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교도서관 이야기] 독서동아리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학교도서관 이야기

독서동아리 ‘책 읽어주는 언니 오빠’


저학년 때는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독서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1, 2학년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책읽기의 경험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 1, 2학년 독서 수업 시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새로운 그림책을 읽어주고 만들기와 같은 독후활동을 했었다.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게 되니 1, 2학년 모든 아이가 일 년을 마칠 때쯤엔 수업 시간에만 읽은 책이 기본 스물다섯 권 이상씩은 되었다. 범교과 학습 주제, 계기 교육 주제, 교육과정 연계 등 다양한 주제로 말이다. 앞에 읽었던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거나 책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을 이야기하면 수업을 준비한 나보다 세세하게 기억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함께 읽고, 함께 책의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주인공이 되어 생각해보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이 아이들의 머리나 마음속으로 스며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수업 시간에 읽었던 책은 재미있었다는 경험 때문인지 수업이 끝나면 수업 시간에 읽어주었던 책들을 찾는 아이들도 훨씬 많아졌다. 이것이 함께읽기, 책 읽어주기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올해 더 큰 학교로 이동하면서 1, 2학년 전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궁리하다가 독서동아리 아이들과 함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책 읽는 언니 오빠’를 시작하게 되었다. 1, 2학년만 스물한 반이 되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책을 읽거나 당번을 정해서 각 반으로 들어가 책을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책 읽어주는 영상을 만들어 1, 2학년 각 반에 제공하기로 했다.


활동1. 책 읽어주는 영상 맛보기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책을 어떻게 읽는지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림책 읽어주는 영상을 통해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책을 읽을 때의 목소리 톤과 억양, 속도, 띄어 읽기를 유심히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활동2. 그림책 선정
우선 도서관에 있는 다양한 그림책 중 본인이 읽었을 때 재미있는 책을 3권씩 골라오도록 했다. 그 후 조별(3~4명)로 앉아 친구들이 골라온 책을 나눠 읽었다. 서로 자기가 책을 고른 이유를 말하며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 조별로 토의를 통해 한 권을 선정했고, 전체 독서동아리 친구 앞에서 조별로 한 명씩 선정된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선정된 책은 『꽁꽁꽁』(책읽는곰)이었다.


활동3. 등장인물 파악하여 역할 정하기
『꽁꽁꽁』은 차가운 냉장고 속의 따뜻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호야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지켜주기 위한 냉장고 안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독서동아리 친구들 모두 책읽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다양한 목소리와 함께 말이다. 역할은 그림책을 다 같이 읽어가며 희망자를 받아 정하기로 하였다. 각자 하고 싶은 역할이 겹쳐서 역할 나누기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의견이 많이 갈리지 않고 인기 있는 역할은 가위바위보로 평화롭게 결정할 수 있었다.


활동4. 그림책읽기 리허설과 녹음
아이들이 국어책 읽기처럼 딱딱하게 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허설 한 번에 걱정이 싹 사라졌다. 아이들은 효과음까지 놓치지 않고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내었다. 책의 내용과 서로의 대사에 집중하면서 중간중간 웃음을 참지 못할 만큼 재미있었다. 전체 책 읽는 목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했더니 중간중간 책 넘기는 소리, 책상에서 움직이는 소리 등 소음이 들어가서 페이지별로 녹음을 했다. 페이지별로 녹음하니 소음도 줄일 수 있고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녹음해야 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녹음은 영상 만들기 앱 ‘VLLO’에서 페이지별로 바로바로 녹음하여 추가하였다.


활동5. 그림책읽기 영상 만들기
영상은 VLLO 앱을 사용해 만들었다. 그림책 스캔 파일을 먼저 넣고 페이지에 맞게 음성파일을 하나씩 추가하고 각 페이지에 필요한 강조 메시지, 효과음, 자막 등을 준비해서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영상에 필요한 메시지를 독서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콘티를 미리 만들어보았다. 미리 구상을 해놓은 덕분에 영상 만드는 시간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책 읽는 언니 오빠’ 영상은 1, 2학년 학생들의 반에 6월 말에 제공할 예정이다. 아직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주지 않아서 1, 2학년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다. 독서동아리 아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 이 영상 때문에 1, 2학년 아이들이 책읽기가 재미있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2/07/01/2022070109003914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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