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수비면 작은도서관

2022.02.10

산촌서 부는 바람도 쉬어갈 안식처

수비면 작은도서관

빌딩숲과 자동차 소음이 가득한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고요함과 맑은 공기에 취하는 곳. 면적의 85%가 녹음 짙은 산으로 에워싸고 있는 경북 영양군의 수비면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 들었다. 산촌의 유일한 문화쉼터가 새단장하니 주민들 문화생활의 관심이 나날이 늘고 있다.


오직 하나뿐인 수비면 문화사랑방

경북 영양군은 해발고도가 경북에서도 가장 높은 지대에 속한다. 면적의 85%가 임야인 말그대로 산간오지라 할 수 있다. 풍부한 역사와 문학 자원도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휴양에도 최적의 관광지로 손꼽힌다.

그 때문일까. 이러한 산지의 높은 일교차는 전국 최고의 명품 고추 생산으로 최적이다. 그중에서도 수비면의 수비초가 으뜸이라고.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특장점으로 농산물 생산에는 최적이지만 동서남북 인근 지역을 오가는 교통은 몹시 불편하다. 수비면 작은도서관이 2010년 이래 수비면의 유일한 문화쉼터로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산촌 지역이라 여가 공간에 대한 욕구가 클 수밖에 없어요. 특히나 주민들이 문화생활 시설을 더없이 필요로 해요. 이곳 작은도서관에 자주 방문하는 이유이죠.”


둘도 없는 면내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 수비면 작은도서관. 영양군은 17,000명 남짓의 적은 인구탓에 군세가 약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은 도서관 노후에도 쉽사리 손을 댈 수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유휴공간이나 기존 노후된 곳을 리모델링해 친환경 작은도서관을 조성하는 지원사업이 있다는 소식에 영양군은 이때다 싶어 발 벗고 나섰다. 수비면 사람들의 유일한 문화공간에 대한 새단장이 절실한 현실을 적극 반영했던 탓일까. 올해의 KB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책보는 공간이 이렇게 바뀌었다구요?

“100점 만점에 200점이에요. 조용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고 이리저리 마음대로 움직여도 편안한 쿠션의자가 마음에 쏙 들어요.”

수비면 작은도서관은 개관한 지 10여 년 동안 낡거나 오랜 시설 임에도 달리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수비면의 단 하나뿐인 문화활동 중심지로 제 역할을 감당하기에 공간의 변화가 절실했던 것. 지역과 소통하는 독서문화를 꽃피우고 더불어 행복한 평생교육의 산실로써 더 큰 도약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을 실감한 탓에 오래된 서가 교체만으로도 밝은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136㎡ 면적에 작지만 알찬 공간 구성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도서관 문을 열자마자 인근 산촌서 부는 바람에 실어온 듯 기분 좋은 원목향이 가득하다. 오른편에 한때 자리했던 놀이방 겸 회의실은 각각 어린이실과 각종 프로그램실로 분리했다. 왼편에 작은 공간 하나를 어린이 공간으로 만들고 어린이 전용 4단 원목서가와 삼색 테이블로 형형색색 눈길을 사로잡았다.

딱딱한 의자가 아닌 움직임이 자유로운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고 포근한 컬러 쿠션의 자는 누구랄 것도 없이 가장 먼저 앉아보고 싶게 만든다. 자신들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여러 가지 형태와 색상의 어린이 책을 꺼내들고 한참 동안 머물고 싶은 흥미와 자극을 준다.

오른쪽 희의실은 독서문화 프로그램실로 변신을 꾀했다. 창가형 열람테이블과 의자로 배치하고 나니 그동안 협소해보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널찍한 다목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코로나19로 일상의 만남이 잠시 멈춘 시기지만, 모임이 자유로워지면 학생들 방학일정에 맞춰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구상에 운영진은 한껏 들뜬 기분이다.


손쉬운 참여, 재미는 두배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신은 도서관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더 커졌다. 지역의 유일한 문화공간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낭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고 책 읽어 주는 자원봉사자 모집도 생각 중이다.

여름철 별과 함께 자연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천체관측소 영양반딧불이천문대와 연계해 ‘도서관에서 책보고 별보고’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이 밖에서도 컬러링 북 정서치료, 뜨개질 프로그램 등 수비면을 문화로 활짝 꽃피울 생각에 운영진의 가슴도 설레게 한다.

누가 뭐래도 이곳의 주인인 주민들의 생각을 담는 게 우선이다. 자연스런 대화로 마음을 읽어내고, 때론 체계적으로 계획된 설문으로 진솔한 얘기를 듣고 반영할 생각이다. 인구도 워낙 적고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농업종사자들이라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럴수록 참여가 손쉬우면서 재미를 크게 느낄 수 있도록 꺼지지 않는 독서문화 불꽃을 피워갈 것이다.


“작은도서관의 변신이 불러온 주민들의 관심을 계기로 산촌지역 활력소가 되고 건전하고 교육적인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할게요.”


■ 수비면 작은도서관

유형 공립 작은도서관

운영 수~일 09:00~18:00, 일~화 휴관

주소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뒷골길 16-4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최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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