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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말, 사람이 먼저다
매체명 : 광주일보
보도일 : 2018.09.07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정말,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Social Overhead Capital) 투자 정책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핵심은 ‘생활 SOC’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즉 4대강 사업과 같은 대형 토목 공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지역 밀착형 생활 부문에 다양한 사업을 통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2019년도에 국비 8조7천억 원과 지방 자치 단체 매칭 예산을 합치면 12조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10분 내 체육 시설’ 등 편의 시설 확충에 1조6000억 원, 노후 공공 임대 주택 시설 개선과 같은 생활 안전 인프라 확충에 2조3000억 원, 취약 지역 도시 재생 사업에 1조5000억 원이 투입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역 밀착형 생활 SOC’ 개념은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기존의 도로, 철도, 건설 등 개발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 체육 센터, 박물관, 도서관, 어린이집, 공공 의료 기관 신설, 전통 시장 등 실제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문화 시설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사람들이 정책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자신들의 일상적 삶의 과정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맞닿아 있다. 단순히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단한 변화나 발전은 더 이상 개인이 자신의 삶의 변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활 SOC는 그러한 구체적인 삶의 과정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공간과 시설 등을 통한 정책의 개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용을 할 것이다.
지난 9월4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 마을’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동안 우리는 대규모 SOC 위주의 정책을 펼쳐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 기반 시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는 공공 투자도 지역 밀착형 SOC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생활 SOC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지역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구산동 도서관 마을에 대해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 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번 ‘지역 밀착형 생활 SOC’ 정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도로나 철도 건설에서 생활 편의 시설로의 사업 방향이 전환되었다는 점만 강조하게 되면, 결국에는 같은 비슷한 ‘건설’ 사업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번 정책과 예산이 정말 지역에 대한 투자가 되려면 정말 지역에서 생활 편의 시설 등이 어떻게 기능하고 운영되는지를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금 많은 지역에서 절대적 공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공간들이 예산 부족과 운영 관리 등의 문제로 인해 많은 생활 문화 시설이 개점 휴업인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런 문제가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업은 단기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여타의 사업과 크게 구별되지 않을 것이 뻔하고 인구 절벽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 앞에서 향후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결국 사람이다. 실제로 지역 사회에서 현장을 누비면서 활동할 수 있는 민관의 활동가가 얼마나 많은가의 문제이며, 공간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주체들이 얼마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 지점에서 정부가 ‘생활 SOC’ 사업의 중요한 방향을 설정해 두지 않으면 지역과 동떨어진 형태로 남아 소수 정치인의 업적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지금 지역에는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부족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작은 동네 기반의 지역 사회 활동에 등장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책을 썼다. 사람이 중요하다. 이제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사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진짜 실생활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을 얼마나 발굴할 수 있느냐에 다라 국가의 미래뿐만 아니라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문재인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Social Overhead Capital) 투자 정책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핵심은 ‘생활 SOC’ 개념이다. 지금까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즉 4대강 사업과 같은 대형 토목 공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지역 밀착형 생활 부문에 다양한 사업을 통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2019년도에 국비 8조7천억 원과 지방 자치 단체 매칭 예산을 합치면 12조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10분 내 체육 시설’ 등 편의 시설 확충에 1조6000억 원, 노후 공공 임대 주택 시설 개선과 같은 생활 안전 인프라 확충에 2조3000억 원, 취약 지역 도시 재생 사업에 1조5000억 원이 투입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역 밀착형 생활 SOC’ 개념은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기존의 도로, 철도, 건설 등 개발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 체육 센터, 박물관, 도서관, 어린이집, 공공 의료 기관 신설, 전통 시장 등 실제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문화 시설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사람들이 정책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자신들의 일상적 삶의 과정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맞닿아 있다. 단순히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단한 변화나 발전은 더 이상 개인이 자신의 삶의 변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활 SOC는 그러한 구체적인 삶의 과정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공간과 시설 등을 통한 정책의 개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용을 할 것이다.
지난 9월4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 마을’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동안 우리는 대규모 SOC 위주의 정책을 펼쳐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 기반 시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는 공공 투자도 지역 밀착형 SOC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생활 SOC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며 지역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구산동 도서관 마을에 대해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 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번 ‘지역 밀착형 생활 SOC’ 정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도로나 철도 건설에서 생활 편의 시설로의 사업 방향이 전환되었다는 점만 강조하게 되면, 결국에는 같은 비슷한 ‘건설’ 사업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번 정책과 예산이 정말 지역에 대한 투자가 되려면 정말 지역에서 생활 편의 시설 등이 어떻게 기능하고 운영되는지를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금 많은 지역에서 절대적 공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공간들이 예산 부족과 운영 관리 등의 문제로 인해 많은 생활 문화 시설이 개점 휴업인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런 문제가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업은 단기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여타의 사업과 크게 구별되지 않을 것이 뻔하고 인구 절벽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 앞에서 향후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결국 사람이다. 실제로 지역 사회에서 현장을 누비면서 활동할 수 있는 민관의 활동가가 얼마나 많은가의 문제이며, 공간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주체들이 얼마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 지점에서 정부가 ‘생활 SOC’ 사업의 중요한 방향을 설정해 두지 않으면 지역과 동떨어진 형태로 남아 소수 정치인의 업적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지금 지역에는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부족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작은 동네 기반의 지역 사회 활동에 등장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책을 썼다. 사람이 중요하다. 이제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사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진짜 실생활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을 얼마나 발굴할 수 있느냐에 다라 국가의 미래뿐만 아니라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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