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와 일상의 공간, 세곡동 문화샘터

세곡도서관

세곡도서관은 도심과 조금 떨어진 서울시 강남구 최남단 세곡동에 위치한 작은도서관이다. 복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이곳을 찾는 이용자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고 소통하며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문턱 낮은 우리 동네 도서관

주민들의 복합문화공간 세곡동주민센터 2층에는 보물 같은 지식문화샘터가 숨어있다.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곳. 세곡도서관은 지역 주민들과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때로는 엄마처럼 포근하게, 때로는 친구처럼 친근하게 이용자를 대하는 운영 방식으로 동네사랑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도서관은 얼마 전 새 옷을 입었다. 2003년 개관 이후 시설이 노후 되고 늘어나는 장서로 공간 활용이 어려워져 2019년 강남구에서 지원하는 ‘생활SOC 작은도서관 조성지원사업’으로 도서관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한 자리를 오래 지키며 계속 늘어나는 장서가 고민이었던 운영진들에게 리모델링 소식은 더할나위 없는 기쁜 소식이었다. MDF서가는 나무향이 물씬 풍기는 원목서가로 바뀌었고 편안한 독서를 돕는 따뜻한 조명 등이 어우러져 북 카페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오전 시간 주 이용층은 인근에 거주하는 어르신들과 엄마들이다. 이외에도 머리를 식히고 싶은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데 이유는 세곡도서관만의 힐링형 프로그램들 때문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도서관은 세곡동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힐링과 어울림이 공존하다

세곡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운 책 놀이터, 어른들에게는 문화체험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용자들을 만난다. 그림책으로 마음 읽기, 그림책 예술학교 등 그림책을 매개체로 다채로운 문화강좌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운영진들은 여러 공모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이 주관한 공모사업 도서관·박물관·미술관 「1관 1단」에 선정돼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도서관·박물관·미술관 「1관 1단」 사업은 지역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과 박물관·미술관의 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연 전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세곡도서관은 <삶을 그리다>를 주제로 이용자들과 나만의 인생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주민들이 도서관에 모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작품을 만들었다. 전력질주하며 달려온 삶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어린 시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가족의 사랑, 나눔, 코로나로 바뀐 일상의 삶 등을 나누고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서 큰 위로를 받으셨다고 많이들 말씀해주세요. 또 도서관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도 해주시더라구요. 그저 함께 그리고 나눈 것뿐인데 좋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또 큰 보람도 느끼구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도서관답게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21 작은도서관 책친구 사업에 선정돼 그림책으로 독후활동을 하는 ‘그림책으로 마음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느낀점을 그리고, 점토를 이용한 놀이를 하며 창의력을 키우는 활동을 함께 한다.

이 밖에도 성인 독서토론 모임, 만들고 즐기는 수학수업 등 도서관에서 즐겁게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강좌를 운영한다. 주민들에게 세곡도서관은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웃들을 만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인 셈이다.

모두가 누리는 맞춤형 공간으로

열정적인 운영진들의 노력으로 개관 이후 탄탄한 운영을 자랑해온 세곡도서관. 앞으로는 문화 사각지대 없이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서비스 개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주민맞춤형 도서관을 목표로 달려가려 한다.

2003년 개관해 어느덧 18년째를 맞은 세곡도서관. 앞으로도 지역 어린이들이 맘껏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주민들이 힘들 때면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건재해주길 기대해 본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