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퐁낭작은작은도서관

2023.10.24

더울 때, 지칠 때 쉬어가는 쉼팡이자 ‘도심 속 오아시스’

퐁낭작은작은도서관


‘서귀포의 강남’이라고 하는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퐁낭작은도서관(관장 김영숙).


제주지역 마을 어귀마다 오래된 팽나무(폭낭)가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듯 동홍동 사람들이 오가면서 편하게 들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 바로 이곳, 퐁낭작은도서관이다.

팽나무의 제주어인 ‘폭낭’을 소리나는대로 써서 ‘퐁낭’이라는 이름 붙여진 퐁낭작은도서관은 2016년 동홍동과 지역 주민 등이 힘을 모아 조성한 공립도서관이다.

개관 당시에는 어린이도서연구회 서귀포지회가 위탁 운영을 하다가 지난 2018년부터는 책을 통한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하룻강아지어린이철학연구회가 운영을 맡았다.

폭낭작은도서관에서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제주도교육청 마을키움터, 제주작은도서관협회 독서문화학교,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역 거점 조성사업 디딤돌, 제주문화중개소 동호회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밀집돼 있어 어린이 뿐만 아니라 학생, 어른 구분없이 누구나 찾는 ‘도심 속 쉼터’가 됐다.


과밀학교의 문제 해결사 ‘방과후도서관’ 역할 톡톡


사실 퐁낭작은도서관 맞은편에는 2003년부터 진행된 국내 최초의 어린이 전문 도서관 건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4년에 개관한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이 있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일주동로를 건너가야 하기 때문에 퐁낭작은도서관이 동홍동 주민들의 생활 속 밀착형 도서관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귀포의 강남’, ‘서귀포의 대치동’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동홍동의 초등학교, 동홍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1,000명을 넘는 과밀학교다.


그런 이유로 학생들의 정규수업 이후 이뤄지는 방과후학교는 이 많은 학생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퐁낭작은도서관은 학교 방과후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을방과후’를 담당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지원 사업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처럼 예술강사들이 출동해 아이들의 예술교육은 물론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한 지 2년 넘었다. 사교육 방지 차원에서 맞벌이 부부 등을 대신해 어린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놀이터’다.

방과후도서관에서는 글쓰기교실과 바둑교실, 그림그리기, 만들기 수업 등이 이뤄지고 있는데 하나같이 만족도가 높다.


중학생들도 학원 끝나고 집에 가기 전, 혹은 학원 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때로는 인터넷 소설 등을 읽으며 쉼터로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시(詩) 쓰는 도서관… 제주작가·제주생태 도서 ‘우선 구매’


특히 퐁낭작은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들 중에는 글쓰기나 시(詩)창작교실 등 문학과 관련된 것들이 두드러진다.


올해도 도내 시인들을 초청해 잇따라 시 낭독회와 북콘서트를 열었다.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하룻강아지어린이철학연구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 대부분이 시인이거나 소설가, 독서논술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프로그램 구성에 그대로 녹아나고 있는 부분이다.


퐁낭작은도서관은 신간도서를 구입할 때는 제주 작가들의 책에 우선 순위를 둔다. 그리고 제주 생태를 다룬 도서구입에도 적극적이다.


제주 문학도 제주도의 생태라는 철학 때문이다. 마을 어귀마다 자리잡고 있는 ‘퐁낭’처럼 마을을 이루는 사람들의 쉼터이길 희망하는 ‘퐁낭’처럼 그 이름에 걸맞는 생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퐁낭작은도서관에는 2013년 제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자인 현택훈 시인도 있다.


현 시인은 하룻강아지어린이철학연구회가 퐁낭작은도서관 운영을 시작하면서 사서를 맡고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시를 쓰고 함께 읽으며 추억 공유


퐁낭작은도서관은 2019년부터 매해 문집을 만들고 있다. 시(詩) 프로그램이 많은 도서관답게 문집에도 그 특징이 반영됐다. 시 창작 수업에 참여했던 수강생들의 작품집이 ‘서귀포에서 헤엄치기’라는 이름으로 매해 권수를 더하고 있다.


‘서귀포에서 헤엄치기’는 퐁낭작은도서관이 운영하는 시(詩)창작교실 수강생들의 작품을 한 데 묶은 작품집이다. 어린이들이 서귀포에서 경험한 시적인 순간들이 기록돼있다.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웠을 때도 비대면으로 원고를 모았다.


문집이 처음 발간되던 해는 어린이시집 ‘새싹들은 슬프다’로 제작됐다가 2020년 퐁낭작은도서관 상주작가였던 김신숙 시인이 ‘서귀포에서 헤엄치기’라는 시 창작교실을 진행하고 수업의 결과물이자 수강생들의 작품들을 모아 3년째 그 이름 그대로 문집을 발간했다.

따뜻한 서귀포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시를 쓰고, 함께 읽는 그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김 시인이 제안하고 직접 발 벗고 나섰던 일이다.


재기발랄한 생각, 돌발적으로 돌출되는 은유 등 즐거운 일상에서 펼쳐지는 어린이시인들의 작품집은 ‘서귀포에서 헤엄치기 Ⅲ’으로 올해 또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퐁낭작은작은도서관

유형 공립 직영외 위탁 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14:00~20:00, 토 10:00~18:00,  휴관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홍중앙로 56, (동홍동)


/출처 : 제주매일

http://www.jejumaeil.net/news/articleView.html?idxno=321090

/추가 내용 및 사진 출처 : 제주매일, 추가 사진 출처 : 문학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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