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북DB추천_문학, 인문, 동화 등 곳곳에 숨어 있는 세상의 모든 수학

스토리텔링으로 만나는 일상의 수학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16.03.21 등록일 :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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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학문으로만 느껴지는 수학은 의외로 우리 일상생활 속에 흥미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가령, 꽉 막힌 도로의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꿈에 그리던 완벽한 반려자를 만나게 될 확률, 눈길이 가는 상대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각도, 내 전화번호에 숨은 수학적 의미 등이 그렇다. 일상 속의 수학을 소개하는 책들을 만나보자. 수학으로 완성되는 스토리텔링은 어쩐지 더 매력적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젊은 시절의 사고로 80분마다 기억이 리셋되는 노(老) 수학자와 그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된 ’교코’, 교코의 아들 ’루트’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이 책은 한일 양국에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소설이다. 사고가 난 1975년에 기억이 머물러 있는 박사는 첫 만남에 인사 대신 다짜고짜 신발 사이즈를 묻고, 항상 온몸에 메모지를 붙이고 다니는 등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80분간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만나는 사람과 세상을 진심으로 따뜻하게 품을 줄 아는 사람이다. 특히, 교코의 아들에게 어떤 숫자든 품는 루트 기호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따뜻하게 품으라는 의미로 ’루트’라는 별명을 지어준 대목에서는 박사의 독특하고 따뜻한 품성이 잘 드러난다. 미혼모인 교코와 루트는 오로지 수를 통해 편견 없이 세상을 이해하는 박사를 통해 자신들이 살아온 사회를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참고로,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바로 ’오일러의 공식’인 e^(πi)+1=0이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개의 상수 0, 1, π, i, e를 묶어주는 하나의 공식인 동시에 그 어떤 관계와 규칙이 없는 수에 1을 더하는 순간 모든 것이 0(無)로 규합되기 때문이다. 박사는 이 공식 속에서 수와 기호가 이루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영국의 젊은 여성 수학자 인 ’해나 프라이’는 사랑과 수학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묶어 하나의 책으로 완성했다. 쉽게 설명할 수 없었던 감정의 영역을 명확한 수학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난해한 문제를 풀기 위한 그녀의 시도는 각 장에 흥미로운 공식과 이론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괜찮은 상대를 만날 확률(18쪽), 수학적으로 부부싸움을 피하는 방법(134쪽), 완벽한 반려자를 찾기 위한 이론(147쪽) 등이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완벽한 반려자를 찾기 위한 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저자는 ’최적 정리 이론’이 생의 단 한 사람을 찾는 여정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가장 괜찮은 사람을 만나 정착할 확률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잠재적 연인을 거절하는지에 따라 완벽한 단 한 사람의 반려자를 만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공식에 따르면, 10명의 상대를 사귈 경우 처음 4명의 연인을 만난 이후에나 비로소 진정한 반려자를 만나게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물론 만나고자 하는 사람의 기준이 달라질수록 연애 상대의 수는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른 확률도 달라진다.


저자는 이처럼 모호하게만 느껴지던 감정 속에 숨은 패턴을 밝혀냄으로써 성숙한 사랑과 현명한 관계 형성에 대한 조언을 전한다. 그리고 이렇게 드러나는 사랑의 방식을 통해 현대사회에서의 사랑 풍속도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박경미의 수학N>


이번엔 인문학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을 조금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탐색하는 책이다. 수학 일반교양서의 밀리언셀러 저자인 박경미 교수가 낸 10년 만의 신작으로, 저자는 수학과 문학을, 수학과 영화를, 미술을, 사회를, 철학을, 역사를 연결하여 그 속에 숨은 수학들을 찾아낸다. 먼저 저자가 문학 속에서 찾아낸 수학을 살펴보자.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고전 문학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2장 ’눈물 연못’에 나오는 엉터리 구구단에 대한 이야기다. "4 곱하기 5는 12이고, 4 곱하기 6은 13..." 동화작가 이전에 수학자였던 작가 ’루이스 캐롤’은 왜 이런 식으로 구구단을 소개했을까? 이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10진법이 아닌 18진법에 의한 계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화화된 소설 <마션>속에도 진법이 숨어 있다. 우주에 홀로 남은 주인공 ’와트니’가 지구와 교신하기 위해 화성에 버려진 우주 선을 찾아내고, 그 안에 있던 회전 거울과 대원이 두고 간 ’아스키코드’ 표를 이용한다. 이때 사용되는 16진법의 아스키코드로 그는 결국 미국항공우주국과의 교신에 성공한다. 그 외에도 <용의자 X의 헌신>의 천재 수학자가 몰두했던 ’4색 문제’나, ’범신론’을 주장한 근대철학자 스피노자가 자신의 철학적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수학을 활용하였던 일화 등을 소개하면서, 수학과 즐거움이 함께 조화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단순히 ’수학은 어렵다’는 일련의 편견들을 깨준다.




<수학 시트콤>


독일에 수학 신드롬을 일으키며 독일 아마존에서 36주간이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이 책은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온갖 실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수학 공식을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드라마 혹은 시트콤을 보는 듯한 상황 설정 덕분이다.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들이다.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거의 확실한’ 범인이 판명 난 상황에서 유전자 검사와 과학적 범죄 수사의 신뢰도를 통계학적으로 검증하는 것. 두 명의 은행 강도가 차를 타고 도망가는 상황에서 교통정체 구간을 예측하지 못해 경찰차에 추월당한 이야기 속에서 교통흐름에 대한 예측. 은행원이 권하는 매력적인 금융 상품 중, 가장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등이다.


"이 책처럼 수학을 접했다면 수학 시간은 훨씬 재미있었을 것이다"라는 한 독일 매체의 추천사가 대변하듯 저자는 시종일관 유머와 수학적 반전을 놓치지 않는 17개의 에피소드로 독자들에게 수학을 소개한다. 이렇게 유쾌한 접근 방식과 다채로운 데이터, 리얼리티가 더해진 스토리텔링으로 똘똘 뭉친 ’새로운 수학’은 어느 순간 독자들 스스로가 수학적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원문_북DB_http://bookdb.co.kr/bdb/IssueStory.do?_method=detail&sc.webzNo=25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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