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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읽을 만한 책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16.11.01 등록일 : 2016.11.07

출판문화산업진흥원 11월의 읽을 만한 책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둥근 고리로 생각했던 인디언의 속담이나 기도문은 부드러운 속삭임이다. “대지를 잘 보살펴라. 그것은 네 선조가 물려주신 것이 아니라 네 후손이 네게 빌려준 것이다.” “너의 가죽신이 눈 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그리고 무지개가 항상 너의 어깨에 닿기를.” “내 뒤에서 걷지 말라, 나는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되도록.” 전쟁의 선두에 서야 했던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은 준엄한 속삭임이다. “백인 형제들은 자신의 것만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바깥에 있는 것,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들을 사랑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이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슬레이와투스 족의 추장이었던 테스와노의 말이다. 인구가 1억 명에 달해 세계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했던 원주민들은 전쟁 기간 중 백인들의 총칼과 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거의 궤멸되고 말았다. “나는 정착하고 싶지 않다. 대초원을 마음껏 떠돌아다니고 싶다.”키오와 족의 추장이었던 사탄타의 말이다. 전쟁 끝에 평화정책이라고 내놓은 인디언 보호 구역 지정. 그 구역이라 하는 것이 전체 국토의 2.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북아메리카 보호 구역에 사는 인디언에게는 기초생활을 할 수 있는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그 정책은 오히려 일에 대한 의욕을 꺾어 단지 목숨만 연명할 뿐 그들은 하루하루 피폐해져 가고 있다. 과연 누가 누구를 보호하는 것일까? 이 책은 두 가지 속삭임을 적절하게 섞어 인디언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
‘단순하게 살라’고 권유하는 목소리가 높다.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을 끌려면 충분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 큰 평수의 아파트, 더 좋은 차를 사려고 아등바등 돈 벌면서 남을 돕는데 인색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시인. 그는 서른 명이나 되는 직원을 거느렸던 출판사 사장으로 요란하게 살아봤던 장본인이다. 그가 시골살이 15년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토해내는 권유여서 귓등으로 날리기가 머뭇거려진다. 번창하는 회사에서 늘어나는 매출에 취해 있다가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가 얻은 결론은 ‘작은 것을 추구하자’였다. 서울에서 안성으로 간 시인은 작은 집에서 최소한의 물건을 소유하고 적게 먹는 삶을 실천하며 산다. 몸과 마음이 물질에 매이지 않아야 인생과 그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단다. 그동안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썼고 건강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삶에 관대해지고 생활은 활력으로 넘친다. 시인은 “단순한 삶은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평온하고 자족적임을 강조했다. 물질 뿐만 아니라 말도 아끼라고 권유하면서 “어떤 말은 타락으로 물들고 무의미한 소음으로 전락해 음모론의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력있는 시인의 단순한 삶 한 모퉁이를 차지했을 독서의 저력이 갈피갈피에 숨어 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감상하는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풍성한 교양이 덤으로 따라온다. 일독하면 ‘단순한 삶 속에 생의 전부를 깃들게 하라’는 시인의 권유를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음식문화는 인류문명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하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살아갈 인간은 아무도 없으므로, 음식을 매개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하나하나가 곧 문화이다. 그런데 음식은 그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할 뿐 아니라, 같은 종류의 음식이더라도 조리법이나 보관법에 따라 끝없는 파생이 가능하다. 누가 먹을 음식인가에 따라서도 음식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구중궁궐의 임금님께 바치는 음식과 감옥의 죄수에게 던져주는 음식이 같을 수는 없다. 특수한 상황에 맞게 변형시킨 음식도 부지기수이다. 전쟁터라는 극한 상황에서 병사들을 먹이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 낸 다양한 음식은 그 좋은 예이다. 󰡔전쟁터에서 건진 별미들󰡕은 바로 이런 음식들 중에서 전쟁과 관련하여 새롭게 등장한 갖가지 음식을 실증적이고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것도 전쟁과 관련이 있는 음식이었단 말인가”라고 놀랄 만한 것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건빵이나 부대찌개가 그나마 어렵지 않게 전쟁과의 관련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음식이라면, 카레라이스나 팝콘 내지는 과메기 같은 음식은 전쟁과의 연관성을 어림하기조차 힘들다. 이렇듯, 전쟁을 위해 발명하거나 변형시킨 음식이었다가 전쟁 후에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널리 퍼진 음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책은 그 가운데 52개를 골라 해당 전쟁의 역사를 배경으로 삼아 생생하게 설명한다. 동서양의 음식을 폭넓게 다루면서도 한국 음식을 더 많이 소개하므로, 읽자마자 우리네 피부에 생생하게 와 닿는다. 우리네 한국인이 근・현대의 파고를 넘으며 경험한 살아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가 경험한 역사는 근대화와 서구화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입장과 견해의 차이를 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문, 종교체제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적 삶의 방식에서도 자연스럽게 서구적인 가치를 내면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가진 우리들에게 서구의 사상체계를 올바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학문적 노력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인 남경희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서구정신의 원형을 찾아 나섰고 이 책은 바로 그와 같은 지적 작업의 훌륭한 성과물에 해당한다. 저자는 고대 희랍어와 정신 보편주의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하여 철학적 사유의 궁극적 대상인 진리개념, 그리고 이를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학문방법론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희랍의 생사관이기도 한 프시케 이론을 통해 삶과 죽음의 근본적 문제와 관련된 윤리적 물음을 던짐으로써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마치 철학자가 된 것 같은 묵직한 사색의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평생 한 길을 걸어온 원로 철학자로서의 학문적 깊이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구적 사고의 원형이 갖는 역사문화사적 의미를 거듭 일깨워주고 있다. 부피는 작지만 울림은 큰 책이다.
