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2022 서울국제도서전

2022 서울국제도서전, 팬데믹에서 반걸음나아가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 재작년 연기와 축소를 거듭해 왔던 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 61일 개막해 5일 동안 많은 응원과 관심에 힘입어 정상 개최됐다. 올해는 콜롬비아를 주빈국으로 국내 177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소규모로 열린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참여해 국내 최대 책 축제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후원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 A홀에서 한 걸음의 절반인 '반걸음(One Small Step)‘을 주제로 열렸다.


도서전에서 이뤄진 작가와 독자의 만남


홀 곳곳에서는 주제, 기획, 특별 3가지 전시가 5일간 방문자들을 맞이했다.

주제전시는 2022 서울국제도서전 주제인 반걸음(One Small Step)’을 담아 큐레이션 된 책과 반걸음의 가치관을 함께 공유하는 브랜드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섯 영역으로 나누고 또 세분해서 나눠진 주제는 한 영역마다 다채로운 구성과 책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기획전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BBDK) 전시'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선정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30종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특별전시 책 이후의 책(Book in the post-media age)’도 다섯 부문으로 나눠 종이라는 물질과 코덱스라는 형태로부터 책을 분리시킨 디지털 기술이 책을 읽는 공간, 책을 쓰는 저자,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인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되돌아보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나아가 아직 오지 않은 책을 기다리며 디지털 기술과 책의 공존이 만들어낼 미래에 관해 함께 상상해볼 수 있었다.

현장을 찾은 지난 3일에도 사람들이 각 부스에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에 뜨거운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3일에는 책만남홀1에서 독자들과 세계적인 비평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콜롬비아 작가 4인을 초청해 그들의 작품과 해외에서의 경험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국경 없는 세계: 콜롬비아 현대문학'이 진행됐다.


이후 최재천 작가 북토크 '알면 사랑한다'를 진행하며 책 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다와 연관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이야기했다.

"저 전갈이 전갈 무섭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에게 전갈은 어미가 새끼를 업어 다니며 키운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전갈에 대해 알아보더니 나중에는 무섭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알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최재천 작가는 독자들에게 동물을 통해 인간을 성찰하는 강연을 하고 사인회까지 진행했다.


다음 순서로 김복희, 서이제, 임솔아 작가들과 '동물이라는 존재와 새 인간의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시와 문학, 작가 그리고 종이 책의 미래' 디지털북 세미나로 마무리됐다.


책만남홀2에서 김영철 작가와 '코미디언 김영철의 울다가 웃었다북 토크', 이동은 교수와 '스토리 유니버스 시대 K-스토리의 미래',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FDSC)'그 책, 제가 디자인한 건데요.'를 진행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정순천 작가, 양혜원 작가, 유지향 작가와 저자 강연회를 열어 작가와 독자가 만나 작품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궁금증을 해소하고, 작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책마당에서 '지속가능하게 반걸음 앞서 살기' 세미나, 은희경 작가의 주제 강연, 디지털북 세미나, SF 강연이 순서대로 구성됐다.

은희경 작가의 주제 강연 '문학으로 사람을 읽다'에서는 장미의 이름은 장미소설에 대해 소통했다.

은희경 작가는 타인에 관해 말하며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 수밖에 없고, 그러길 바랍니다. 타인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원하게 되는 거죠. 타인은 본인과 달라요. 싸울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나무보단 숲을 보듯이 서로 같은 곳을 보며 나아가면 됩니다. 한 걸음도 버겁다면 반걸음씩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타인과 함께 공생해야 함을 전하고, 소설을 중심으로 낯선 조건에서 타인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에 대해 강연했다.

이외에도 부스마다 저자 사인회 등을 열어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으며, 책만남홀1~2와 책마당 구역 외에도 여러 부스들이 홀을 꾸몄다.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


배달의 민족 부스가 쓰여지지 않은 책을 전시합니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20가지 키워드 중 선택해 자신의 이야기를 적으면 책의 한 페이지로 만들어 작가가 될 수 있는 부스다. 한쪽에 마련된 책상에서 글을 적는 예비 작가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민음사는 도서를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이목을 끌었으며, 문학동네 부스에서는 여러 도서와 이벤트뿐만 아니라 문동이의 금쪽상담소라는 심리테스트를 통한 책 추천을 진행했다. 16가지로 나눠진 다양한 금쪽이 유형 중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해당하는 심리 상태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한다. 짧은 책 소개글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도서전 부스 사이에는 문학자판기가 놓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구일도서의 문학자판기로 따뜻한 감성을 담은 문학작품을 짧은 글과 긴 글 중 골라서 인쇄할 수 있었다.

옆에는 마음산책의 문학자판기에서 문학작품 종류와 별자리 운세를 골라 글 조각을 출력할 수 있었다. 인쇄된 글들을 읽으니 행복감을 주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오디오 라운지에서 직접 오디오북을 만드는 체험이 마련돼있어 3가지의 오디오북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마다 참여자들이 자리를 꽉 채웠다.

책마을 독립출판·아트북 구역에서는 다양한 아트북과 독립출판사의 도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문학 작품들을 보면 발길을 붙들게 되고, 운영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움츠렸던 서울국제도서전이 올해는 반걸음 나아간 데 이어 독자와 저자, 출판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축제인 만큼 내년에는 한 걸음 더 전진해 더 다양한 이야기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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