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촌마을 어린이도서관 짜장

2015.04.10

"풀뿌리 시민단체 협력 작은도서관"

중촌마을 어린이도서관 짜장


시민단체에서 출발, 마을엄마들이 운영하는 도서관, 공간은 지자체에서 무상지원

중촌마을 어린이도서관 짜장은 지자체의 공간 무상지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자금 지원 속에 풀 뿌리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조성되었다. 도서관이 위치한 중촌마을은 도서관을 구심점으 로 다양한 공동체 문화를 가꾸어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3년 2월 준비모임을 구성한 뒤 주민기자단 모 집을 마친 <오! 마을>은 매회 1만부를 발행하며 마을신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과 생태를 고민하기 위 해 만들어진 <짜장마을 절전소>에는 마을을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넘쳐난다. 2012 년 여름 대전시 텃밭공모 사업에 선정된 <지렁이네 텃밭>에선 유기농 배추 등을 심어 김장을 담그고 수확물을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 이러한 활동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중촌마을을 견학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치˙규모

위치: 대전시 중구 중촌동 62-2 중촌다목적복지회관 1층 / 연락처 : 042-226-3534

면적: 90㎡ / 장서 수: 8,000권 / http://cafe.naver.com/jjajang

운영현황

개관: 2007년 / 운영유형: 사립작은도서관 / 운영주체: 도서관운영위원회

운영인원: 유급 1명 및 다수의 자원활동가 / 회원 수: 2000여명 / 일평균이용인원: 30명 내외

운영시간: 화-토 오전 10시-오후6시


1. 조성과정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가면 누구나 귀에 익숙한 ‘짜장’이란 말을 뜻밖에도 도서관으로 만 난다. 우리가 중국 음식으로 알고 있는 짜장은 ‘정말’, ‘참’이라는 뜻을 지닌 순수 우리말이 다. 짜장도서관이라는 이름에는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숨어있는 본래의 의미를 볼 줄 아 는 안목을 기르고,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어린이도서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엄마들의 동화소모임이 도서관으로 발전

인구 2만여 명이 모여 사는 구도심 대전 중구 중촌동은 신도심인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동네였다. 하지만 어린이도서관이 터를 닦고부터 서서히 지역에 생기가 돌고 있다. 아이들은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 곳을 찾았고, 이웃과 담을 쌓고 살아 가던 주민들도 도서관을 매개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된 건 2006년이다. 2001년부터 꾸준히 풀뿌리 문화 운동을 전개해온 대전여민회가 그 주축이었다. 대전여민회 내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동화를 읽고 담소를 나누는 ‘아름아리’라는 엄마들의 소모임이 있다. 동화를 매개로 모인 아름아리 회원들은 대전여민회가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왔다. 나눔장터와 어린이경제교실, 책잔치 등 각종 문화 행사를 가까운 공원에서 진행할 때도 이들 소모임 구성원의 역할이 컸다. 약 3~4년 정도 활동 경험이 쌓이게 되면서 대전여민회 내에 여섯 평정도 되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여 ‘어린이 책사랑방 도토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어린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자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자적인 어린이도서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시기적으로는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 짓기 운동이 번져가던 때였다. 이들은 2006년 7월 중촌동 마을 주민과 함께 마을어린이도서관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서관 내부


지역 동사무소의 열린 행정에 회원들의 자발적 열정이 더해지다

주민들은 중촌동 마을어린이도서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모임을 가졌다. 때마침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역의 어린이도서관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지원 대상은 25평 이상의 공간을 가진 어린이 도서관이었다. 고민 끝에 주민들은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동장과 면담을 한 결과 30여 평 규모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활용이 미미한 중촌다목적복지회관 일층을 도서관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공시설을 특정 단체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대안으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여민회 입장에서는 주민참여 공간이 마련되어 오히려 반가운 제안이었다. 대신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 주민의 자발성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동장으로부터 받았다. 앞서서 꾸준히 진행해 온 대전여민회의 마을활동을 지켜 본 당시 중촌동장이 펼친 유연한 행정의 결과였다.

도서관 운영 경험을 쌓기 위해 여민회 사무실에 어린이 책사랑방을 꾸몄고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과 회원들의 정성을 모아 집기와 도서를 구입했다. 3년에 걸친 주부들의 노력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자금 지원과 중촌동사무소의 공간 제공이 더해져 예쁜 도서관이 현실화된 것이다. 도서관은 가정집 공부방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졌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나무 바닥재를 깔고 탁자와 책상을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각종 발표회를 열 수 있는 작은 무대공간과 신간 안내대·사물함을 마련했고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직접 그린 작은 벽화도 걸었다. 공사비용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인 테리어 업체에서 공사비의 반 정도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마침내 모습을 갖춰갔다.

