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서대문구립도서관 6월 사서추천도서

사계절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22.06.27 등록일 : 2022.06.27

서대문구립도서관

사계절

서대문구립도서관에서는 매월 주제를 정해 도서를 추천합니다. 6월 주제인 '사계절' 관련 사서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유아, 어린이, 일반 3가지로 나뉘어 2권씩 추천하였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시고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아 추천도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꽃과 잎이 그려 낸 사계절 이야기


헬렌 아폰시리 지음,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19년

자연으로 자연을 이야기하다

꽃과 잎을 누르고 말린 것을 압화, 우리말로는 꽃누르미라고 합니다. 식물 표본을 만들기 위해 썼던 방법이 일러스트레이션과 만나서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지요. 이미 국내에서도 압화로 작품 세계를 펼치는 작가들이 여럿 있지만, 이 책《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작가 헬렌 아폰시리는 말린 꽃으로 완전히 새로운 형태와 패턴을 창조해 냈습니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방식의 작업을 해온 작가는, 재료 준비와 작품 구상, 내용 구성 등 오롯이 2년여의 시간이 담은 책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은 재료나 구성 방식이 특이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시간을 멈추고, 그 멈춘 시간의 재료로 변하고 생동하는 자연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자연 현상과 변화를 이야기하는 지식 그림책입니다. 날씨의 변화와 동식물 생태를 이야기하는 책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역시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있겠지만 글과 내용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과학 그림책은 현상을 설명하는 정확하지만 딱딱한 어휘 때문에 어쩐지 접근이 쉽지 않게 마련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꽃누르미 일러스트와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은유적인 글 덕분에 정보를 한층 쉽고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자연 현상 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기 오리는 왜 엄마 오리를 따라다니는지, 토끼들은 왜 짝짓기를 할 때 권투를 하는지, 새들은 왜 봄에 알을 낳는지, 기러기는 왜 v자로 날아가는지, 참새들은 왜 겨울에 떼 지어 모여 있는지 등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현상을 돌아보고 따져보고 탐구해 보게 합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즐긴다는 그림책 장르는 비단 문학 그림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출간 전 크라우드 펀딩과 원화 전시회를 통해 성인도 그림책을 즐기고 누린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성인 독자에게는 꽃누르미 그림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어린이 독자에게는 새로운 생태 정보를 맛보게 해 줄 것입니다.

긴 겨울이 끝나고 새봄을 목전에 둔 이 계절, 꽃누르미 그림책 《봄 여름 가을 겨울》과 함께 꽃잎처럼 눈부신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사계절


퍼트리샤 헤가티 지음, 서소영 옮김,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 키즈엠 | 2015년

책장 따라 계절이 변해가요,

아이의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재미있는 구멍 책!

숲을 덮고 있던 하얀 눈이 녹고 있어요. 나무에 꽃이 피고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요. 땅 위에 새싹이 돋더니, 어느 새 나무는 잎이 무성해져요. 숲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나요. 해가 높이 뜨고 벌이 날아다녀요. 이제 나뭇가지마다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 가요. 그리고 어느 순간 툭툭 열매가 땅으로 떨어져요. 나뭇잎들이 빨갛고 노랗게 숲을 물들여요. 동물들은 먹이를 모으며 겨울을 준비해요. 흰 눈이 내리기 시작해요. 동물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쉴 곳을 찾아 떠나거나 잠자리를 찾아요. 숲이 눈으로 뒤덮였어요. 나무들만 오도카니 제자리를 지켜요. 눈은 또 녹을 거예요. 그러면 다시 해가 비치고 숲은 깨어날 테지요.

《사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숲의 모습을 보여 주어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무수하게 변화하는 자연을 잔잔한 글과 아름다운 색으로 나타내고 있어요. 특히 책에 구멍을 뚫어, 변화하는 모습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자연에 순응해 살아갑니다. 모두가 제각각으로 생긴 만큼 적응하는 모습도 다 다릅니다. 겨우내 나무 구멍이나 굴에서 잠을 자는 다람쥐와 곰이 있는가 하면,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여 겨울을 나는 여우가 있습니다. 겨우내 땅속에 숨어 뿌리 형태로 지내는 식물이 있고, 나뭇잎을 모두 떨쳐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으로 추운 겨울을 버티는 나무가 있습니다.

내 주변의 생명들이 변화하는 계절에 어떻게 순응하는지를 아는 것은, 그들과 함께 내가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야 할지를 이해하게 합니다. 나무와 풀, 동물이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나 또한 나무와 풀, 동물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유아와 함께 《사계절》을 보며, 변화하는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을 감상해 보세요. 그리고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변하는지를 떠올려 보고, 내 주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세요.




