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푸른마을 작은도서관

2021.07.29

자원활동가들의 열정에서 피어난 도서관 문화

푸른마을 작은도서관


푸른마을작은도서관은 경기도 성남시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아파트 작은도서관이다. 1990년대 초, 분당구가 개발됨과 동시에 수내3동 푸른마을 아파트 단지에는 도서관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시작으로 긴 세월동안 많은 자원활동가들의 소중한 땀방울로, 수내동의 독서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는 푸른마을작은도서관을 만났다.


분당구 작은도서관들의 터줏대감


분당이 신도시로 개발됨과 동시에 1991년부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분당구 작은도서관의 역사는 시작한다. 이때 분당구에서 최초의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지는데, 바로 푸른마을새마을문고이다. 입주가 시작된 후에 남아있는 공용공간을 도서관으로 만들자는 입주민의 요구로 시작된 새마을문고가, 현재의 푸른마을작은도서관이다,



초반에는 하루 운영 시간이 상당히 짧았다. 아파트 작은도서관 특성상 입주민들의 기증도서가 서가의 대부분으로 권수가 적었고, 자원활동가들도 적어 운영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활동가들이 많이 유입되던 2004년에 푸른마을은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용자들이 오고 싶은 질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도서관을 새로 꾸미고 서가를 재정비했다.



2004년부터 도서관 운영을 함께한 송은화 관장은 봉사자로 시작해 어느새 관장까지 맡게 됐다. 2007년 시의 정책에 따라 푸른마을 작은도서관으로 도서관명을 변경하면서 지금까지 자리매김했다.


푸른마을 아파트는 총 2,598세대로 분당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파트단지에요. 도서관에는 1,500세대 이상이 가입되어 있는데요. 이 숫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이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열정으로 도서관 문을 여는 것처럼 입주민들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고 계세요.”



이 도서관은 입구부터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동네 예술정원 프로젝트 사업으로 입주민들이 직접 가꾼 식물들이 도서관 마당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정원에 온 듯 향긋한 꽃내음과 함께 잘 가꿔진 나무들이 이용자들을 반긴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빼곡한 서가가 눈에 띈다. 운영진들은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심 끝에 슬라이드형 서가를 도입했다. 주기적으로 도서를 정리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한 공간에서 운영하다보니 서가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슬라이드형 서가를 도입하고 더 많은 책을 능률적으로 꽂을 수 있었다.



현재 도서관을 이끄는 자원활동가들은 약 30명이다. 전입전출로 그 이상이거나 이하일 때도 있지만 항상 20~30명 정도의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운영진들은 미래를 이끌어갈 건강한 시민을 키워내고, 주민들과 독서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오늘도 이용자들을 맞이한다.



자원활동가들은 보통 자발적으로 오세요. 이사를 오고 동네를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레 도서관으로 오게 되는데 이때 도서관의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을 보고 많이들 지원해주세요. 이곳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 멀리 이사 가지 않는 이상 계속 함께 해주신답니다.”


튼튼한 운영의 비법은 활동가들의 체계적인 운영 덕분


푸른마을이 오랜 시간 주민들 곁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체계적이고 적재적소에 인력들을 배치하는 운영 방식 덕분이었다. 관리팀, 도서팀, 문화·홍보팀으로 나누어 부서별로 업무를 진행한다. 관리팀은 전반적인 재무 관리와 연체자 관리, 비품 구입 등을 맡는다. 도서팀은 도서 선정, 폐기, 도서 관련 행사 기획, 북큐레이션을 운영한다. 문화·홍보팀은 매달 발행되는 소식지를 만들고, 강좌와 동아리 운영을 위해 강사를 섭외하고 각종 행사를 총괄한다.



자원활동가들은 각 부서의 업무 상황과 도서관의 전체적인 운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주 월요일엔 정기회의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틈틈이 단체 SNS 채팅방에서 운영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주기도 한다.



푸른마을 작은도서관이 오랜 시간 이용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던 건 모두 자원활동가들 덕분이죠. 업무 외에도 건강한 조직,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조직을 위해 전시회 관람이나 소규모 모임도 지속적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다채롭고 알찬 문화프로그램도 이용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에서 지원받은 우리 동네 예술 프로젝트 사업 외에도 지역의 수련관, 공공도서관에서도 사업을 지원받는다. 운영진들이 직접 공모사업에 지원하기도 하고, 발로 뛰며 유익한 사업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동아리 모임도 활발하다. 그림책을 읽고 토론하는 그림책 동아리, 전시회 탐방 등을 함께 가는 동아리, 뜨개질 동아리, 영어 원서 읽기 동아리, 아로마 테라피 동아리 등이 도서관을 가득 채운다. 대부분의 동아리는 이용자들의 의견으로 만들어졌다. 운영진은 이용자가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해 동아리로 만들거나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현재는 하지 않지만 운영진들은 다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이용자들이 생일이나 기념일에 도서관에 새 책을 기증하는 이벤트다. 도서관에서 기증받은 도서에 부엉이 도장을 찍고 기증자의 이름을 남겨준다. 책을 읽는 이용자들은 그 책을 누가 기증했는지 알게 되고, 이용자들도 종종 자신이 기증한 책을 보러온다. 현재 여러 상황으로 중단되었지만 운영진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방학에는 아이들을 위한 출석 도장 이벤트, 보드게임, 팝업북 만들기, 그림책 수업 등 도서관에서 즐겁게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들에게 푸른마을은 조용한 아파트 단지 속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장이다.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 작은도서관으로


푸른마을이 오랜시간 주민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자발적으로 열성 넘치게 도서관 운영을 도맡아주는 자원활동가, 여러 방법으로 재능기부 해주는 입주민, 매일 같이 들러 열심히 책을 읽고 또 빌려 가는 아이들까지 이 모두가 푸른마을의 지금을 있게 한 힘이자 원동력이다.



운영진들은 수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도서관, 신생 작은도서관 등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아파트에서 새롭게 입주가 시작되고 도서관이 만들어지면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푸른마을을 찾는다. 도서관을 둘러보며 노하우를 전수받고 각종 아이디어도 벤치마킹해간다.



저희는 운영일지, 회칙, 운영메뉴얼, 소식지 파일 등 멘토링하는 작은도서관에 그대로 다 공유하고 있어요. 운영 초반에는 뭐든 어렵잖아요. 푸른마을도 그런 시절을 거쳐 여기까지 왔으니 도움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또 멘토링 받은 도서관이 잘 성장하면 보람도 있구요.”


분당구의 가장 역사가 깊은 작은도서관으로 모범적인 역할을 펼치고 있는 푸른마을 작은도서관. 때론 어렵고 고단한 운영이지만 언제나 따뜻하게 반겨주는 공간이 되기 위해 묵묵히 주민들 곁을 지키며 열심히 지키고자 한다.



가끔 스스로 나는 왜 이렇게 작은도서관에 열정적인걸까 묻곤 해요. 문득 도서관에 오는 이용자들이 생각났어요. 정말 간단하고 사소한 일이지만 이용자들에게 이름을 불러주면 참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사람을 반겨주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어서 열정적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도서관에 오는 것만으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2021년부터 푸른마을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 상호대차를 실시하면서 상근인력 지원도 받고 있다. 그로 인해 개관시간이 하루 6시간에서 종일 개관으로 바뀌었으며, 코로나 상황이 지속됨에도 휴관없이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다. 자원활동가들과 상근인력의 조화가 도서관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 푸른마을 작은도서관

유형 아파트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1:00 ~ 17:00 , 토 14:00 ~ 16:00, 일 휴관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3동 수내3동 백현로 227번지 쌍용A단지내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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