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도서관 자리잡기

매체명 : 국제신문 보도일 : 2018.10.01
링크주소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181002.22026000405
[도청도설] 도서관 자리잡기

요즘 인터넷에서는 대학 및 공공도서관 좌석 이용을 둘러싼 ‘민폐 논란’에 관한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핵심은 특정인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공부할 여건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따져보자는 취지다. 민폐로 거론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늦게 도서관에 오는 지인을 위해 자리를 대신 잡아주는 행위였다. 장시간 이용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전용석인 듯 책과 짐을 가득 쌓아놓아 다른 사람의 이용을 방해하는 것도 지탄 대상이 됐다.

더 큰 공분을 불러 일으킨 것은 오랜 시간 자리를 독점하거나 복수의 좌석을 확보한 사람들이 내세우는 항변이다. 이들은 ‘이전부터 이 자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 가급적 다른 곳을 이용해달라’ ‘여기 있는 책과 개인물품을 함부로 치우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식의 문구를 버젓이 책상에 붙여 놓고 있다. 대부분의 도서관 좌석이 열람증이나 신분증만 있으면 선착순으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임이 분명하다.

이런 현상은 도서관 이용객에 비해 자리가 한정되면서 발생하는 일. 그러다 보니 때로는 좌석 독점 등이 특정인의 유별난 행동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열람증 위조와 같은 부정 사례가 발생해도 오죽했으면 그랬을까라는 동정심으로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 경고 처분이나 일정 기간 도서관 이용정지 조치 등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법원이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수원지법은 친구의 자리를 대신 맡아주려 타인의 열람증을 무단으로 사용한 대학생 두 명에 대해 각각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서관 출입카드 인식기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에 따라 전산체계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이는 결국 대학의 업무 방해로 이어졌다고 유죄 인정 이유를 밝혔다.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려고 한 행동일 뿐인데 법원이 유죄판결까지 내린 것은 지나친 처벌이 아니냐는 항변을 할 법도 하다. 그러나 특정인의 욕심 때문에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본다면 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서 나온 공공의식 실종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는 틀린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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