우리들 중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단일 민족으로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 붙박이로 살아온 듯이 믿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그 처음부터 끊임없이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터를 정하고 또한 서로 섞여서 여러 인종과 민족과 종족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이주라는 단어가 최근에 와서 정치와 경제와 사회 영역에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게 되었지만 기실 그것은 인류의 역사를 말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실이자 문화적인 단어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신을 전인류의 역사와 미래의 맥락에서 성찰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제1부는 인간의 출현에서 시작하여 근대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인류의 다양한 지역적 이동과 역사적 사건들을 히브리인, 로마와 유라시아 민족 및 게르만의 대이동, 이슬람의 확장, 실크로드, 바이킹, 몽골제국 등을 통하여 접하며, 신대륙의 발견 이후 국민국가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탐험과 정복의 시대에는 해양이주와 더불어 흑인노예와 같은 비인간적 강제이주 역사의 출현과 아메리칸 드림과 제국주의의 팽창으로 더욱 대규모 급진적인 이민과 이주의 진행을 살핀다. 제2부는 현대에 일어나는 국제 이주의 흐름을 정치적 폭력과 긴장의 맥락과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가장 최근에는 난민이라는 새로운 집단이 국제적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바로 우리민족의 분산과 이주 그리고 인력 송출의 뼈아픈 역사를 만난다. 저자는 이제 우리는 이주와 이민을 다양한 문화적 교류와 융합의 맥락에서 수용하고 함께 살기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경영학에서 종종 등장하는 흥미로운 개념 중 코피티션(coopetition)이라는 것이 있다.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이 결합된 용어로, 협력이나 경쟁 어느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업조직 간 복합적 관계를 의미한다. 시기에 따라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사안에 따라 어떤 사항은 협력하고 어떤 사항은 경쟁하는, 이른바 협력적 경쟁의 역설적 전략 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영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프레너미(friend+enemy)는 이러한 접근의 국제관계용 버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이해관계의 막대한 영향 하에 있다. 특히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지점에서, 긍정적으로는 전략적 위치, 부정적으로는 애매한 자리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가 갖는 인식은 매우 정태적이고, 단조롭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프레너미로서 미국과 중국의 역설적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관계의 이면에 놓인 양국의 실제 상황과 복잡한 셈법 등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피티션과 프레너미 개념은 공통적으로, 이러한 역설적이고 복합적인 관계성을 형성하고 관리하는 양 주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관계성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절실한 이해관계자 즉, 우리나라와 같은 대상에 대해서는 별다른 구체적 시사점을 제시하지 못해 왔다. 책은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실질적이다. 양국의 프레너미 관계가 ‘강 건너 불구경’이슈가 아닌, 우리 이해관계 실현의 최대치와 최소치 사이를 결정짓는 바, 우리 인식과 대응의 최적안에 대해 답하고자 노력한다. 여느 전문서적 못지않은 깊이와 여느 프로그램 못지않은 생생함이 있는 대담집이다.
“과학이 시인의 마음을 갖는다면, 다시 말해 과학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혀 과학기술이 인간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전작 『뉴턴의 무정한 세계』에서 이 땅에서 우리의 시각으로 ‘과학하기’가 무엇인지 보여준 저자가 신작에서 한 말이다. 우리가 과학의 클래식이라고 일컫는 저작들, 예컨대 『총, 균, 쇠』, 『이기적 유전자』, 『코스모스』를 끝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독자들이 완독에 실패한 이유가 있다. 어렵다. 책과 독자 사이에 중개자가 필요한 책들이 있다. 저자는 독자와 좋은 과학책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책 『과학을 읽다』를 구상했을 것이다. 수학자 출신의 인문학자인 저자는 과학책들을 인문학의 시선으로 들려주며 과학적 통찰에 이르게 하는 길을 안내한다. 더불어 과학적 ‘사실’에 기초한 올바른 ‘가치판단’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과학이 지식으로서 가치가 있으려면 삶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쳐야 함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과학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과학의 윤리적‧철학적 성찰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과학에서 통찰을 얻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과 철학을 폭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은 역사와 철학의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우주, 인간, 뇌의 세계로 점차 확장해가는 방식을 취한다. 뉴턴, 갈릴레오, 다윈, 재레드 다이아몬드, 칼 세이건,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프랜시스 크릭 같은 과학자들의 대표 저서는 물론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비트겐슈타인 같은 철학자와 조지 오웰, 프리모 레비 등의 작품까지 두루 소개한다.