2. 운영사례

마을어린이도서관 짜장은 유급인력 1명과 다수의 자원활동가들로 이루어진 운영위원 13명으로 운영된다. 자원활동가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3시간씩 봉사하고 운영위원 중에서 1명이 관장을 역임하는 형태다. 도서관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그리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은 연다. 7명의 사서자원 활동가들이 사서 일을 하고 정기적으로 4명의 자원활동가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원활동가들은 대부분 도서관이 개관한 후 새롭게 참여하게 된 주부들이다.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아이들이다. 도서관을 찾는 엄마들은 아이들의 연령대에 맞춰져 있으며 30대 중반 정도의 젊은 엄마들이 많고 아이들과 함께 일과를 보내야 하는 전업주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무동무 책동무


어린이에 눈높이를 맞춘 프로그램들

짜장의 프로그램들은 철저하게 어린이 친화적이다. 주 1회 열리는 ‘그림책이랑 놀자’는 유아에서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그림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다. 역시 매주 열리는 ‘동무동무 책동무’는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며 매월 1회 도서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찾아가는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매년 1회 열리는 ‘도서관 학교’는 도서관 이용자와 소모임 회원, 사서 등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역시 매년 1회 열리는 중촌마을문화축제 ‘동네사람들 우리 함께 놀아요’의 인기 고정코너 ‘책읽는 오두막’은 어린이가 다양한 체험과 함께 책의 주인공과 친구가 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핵심에는 ‘책 읽어주기 진행단’이 있다. 도서관 개관 때부터 5, 6년 동안 꾸준히 책읽어주기를 재능 나눔으로 해주고 있는 마을활동가들이 그 주축으로 매년 새로운 멤버들이 결합하면서 도서관의 핵심일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엄마와 아이, 지역민이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

짜장 어린이도서관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다. 짜장에는 출산과 육아로 가정에만 있던 엄마들이 이웃과 만나 정보도 교환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하나의 울타리로 성장해 가는 기쁨이 있다. 도서 대출은 일인당 2권씩 가능하며 가족회원은 최대 10권까지 대출할 수 있다. 열람은 누구나 가능하다.

마을어린이도서관 짜장은 매주 금요일에 특별히 야간 개관한다. 이날 저녁에는 ‘아빠수다방’과 동네 아빠가 진행하는 드로잉 모임이 열린다. 도서관옥상에 텃밭을 운영,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여 가꾸기도 한다. 가을배추와 열무 등을 심는데 아이들 교육으로도 쏠쏠하다. 태양빛으로 글을 읽는 의미로 태양광 발전기를 옥상에 설치하여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짜장 어린이도서관의 가장 큰 자랑은 어느 곳보다도 왕성한 다양한 강좌와 교육활동에 있다. 연1회 열리는 도서관학교는 인문학적 소양을 강화하는 강좌와 도서관 운영과 관련 실무 능력을 높이는 강좌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진행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10대가 되면서 부모들의 관심도 바뀌게 된다. 이런 부모들의 걱정과 바람을 바탕으로 ‘10대와 소통하고 싶은 부모학교’를 열어 10대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와 10대를 둘러 싼 이슈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사서 자원활동가나 소모임 참여주민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을 바꾸어 갈 방법을 고민해보는 ‘우리 마을을 확 바꾸는 상상학교’를 열고 있으며 중년이상으로 마을활동에 관심을 가진 왕언니 그룹을 위한 ‘나를 위한 여행, 완경학교’를 열기도 한다.

짜장도서관의 특징은 교육만이 아니라 활발히 운영되는 소모임 활동에도 있다. 제3기 그림책 읽는 모임 ‘까꿍’은 유아를 둔 엄마들이 아가랑 모여 그림책도 읽고 다양한 육아활동을 하며 정보를 나누는 시간이다. 7년째 이어 온 ‘체험강사단’은 초등학교 교과서와 관련된 프로그램 계획을 세우고 직접 답사도 하며 체험강좌 ‘도토리 탐험대’를 진행한다. 소모임은 특성상 관심이 있으면 만들어 졌다 관심이 이동하거나 없어지면 사라지기도 한다. ‘그림책소품제작 모임’은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소품제작을 담당했다. ‘오카리나 모임’ 또한 인기 동아리였는데 지금은 정기모임이 어려워서 쉬고 있다. 이외에도 사서들은 한 달에 한번 씩 사서팀 회의를 통해 도서관 운영 실무에 관해 의논하고 실행한다. 운영위원회는 2달 한 번 정기회의를 통해 도서관 운영 전반을 논의하고 기획한다.


