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도서관에 대한 장대한 마스터피스

매체명 : 매일경제 보도일 :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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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662961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도서관에 대한 장대한 마스터피스

앤디 워홀은 뉴욕 공립 미술관에서 예술가의 꿈을 키웠다. “난 영화 학교 갈 돈이 없어 도서관에서 배웠어요. 왜 학교 안 갔냐고요? 애 키우고 가난하고 실업자여서요.”(도서관 이용객) “여긴 뭔가 만들어내고 생각해내는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앤디 워홀은 우리 걸 많이 훔쳤어요.”(본관 미술품 컬렉션 담당자) 상업 영화가 아닌 다큐로서, 그것도 206분의 러닝타임 동안 일체의 인터뷰나 내레이션 없이, 일거수일투족을 묵묵히 비추는 기법으로 관객을 사로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의 열정을 보여준 ‘라 당스’, 영국 내셔널 갤러리 다큐 ‘내셔널 갤러리’에 이어 명품 다큐 제작진 프레드릭 와이즈먼 사단이 뉴욕의 심장부, 뉴욕 공립 미술관(NYPL: New York Public Library)을 해부해냈다.

관객은 마치 뉴욕 거리를 걸으며 거대한 도서관을 산책하듯, 영화 속에 잠긴다.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 26분에 달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에게 예술이 꿈틀거리고 철학이 살아 숨쉬는 세계 5대 도서관, 뉴욕 공립 도서관의 해부도를 보여주며 긴 시간의 대가를 보상해준다. 1915년에 개관한 뉴욕 공립도서관 92개 분점을 12주 동안 기록한 와이즈먼 사단은 자신들이 쌓아온 40년간의 호흡을 오롯이 들려준다. ‘섹스 앤 더 시티’와 ‘투모로우’ 촬영지로도 유명한 잔디밭과, 도서관 계단 앞 사자상으로 상징되는 뉴욕공립도서관.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집, 제퍼슨의 독립선언문 자필 원고 등 희귀본을 포함해 서적과 미술품 등 총 5300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뉴욕의 모든 예술가가 100년 이상 이용해왔다.

영화 속에서 시 담당자들과 도서관 책임자들은 책 대출뿐 아니라 노숙자들을 어떻게 보듬어 안을지, 저소득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장애인들의 주택 행정 문제를 어떻게 교육할지 노력한다.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엔 안가도 동네 도서관 센터에는 가는 사람들, 중국인 고령 이민자들을 위한 맞춤 컴퓨터 교육, 70년 전 사진을 대출받아 영감을 얻는 아티스트. 그래서 감독 프레드릭 와이즈먼의 말대로 ‘뉴욕 라이브러리’는 도서관 사람들이 모인 모자이크 같은 영화다.

감독은 시 공무원들의 회의, 작은 토론회, 강연 장면, 사서 프로그램 등 평범한 시민들이 머무는 공간을 스스로 드러나게 하면서 평범한 모든 계급, 인종, 민족이 도서관을 통해 연결돼 있음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3150명 스태프의 메일을 통해 도서관이 그저 책 보관소가 아닌 미래를 꿈꾸고 영혼을 살찌우는 곳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을 거창하게 장식하거나 치켜세우는 대신, 중립적이고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카메라가 오히려 여운을 남긴다. 도서관이 어떻게 시민들로 하여금 철학을 탐구하게 하고, 지적 열망을 충족시키는지를, 그들이 한 도시의 인문과 문화를 떠받치고 그것을 향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는지를 볼 수 있는 영화다.

로봇 사서가 등장하고 미래엔 종이 도서관이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등장하는 요즘,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이용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보여주며 사람들 가까이에 왜 공립도서관이 있어야 하는지를 맹렬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없이 부러워짐은 어쩔 수가 없다. 관람 전, 화장실은 꼭 다녀오고, 식사도 마칠 것.

/ 글 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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