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만 잘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을이 다 같이 잘 살아야지요.” 정경미 흥덕마을 작은도서관 연합회 대표는 ‘흥덕마을 책 잔치 행사’를 하고 느끼는 보람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용인시 기흥구에 자리 잡은 흥덕마을에는 특별한 마을 행사가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바로 ‘흥덕마을 책 잔치’다. 단지별 아파트 작은도서관 연합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정 대표는 이 행사를 제안해 활성화한 장본인이다. 그가 이 마을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어린아이들에게 문화행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정 대표는 “흥덕마을에 입주해 살아보니 어린 유아들이 많았다”며 “당시는 흥덕도서관도 없고 문화생활을 하려면 수원이나 성남 분당으로 넘어가야 해 마을 안에서 뭔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단지별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에게 행사에 대한 제안을 했지만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모든 분이 행사에 대해 반기지는 않았다”며 “단지별 작은도서관 운영도 제대로 하기가 어려워 행사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2년 제1회 흥덕마을 책 잔치가 열렸다. 그렇게 4회까지 행사를 이어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축제를 이어갈지 고민을 했다. 정 대표는 “4회째까지는 ‘내년에 축제를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이야기가 도서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던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책 잔치 행사가 2016년 용인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선정되면서 지원금을 받게 되자 행사는 크게 성장하게 됐다. 행사를 위한 천막, 테이블 등 장비들을 도서관 자원봉사자분들이 설치하기가 어려웠는데 지원금으로 이같은 장비들을 쉽게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2016년 지원금을 받게되면서 행사가 커지다보니 많은 분들이 참여했고 다녀간 후 축제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책 잔치 행사는 지난 15일에 열렸으며 도서관 책분류 방법인 십진분류표를 컨셉으로 부스를 만들어 관련 활동을 전개했다. 예를 들어 십진분류표상 철학이 주제면 그에 해당하는 단지 작은도서관이 철학 관련 대표 책을 선정해 그에 맞는 행사를 하는 식이다. ‘흥덕마을 책 잔치’는 벌써 4년 연속 용인시 마을 공동체 사업에 선정돼 용인을 대표하는 마을 공동체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축제가 잘 이어지리라는 믿음을 내비쳤다. 그는 “책 잔치가 커가면서 사람들도 성장한 거 같다”며 ”이 행사가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행사로 커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