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아이템] 자원봉사자가 주도하는 도서관 by 마곡엠밸리5단지 도서관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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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작은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일까? 아니 질문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 작은도서관 운영에 가장 중요한 사람, 작은도서관 문을 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 누구일까?

이 질문에는 모두가 공통으로 대답할 것이다. '자원봉사자'.

자원봉사자 없이는 작은도서관 문을 열 수도 없고, 책이 정리될 수도 없고, 프로그램은 운영할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작은도서관 운영실태에 따르면 평균 자원봉사자가 10명 안팎. 공사립도서관을 통 털어 직원 1명 내외인 것에 비해, 전국의 작은도서관에는 자원봉사자들이 훨씬 많다. 자원봉사자들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이미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는 자원봉사 하면 50대 어머님들이 주로 하시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작은도서관에 가장 많은 자원봉사 연령대는 30대전후다.

사회생활을 했지만 결혼과 육아로, 소위 말하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 그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곡엠벨리 5단지 자원봉사자도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과 도서관 이용자였다. 아이들과 도서관을 방문하다가 자원봉사자가 되어 지킴이도 하고 책도 정리하고 그랬다.

하지만 모두 재능이 있었고, 할 수 있는 경력들이 있는데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 마곡엠벨리 5단지 작은도서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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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1인당 프로그램 하나씩!

어느 날 SH위탁 관장의 제안으로 자원봉사자 일인당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하나씩 무조건 만들어내는 숙제가 부과됐다. 반발도 심했다. 강압적인 기부를 할 수 없다며 버티는 사람도 있었다. (그게 나다.)

일단은 해냈는데, 그것을 취합하니 도서관 몇 주 치의 훌륭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 개개인에게 문서작성, 프로그램 준비, 프로그램 실습 등 많은 경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분별해내는 실력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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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도서관 프로그램

네 명의 봉사자들이 프로그램 기획서를 내고, 두 명의 봉사자가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중 하나였던 '냠냠 동시 맛보기' 프로그램은 동시를 읽고 독후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외부 강사가 아니라 늘 도서관에서 보던 자원봉사자와 늘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이 같이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선생님과 도서관 제자라는 관계가 생겨났다.

또 하나는 늑대와 아이돼지 삼형제를 읽고 하는 보드게임이었는데 늑대에게 쓴 편지는 도서관 벽에 게시되었고, 아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 냠냠. 동시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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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 한 장으로 생겨난 동아리

하나의 프로그램 제안서는 동아리가 되었다. '책읽은어른동아리'가 생겨났는데, 주로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책도 읽고 여러 가지 스페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자원봉사자들의 성장을 돕는 계기가 되었다. (이 동아리의 회장이 그렇게 반발했던 나다.)

운영은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돌아가면서 한 권의 책 같이 읽기, 다 읽고 돌아가면서 발췌문 쓰기, 다 읽은 후엔 한 가지씩 독후 프로그램 하기 등이다.

독후 활동을 통해 누에콩인형 만들기 바느질도 하고, 연말 행사로 인근의 작은도서관에 탐방도 가고, 가을이면 숲에서 책읽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시도해서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느끼고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 책 읽는 어른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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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 한 장으로 생겨난 영화제

또 하나의 프로그램 제안서는 매월 상영하는 영화제가 되었다. 매달 마지막주 저녁 영화를 상영하는데 이 상영회는 아이들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과일과 간식 등을 보내주는 후원자도 생겨났다.

프로그램 제안서의 시작은 책과 관련된 영화 함께 보기였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랬지만, 완벽하게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더라도 시작이 곧 반, 아니 그 이상이 되었다. 시작만 하면 모두의 힘이 더해져 상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가 펼쳐졌으니까.

▲ 상상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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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성장하는 도서관

독후 활동으로 바느질을 하다가 바느질 모임이 논의되고, 독서심리 치료 모임도 생겨날 수 있다. 영화를 보다가 영화 모임이 생겨날 수 있다. 작은도서관에서 하나의 시도는 아메바처럼 분열하고 성장한다.

우리 도서관뿐 아니라 전국의 작은도서관 자원봉사자들에게 11프로그램 만들기를 꼭 제안 드리고 싶다. 자신이 가능한, 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하나만 만들어보자.

하나의 시도가, 더하고 보태어져 풍성한 결과를 맺는 모습을 눈으로 꼭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도서관 이용자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도, 엄마들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자신한다.

▲ 마곡엠벨리 5단지 작은도서관

감사합니다~!

작성자_신희현 (마곡엠벨리 5단지 작은도서관 자원봉사자 & 책읽은동아리 회장)

주소_서울시 강서구 마곡서1111-11

연락처_070-4277-9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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