1. 에너지 자립마을 선포식 2. 지렁이네 텃밭무


도서관이 구심이 되어 일궈가는 마을공동체

짜장어린이 도서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도서관이 구심점이 되어 그 어느 곳보다도 활발히 마을공동체를 일구어 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아이들보다 더 자주 만나 품을 나누고 정보를 나누던 도서관엄마들이 2009년 이제는 어른을 위한 별도의 마을공동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마을까페 ‘자작나무숲’을 만들었다. 공정무역커피와 직접 담근 과일차를 자율가격제로 판매하고 품앗이 강좌를 열고 까페 마당에서 프리마켓도 열며 영화도 같이 본다. 수익이 날 리가 없지만 그래도 수익이 나면 마을의 청소년과 여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자고 기획단계에서부터 뜻을 모았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마을 축제장


2012년 처음으로 청소년을 위한 배분사업을 공모해서 2팀에 각각 50만 원씩을 지원하기도 했다. 2010년도에는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는 엄마들의 작업장을 마을기업으로 만들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우리밀 발효빵을 만드는 <평화가 익는 부엌 보리와 밀>을 만들어 2013년 인증과 함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인 사업장에서 현재는 5인 사업장으로 성장했다. 아이들이 자라면 마을 밖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엄마들이 마을활동이라는 가치 있는 일도 하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만들자는 요구를 바탕으로 궁리를 한 결과다.

2012년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붕괴이후 더욱 심각하게 대두된 기후변화 시대 에너지문제를 걱정만 하고 있지 말자고 뜻을 모아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충청지사와 협력하여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고 절전이 곧 발전이라는 모토로 <짜장마을 절전소>를 만들기도 했다. 매월 정례모임을 통해 에너지 공부도 같이 하고 절전 노하우도 나누는 주민학습모임에는 마을을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넘쳐난다. 2012년 여름 대전시 텃밭공모 사업에 선정된 <지렁이네 텃밭>에선 유기농 배추 등을 심어 공동김장을 담그고 수확물을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 2007년 처음 시작한 ‘어린이책잔치’는 회를 거듭하여 이제는 매년 10월 열리는 중촌마을문화축제의 ‘동네사람들 우리 함께 놀아요!’로 자리를 잡았다.

마을안의 지역아동센터, 태권도학원, 미술학원, 음악학원, 노인정, 풍물패, 초·중학교, 대안학교,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민주체가 모여 매년 8월이면 중촌마을문화축제추진단을 구성하여 축제기금도 마련하고 프로그램도 공동으로 준비한다. 그동안 집중해온 중촌마을공동체 활동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인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로서 마을신문 <오!마을> 창간하였다. 이러한 활동들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 각지에서 견학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중촌마을 자체를 브랜드화 하는 결과를 낳았다.

3. 재정마련

도서관은 매월 고정적으로 입금되는 후원회원들의 회비와 약간의 수익 사업, 지자체 등의 지원으로 운용된다. 2013년 하반기 현재 정기적인 후원회원은 125명이며 매월 130만 원 내외의 후원금이 걷힌다. 마을기업과 협력활동을 통해 약간의 후원을 받기도 하며 4년 전부터 매년 찻집을 운영하여 수익금을 도서관운영과 마을공동체활동에 쓰고 있다. 일일찻집은 직접 찻집을 방문할 수도 있지만 티켓구매를 통해 참여할 수도 있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매년 700만 원 내외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후원금과 후원물품, 재능기부 내역 등은 도서관 소식지를 통해 공개되며 매년 결산하고 역시 소식지에 보고한다. 매년 300여만 원의 도서구입비를 지자체(대전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 이 역시 도서관 운영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2013년 중구 작은도서관설치운영조례가 제정되었고, 조례를 현실화하고 작은도서관활성화를 위해 중구의 작은도서관, 의회, 행정 등이 분기별로 정기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어 향후 도서관 예산확보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4. 기타

짜장 발자취

·2007년 2월 22일 개관

·2010년 도서관 운영규정 제정

·2010년 도서 6,400여권 보유, 대출회원 1,507회원, CMS후원회원 134명, 도서관이용자 연 11, 201명

·2011년 2월 우리마을 역사 알아보기-어른대상, 개관 4주년 기념행사 및 관장 이·취임식

·2011년 10월 제5회 중촌마을문화축제 “동네사람들, 우리 함께 놀아요~!”

·2011년 11월 짜장 자원활동가 비전워크숍 “짜장 愛 빠지기”

·2012년 2월 개관 5주년 기념행사 및 3대관장 이, 취임식

·2012년 8월 대전시 지원 옥상텃밭 ‘지렁이네 텃밭’ 조성

·2012년 10월 제6회 중촌마을축제 “동네사람들, 우리함께 놀아요~!” 마을주민 1,500명 참여

·2012년 11월 ‘에너지자립마을 선포식’

·2012년 도서 7,297권 보유, 대출회원 1,822명, 도서관 이용자 연8,849명




※이 글은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도서관 운영지원사업으로 발간한

작은도서관조성/운영사례집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더 많은 내용은 [운영정보 자료실]의 원문PDF를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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