단위별 단기 교육을 목표로 접근합니다.
마지막으로 ‘꿈틀 시네마(영화상영)’은 이용자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도서관에 따로 마련된 노형꿈틀관에서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화프로그램은 연극공연, 작가초대, 탐방, 문학기행, 독서캠프, 자체 책 축제(꿈틀 책 축제) 등 외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은 여름, 겨울 방학때 진행되는 ‘도전 1박 2일’, ‘도서관 습격사건’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도서관에서 하루를 지내는 프로그램이지만, 노형꿈틀의 도서관 캠프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겨울방학에 진행되는 ‘도전 1박 2일’은 아이들이 베개와 이불을 가지고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책도 읽으며 도서관에서 하룻밤 잠을 보냅니다. 그러나 여름방학에 진행되는 ‘도서관 습격사건’은 조금 다른데, 다른 작은도서관들과 연계한 도서관캠프라는 점입니다. 다른 도서관의 아이들과 교류는 물론 도서관끼리의 노하우도 함께 나눕니다. 캠프를 위해 다른 도서관으로 가는 길도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문화유적지나 다른 공공기관을 경유하여 탐방을 진행합니다. 이때 노형꿈틀의 꿈틀사랑 동아리 회원 분들이 몇 번에 걸친 사전답사와 기획 식사준비까지 도와주십니다. 타 기관과 연계하여 탐방 및 캠프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2011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세대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 3세계 동화공간인 ‘올리볼리 관’ 운영이 있습니다.
작은도서관,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죠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노형꿈틀의 자랑입니다. 전체적으로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맡고 있으며, 노형꿈틀을 지키고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책읽는 맘 독서회’는 견학아동 프로그램 운영 및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맡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여 동화책을 제주어로 읽어주며 ‘사투리 동화책 읽기’를 통해 그림 활동까지 참여합니다.
두 번째 ‘꿈틀사랑’은 노형꿈틀의 크고 작은 행사에 도움을 줍니다. 독서캠프, 책 축제, 찾아가는 도서관이야기 등 도서 대출 반납은 물론 이용자 지도까지 도와줍니다.
마지막 ‘울랄라 통기타’는 도서관 홍보담당으로 요양원이나 시설 행사에 찾아가 공연을 통해 노형꿈틀을 알리고 있습니다. 주로 30대~70대의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과 함께 합니다. 노형꿈틀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작은도서관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이렇게 3개 동아리 활동에 47건의 프로그램과 965명이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밖에도 노형꿈들은 제주도 작은도서관들을 지원합니다. 제주작은도서관협회에 소속되어 있어 매월 월례회의와 사서회의에 참석합니다. 공공도서관과도 활발한 교류를 합니다. 한라, 탐라, 제주, 우당도서관등 공공도서관과 함께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라도서관과는 연극, 시낭송과 같은 동아리활동을 함께했고, 우당도서관과는 작가초청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6년 동안 15개 기관들과 프로그램을 공동주관하고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운영된 프로그램이 모두 34건이며, 4,150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제주작은도서관협회에서는 작은도서관 소식지를 만듭니다. ‘함께해요, 작은도서관’이라는 소식지인데 노형꿈틀도 편집위원으로 참가하여 제주도 작은도서관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작은도서관, 운영 마인드와 사서가 활성화의 열쇠
리자 : 작은도서관이 지역사회에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꿈틀 : 작은도서관은 접근성이 가장 큰 매력이죠. 지금처럼 가까운 거리의 작은도서관도 좋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도 작은도서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큰 대로변이나 지하철, 공원 같은 곳에도 말이죠. 이런 곳에 작은도서관이 생기면 많은 분들이 작은도서관을 알게 될 것이고, 찾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다른 기관은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작은도서관은 절차가 간편하며 자유롭게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욕구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래서 작은도서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자 : 그렇다면 작은도서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일까요?
꿈틀 : 작은도서관의 장서나 시설 등도 중요하지만 운영자의 도서관 운영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하나의 작은도서관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운영자의 마인드가 핵심이며, 기본적으로 이것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작은도서관이 지역사회에서 제 기능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상주하는 사서가 도서관 업무에 관한 결정력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관장은 중요한 결정에만 관여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사서가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기동성을 갖고 인력, 예산집행, 프로그램 발굴, 타기관 교류 등 도서관 운영 전반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리자 : 6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앞으로의 노형꿈틀은 어떤 모습일까요?
관장 : 현재 노형꿈틀은 어린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역의 사랑방으로 발돋움하려면 성인 프로그램도 점차 확대해야 합니다. 지역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그것이 노형꿈틀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사서 : 노형꿈틀이 앞으로도 내 집처럼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그리고 즐겁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하고 경직된 곳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뒹굴면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용자와 운영자(실무자)의 관계를 떠나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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