2020년이면 제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선두그룹이 65세에 진입한다. 운 좋게 정년연장 수혜를 받아도 65세면 사실상 근로현장에서의 은퇴가 불가피하다. 이들 인구가 2030년까지 1,000만을 웃돈다. 거대인구의 대량은퇴인 셈이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단기·주변부 일자리에서 서성거리겠지만 근로품질·소득수준은 하향조정이 불 보듯 뻔하다. 강제퇴장은 근로소득 단절로 끝나지 않는다. 부모봉양·자녀양육이 여전해 소득확보의 스트레스는 물론,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끝에 질병·고립의 이중함정마저 산재한다. 정도차이는 있을지언정 선배세대도 이런 노후를 기대하진 않았을 터다. 지금의 중년보단 낫다지만 노년의 삶이 어둡고 아프며 외로운 건 마찬가지다. 때문에 항간을 떠도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소외·무시·질타의 세대 간 대결구도는 옳지 않다. 시급한 건 이해·배려·격려다. 책은 노인이 된 부모를 이해하는데 제격이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전문가답게 노인의 맘과 몸, 그리고 상황을 경험적으로 풀어냈다. 노인이 된 부모에게서 발견되는 문제행동 및 그 대처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쉽게 읽히지만 쉽게 끄덕일 수 없는 주제를 담담하게 그려낸 이 책은 전대미문의 ‘늙음’에 봉착한 한국사회의 불편하되 엄연한 현실적 자화상이다. 특히 고령국가의 유력한 사회문제가 치매대응이란 점에서 이를 다룬 파트는 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노인이, 부모가 달라졌다고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내일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게 옳다. 그들이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낯설지만 감내할 일이다. 우리가 노년의 삶을 이해하는 건 곧 늙어갈 당사자성의 현역세대답게 고령사회를 이해하는 최소한의 자세인 까닭에서다.
‘어린이책’범주 그림책(요즘은 그림책이 모든 연령층이 향유할 수 있는 예술로 규정되는 경향이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작고 약한 것들을 이야기한다는 점일 것이다. 멧돼지는, 인간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몸집과 엄니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서식지가 파괴되니 도시로 내몰리고, 지레 겁먹은 인간들이 총을 들고 쫓으니 공포에 질려 도망 다녀야 하는 멧돼지들. 이 시대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으로 구현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멧돼지를, 단순히 안타까운 시선이나 자연보호 구호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그려낸 독특한 그림책이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그림책에는 그다지 흔치 않은 아이러니를 구사하는 이 책은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는 방법은 바로 인간 한복판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쫓겨난 멧돼지들은 히치하이크를 하고,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지고, 뷔페식당을 기웃거린다. 여기까지는 불쌍한 도망자 신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압권은 그 이후. 그들은 수많은 스마트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경찰 ‘녀석’들을 그 ‘지능’을 시험해가면서 따돌린 뒤 마침내 ‘조용하고 살기 좋은’ 새 거주지를 발견한다. 그 안의 인간들은 굴삭기에 쫓긴 멧돼지보다 더 황망하게 달아난다! 고층아파트에 자리 잡은 멧돼지 가족이라는 이 통쾌한 결말이 마음에 안 드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런 독자들에게는 멧돼지들의 새 보금자리를 찾아 주기를 권할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는 이미 우리 삶에 들어와 있다. 로봇이 인간을 위협하게 될 것인가부터 일자리나 지식, 윤리적 측면에서 다양한 질문들이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람다움’에 대한 질문이 회자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간이 로봇에게 가르쳐야 할 ‘사람다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작가는 약자를 도우려는 마음, 이웃을 향한 배려, 다 함께 살려는 따뜻한 마음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이루에게 로봇을 연구하는 외삼촌이 사람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신형 로봇 앤디를 선물한다. 이루가 이 로봇과 학교를 함께 다니면서 태오라는 아이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겪는 갈등과 모험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과 거짓말, 자본의 논리에 함몰된 인간의 모습, 그 속에서 인간과 로봇의 소통과 우정을 통해 미래 사회에 우리 인간이 로봇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한 인문학자는 로봇과 인간을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으로 지적 호기심을 이야기했다. 모든 문명의 발전은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책을 읽는 행위도 어찌 보면 호기심의 한 표현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희망이 있다. AI가 인간과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전제는 로봇에게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로봇은 호기심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과는 달리 인간이 입력한 알고리즘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로봇들이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알고리즘을 마련해야 한다. 로봇을 친구로 두기 위해 우리 인간이 로봇에게 가르쳐야 할 알고리즘, 그 중에서도 ‘사람다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동화이다.


원문 참고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http://www.kpipa.or.kr/info/recommBook.do?board_id=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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