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기적의 도서관

2013.10.01

온돌 바닥에서 뒹굴뒹굴…‘도서관이 천국이네~’

‘김해 기적의 도서관’ 아이들 배려한 자유로운 독서환경 인기




[김해] “어머님 오늘도 오셨네요. 밖에 날씨 춥죠? 어서 들어오세요.”
“오늘 은지 이쁜 분홍색 옷 입었구나. 누가 사준거야?”

‘김해 기적의 도서관’에 들어서면 누군가가 먼저 인사를 건네온다. 다름아닌 김기혜 관장이다. 김 관장은 도서관에 오는 손님 한명 한명을 반기며 마치 오랜 이웃사촌처럼 인사를 건넨다. 

보통 도서관 관장이라고 하면 이름은커녕 얼굴조차 본 적 없는 ‘높으신 분’이 떠오르지만, 김해 기적의 도서관에서 ‘관장’이란 호칭은 시민들의 방문을 환영해주는 도서관의 얼굴이자 엄마처럼 따뜻한 손길로 아이들의 책을 골라주는 사서와 동의어로 쓰이고 있었다. 

모든것이 아이들 위주로 디자인된 김해기적의도서관의 모습
모든 것이 아이들 위주로 디자인된 김해 기적의 도서관의 모습. 다양한 색채로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있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이 2003년 MBC 문화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와 함께 진행한 어린이 전용도서관 건립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된 도서관이다. 김해시가 시공과 운영을,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이 건축 설계를 담당해 전국에서 11번째로 2011년 11월 30일 문을 열었다. 

도서관 개관 1주년을 하루 앞둔 29일,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했다. 이곳은 건축계에서는 유명한 고 정기용 건축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설계한 곳이어서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칸칸이 구획된 학습 열람실(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 전혀 없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김기혜 관장은 “ 우리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안방에 들어가듯이 신발을 벗고 들어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볼 수 있는 점”이라며 “전 구역에 난방을 가동해 초등학생들은 물론 영, 유아기의 아이들까지 누워서 책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독서하기에 가장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난방이 되어있는 바닥에서 편안하게 앉아 책을 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
난방이 돼있는 바닥에서 편안하게 앉아 책을 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


실제로 도서관 실내에는 폭신한 카펫을 깔아놓고, 난방을 해 아늑한 느낌을 더했다. 신발을 신은 채로 딱딱한 의자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일반적인 도서관의 단점을 극복한 것.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곧바로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 온기가 저절로 느껴졌다. 

김 관장의 안내에 따라 실내 구석구석을 둘러보자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의 아기자기함과 아이들을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특히, 걸음아를 막 뗀 아기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부터 아빠가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이 눈길을 끌었다. 고급 카페의 의자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편안하고, 푹신한 의자는 금방이라도 달려가 앉아보고 싶은 충동을 들게 했다. 

책꽂이들도 초등학생 키에 맞춰 낮게 설계하고, 모서리 역시 곡선으로 처리해 만일의 안전부주의사고를 대비한 점도 눈에 띄었다. 특히, 서재 중간중간의 유휴 공간들을 아이들이 편안하게 앉아서 독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감각적으로 디자인해놓은 모습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기에도 그만이었다.

김해기적의 도서관은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곳으로 감각적이 인테리어로 유명한 곳이다.
유명 건축가의 설계로 곳곳에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어린이 전용도서로 꽉 차있는 서재 덕분에 이곳은 평일이면 평균 300명, 주말 평균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방문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김해 시민들은 이곳에서 매달 약 1만 권 수준의 책을 대출해가고 있다.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에 또 다른 도서관이 위치해 있지만, 김해 시민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환경 때문이다.

특히, 일반적인 도서관에선 정숙함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것에 반해 이곳에서는 비교적 느슨한 규정을 만들어 독서를 권장하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싶다면 지정된 공간에 가서 조용한 목소리로 낭독을 할 수도 있고, 엄마와 함께 누워서 책을 보고 싶다면 푹신한 공간에 누워서 마음껏 책을 볼 수도 있는 식이다. 

한달에 두번씩 세척하고 있는 인형의 경우,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푹신한 곰인형. 두 달에 한 번씩 세척해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다.


도서관 곳곳에는 푹신하고 큰 인형들이 비치돼 있어 아이들이 인형을 안은 채 책을 읽을 수도 있도록 배려했다. 책을 읽고 난 뒤 대화를 나누더라도 이곳에선 민폐가 되지 않는다. 단, 옆사람에게 방해될 정도로 지나치게 큰 잡담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만 않으면 된다. 그야말로 아이들에겐 천국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물론, 김해 기적의 도서관이 처음부터 이런 환경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김기혜 관장은 독서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일 도서관 곳곳을 돌며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했고, 영·유아기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아이들을 행동을 규제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편의에 맞춰 공간을 재배치하고, 규칙도 최소한했다. 특히, 김 관장은 면역이 약한 어린 아기들을 위해 청소 전담 직원까지 두면서 위생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고급 카페에 비치된 의자를 인테리어소품으로 활용하여 장시간 독서해도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둔 김해기적의도서관의 모습
고급 카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안락한 의자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장시간 독서를 하더라도 불편함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김 관장은 “영, 유아기 아동들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는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다.”며 “자연스럽게 엄마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유치원에서 배운 한글을 통해 비치된 책을 큰 소리로 읽으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도서관 차원에선 자유로운 독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환경 덕분인지 이곳은 유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아이 두 명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한 학부모는 “다른 도서관의 경우 신발을 벗을 수도 없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어야 해서 아이들이 30분을 채 못 버티고 집에 가자고 조르는데 이곳에선 마치 집에 와있는 듯한 편안함 덕분에 집에 갈 시간이 되면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설득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에서 앉아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그녀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였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방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학부모의 모습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방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학부모의 모습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기들이 아장아장 걸으며 도서관을 활보하고 있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아직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아기와 함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시민은 “다른 도서관과 달리 수유실이 갖춰져 있고, 바닥이 따뜻하게 난방이 돼있어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며 “푹신한 매트리스와 알록달록한 색깔들을 보며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김해 기적의 도서관의 특징으로  태양광 시스템과 빗물 재활용 시설을 갖춘 친환경 도서관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태양열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설비는 난방비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도서관 내부의 실시간 계측 시스템을 통해 발전량이나 일사량 수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수도 있다.

시민들에게 따뜻한 난방을 제공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태양광 시설의 실시간 모습
운영시간 내내 따뜻한 난방을 할 수 있는 것도 태양열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설비 덕분이다. 도서관 방문객은 누구나 그 수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김해 기적의 도서관은 30일, 첫돌을 맞았다. 현재 이곳은 국내 다른 지역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할 정도로 성공적인 도서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기혜 관장은 “지난 1년간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신 덕분에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영유아와 어린이들이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해기적의도서관’ 찾아가는 길
위치 : 경남 김해시 장유면 율하리 1407
김해시 지역 : 207번 버스 율하 푸르지오 4단지 하차
김해서 장유면 지역 : 23번, 25번, 26번 버스 율하 푸르지오 4단지 하차
전화번호 : 055-330-4651

정책기자 최주혜(대학생) jewelleryjoo@naver.com


이 기사는 '정책브리핑 다정다감'의 정책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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