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충북] 내보물1호 작은도서관
문턱 없는 아이들의 보물 놀이터
내보물1호 작은도서관
우리 도서관은 개관한 지 12년이 되었다. 정식 이름은 ‘하소아동복지관 내보물1호도서관’이다. 처음 만들어질 때 복지예산으로 건립되어서 복지관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복지관보다는 도서관으로 아는 이용자들이 훨씬 더 많다.
도서관은 제천에서 가장 작은 평수의 영구임대아파트 밀집 단지 사이 공원에 있다. 도서관을 개관하고 찾아오는 아이들은 책보다는 물을 마시기 위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기도 하고 좁은 집보다는 놀기 좋아서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물만 먹으러 오던 아이들이 만화책을 펼치기도 하고, 그림책도 한두 권씩 보더니 꽤 많은 아이들이 들락거리게 되었고, 늘 오는 아이들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난처한 일들이 생겼다.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 늦은 저녁 시간이 되었는데도 혼자서 캄캄한 집에 들어가야 하니 가기 싫어 뭉그적거리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문을 닫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마음에 걸리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작은 공간은 복지관, 도서관, 공부방, 공동육아 나눔터 등 많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내보물1호도서관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면서 복지관이라는 이름보다는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더 좋아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턱 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이 훨씬 더 넓은 광의의 복지임을 알게 되었다.
인기 많은 열린 프로그램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도서관으로, 일반적인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동아리 활동들이나 독서 관련 프로그램들이 이루어진다. 매년 2회씩 실시하는 작가와의 만남도 있고 어린이날 잔치나 크리스마스 파티 등은 동네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이 어우러져서 즐기기도 한다.
우리 도서관에서 작년에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은 ‘별의별짓’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책과 놀이, 연극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다. 놀이가 아이들을 성장시킨다는 이론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어서 올해는 좀더 확장해보려고 한다. 인근의 여중 과학 동아리 학생들이 찾아와 매달 실시하는 과학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어른들의 눈높이에는 어설프고 전달 방법도 미흡할 때가 많지만 아이들은 그런 시간을 좋아한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부모 교육이다. 부모가 변화되지 않으면 아이들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상반기에는 인문학 강연으로 생각을 다지고 하반기에는 독서토론으로 연결해 책 읽는 부모가 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누구나 처음 하는 것은 어려워한다. 부모 되기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특성을 아는 것도 잘 키우는 방법도 궁금하지만 어려워한다. 그래서 공동육아나눔터라는 사업 안에서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한 공동육아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부모 교육을 실시한다.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asokid.kr)를 통해 안내하고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다음 달에 실시될 프로그램을 접수받는다.
내보물1호도서관이 추천하는 책
평일 오후 4시부터는 저녁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50여 명이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집처럼 찾아든다. 함께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하고 뒹굴거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함께 저녁을 먹고는 짜인 일정대로 공부도 체험활동도 하다가 늦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 도서관에서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 대다수이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과 말을 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툭툭 뱉어서 상처를 입힐 때가 있다. 서로의 다름을 왜 이해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친구들에게 『다다다 다른 별 학교』를 권하고 싶다. 어느 것 하나 같은 점이 없는 다른 모습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준비가 된다면 분명히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도 권하고 싶다. 요즘은 위인전을 잘 권하지 않지만 민중교육의 선구자였던 파울루 프레이리의 삶과 철학을 아이들도, 아이들 곁에 있는 어른들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내일을 살아갈 다음 세대가 우리를 딛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할 일을 시작하자”고 했던 사람,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우리가 가야 한다면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라고 말했고 그대로 살았던 프레이리 삶을 배우고 싶다.
전국의 수많은 작은도서관들이 지역의 독서문화와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것은 새로운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작은도서관 사람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 도서관도 어디에도 없는 모양새로 운영되지만 내일을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라 여기며 오늘도 분주히 움직인다.
■ 숲속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출처 : (사)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0/03/01/2020030109400014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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