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봉성새별작은도서관

2023.05.19

유일무이한 봉성리 실내놀이터이자 공동 배움터

봉성새별작은도서관


매년 새봄이 찾아올 무렵이 되면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오름 전체에 불을 놓는 제주들불축제가 열린다.


제주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이 있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봉성리는 감귤과 보리, 양배추 등을 재배하는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로 새별오름을 비롯해 9개의 오름이 있어 더 아름다운 마을이다.


상수도 연결 문제 등으로 주변 마을에 비해 발전이 다소 늦은 곳이다. 더딘 발전은 아기자기한 중산간마을의 매력을 조금 더 잡아두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도시를 떠나 이주해오는 이들은 그런 점 때문에 봉성리를 점찍게 된다.


어도초등학교 맞은편 봉성리경로당 2층에는 이 마을 어린이들의 유일한 실내 놀이터이자 학원이자, 문화사랑방인 봉성새별작은도서관(관장 김희봉)이 있다.

봉성리 마을회가 운영하고 있는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은 지난 2009년 12월 23일 문을 열었다.


개관 이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서관은 초등학교 이외에는 학원을 비롯한 교육, 복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마을에 유일한 배움터이자 돌봄공간이 되고 있다.


그만큼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이 마을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나 역할은 도서관 그 이상이다.


어도초등학교에서 길 하나 건너면 도착하는 접근성도 지역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배움의 놀이터다.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서관으로 와서 책을 보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이영복 사서는 “주민 대부분이 농사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방과 후에 집에 가도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서 책을 보거나 숙제를 하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규 수업이 끝나고 방과후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틈새 시간도 대부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봉성새별작은도서관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정리된 책장과 드럼과 키보드, 일렉기타 등 밴드 악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은 학부모들의 만나 정보를 교류하면서 공동육아, 공동교육을 하는 구심점이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아이들을 모으고 학부모 가운데 영어영문과를 전공한 엄마가 나서서 공동 과외를 하고, 독서동아리를 조직해서 방학 기간 고전문학 등 100권의 책읽기를 실천하는 것도 도서관이 있어서 가능한 얘기다.


집집마다 사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사실 어도초등학교는 줄어드는 학생 수로 통폐합 위기의 학교였다.


1940년 애월공립 심상소학교 부설 어도간이학교로 문을 연 후 1943년 어도초등학교로 개교했다. 1963년과 1969년에는 어음분교장과 화전분교장을 개장한 꽤 규모 있는 학교였지만 점점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1988년과 1999년 어음분교장과 화전분교장이 폐장되고 어도초도 통폐합 학교 명단에 올랐다.


당시 마을주민들은 학교살리기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문화주택을 건립했다. 어도초등하교 입학을 하거나 전학을 해오는 하는 경우에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면서 봉성리로 이주열풍을 이끌었다. 그런 효과로 통폐합 위기였던 어도초등학교는 지금껏 존립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잠깐 이주했다가 떠나가는 사람들을 반복해서 지켜만 봐야하는 마을사람들의 안타까움은 이루말할 수 없다.


학교를 지키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았지만 외지에서 이주한 이들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기간에만 마을에 머물렀다가 떠나기가 반복되면서 점차 회의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은도서관 대신에 고령화되는 마을 현실에 맞는 활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작은도서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마을에 이주해 오는 이들이 부담없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 마을과 교류를 시작할 수 있는 문턱이 없는 곳이 바로 이곳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이기 때문이다.

봉성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소통창구를 일단은 열어놓아야 한다는 것이 작은도서관을 지키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은 대신에 남녀노소없이 지역주민들을 떠안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마크라메를 비롯한 공예교실과 케이크만들기 등 문화예술 혜택이 제한된 지역의 여성들을 위해 단기성 강좌를 적극 마련하고 어른신들이 호응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봉성밴드’도 노인층을 도서관으로 수용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봉성새별작은도서관은 이주민과 토박이 차별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으로 마을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봉성새별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개인 및 단체 작은도서관

운영 화~금 14:00~18:00, 토 9:00~13:00, 월 휴관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로 75, 2층


/출처 : 제주매일, 한애리 기자

http://www.jejumaeil.net/news/articleView.html?idxno=321336

/추가 사진 출처 : 제주매일(www.jejumaeil.net), 헤드라인제주(www.headlinejeju.co.kr), 스트레이트뉴스(www.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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