어린이 추천도서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의 사계절


정관영 지음, 이순옥 그림 | 상상의집 | 2019년

어린왕자 시점으로 ‘지구의 사계절’을 설명한

감성 과학 그림책

초등학교 지구과학의 핵심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이해하는 일이다. 지구의 자전으로 낮과 밤이 생기고, 지구의 공전으로 사계절이 생긴다. 달의 모양이 30일을 주기로 변하는 것도 지구의 위성인 달의 공전 때문이다. “낮과 밤은 왜 생길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왜 생길까?”, “달의 모양은 왜 매일매일 변할까?” 이것은 어린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아주 쉬운 질문이지만 많은 어른들은 아이의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왜?”라는 호기심을, 엄마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도록 구성했다.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여우’, ‘소행성’ 등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삶의 중요한 가치를 일깨우는 캐릭터들을 내세워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우리의 일상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어른들이 모두 모자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지만 가장 중요한 진실은 때론 눈에 보이지 않으며 그 진실을 좇는 첫걸음이야말로 과학하는 자세임을 알려 준다.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별 시리즈>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고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을 선사하는 감성 과학 그림책이 될 것이다.

어린왕자가 사는 B612 행성에는 계절이 없다. 그래서 어린왕자는 ‘계절’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가 첫 번째 지구 여행을 통해 지구에 ‘계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지구에는 계절이 있는 걸까?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지지 않은 채로 자전과 공전을 하면 계절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는 자전축이 23.5도 기운 상태로 태양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시간과 양이 달라진다. 그 결과, 사계절이 나타나는 것이다.

계절마다 날씨가 달라지듯 계절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도 달라진다. 길어진 그림자를 보고 어린왕자는 키가 자랐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또란은 키가 자라서 그림자가 길어진 것이 아니라 겨울에 태양 빛이 북반구(대한민국이 있는 곳)를 매우 비스듬하게 비추어서 그림자가 길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계절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각도가 달라져서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지는 거라고. 그러니 키가 자라지 않았다고 시무룩해 하지도, 낮이 짧아서 아쉬워하지도 말라며 어린왕자를 위로한다. 즉, 인공 지능 또란이 어린왕자와 독자가 마음으로 과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본 책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어린왕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설명한다. 다수의 우수과학도서와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집필한 서울과학영재고 정관영 교사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끌고 간다. 2017년, 2018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순옥 작가는 지구의 사계절을 따뜻하고 신비롭게 그려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고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사고의 전환을 선사하는 감성 과학 그림책이다.




여름의 잠수


사라 스트리츠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사라 룬드베리 그림 | 위고 | 2020년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

개가 있고 나비가 있고 하늘이 있는데 어떻게 아빠는 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내가 세상에 있는데.”

마음의 병으로 깊은 슬픔에 잠긴 아빠, 아빠가 병원에 있던 그해 여름 만난 친구 사비나,슬픔을 넘어가는 우정과 꿈의 힘에 관한 이야기『여름의 잠수』. 스웨덴의 대표적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 최종 후보작(2019)인 이 책은 마음의 병으로 깊은 슬픔에 잠긴 아빠와 이를 이해해 보려는 딸 소이, 그리고 소이가 여름 한철을 함께 보낸 친구 사비나의 이야기다. 스웨덴의 영향력 있는 작가이자 맨부커상 후보 작가인 사라 스트리츠베리가 자신의 대표 소설 『베콤베리아-가족에게 띄우는 노래』(2014)를 바탕으로 글을 썼고, 아우구스트상 수상작가 사라 룬드베리가 그림을 그렸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콜라보 작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정신질환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삶의 어둠과 슬픔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는 어린이 문학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여름의 잠수』는 이 어려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아빠가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소이는 혼자서도 계속 아빠를 찾아간다. 소이는 궁금하다. “어떻게 아빠는 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내가 세상에 있는데.” 소이의 이런 질문은 아빠에 대한 원망이나 비난이 아니다. 알 수 없는 아빠(어른들)의 슬픔을 이해해 보려는 작은 포용의 몸짓이다.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다.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 보려는 소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슬픔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만난다.

『여름의 잠수』의 가장 큰 힘은 솔직함이다. 어둡고, 어렵고, 피하고 싶은 것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 책의 마지막에서 성인이 된 소이는 말한다. 아빠는 끝내 결코 행복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삶이 꽤 괜찮아졌다고. “어떤 사람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어떻게 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슬프다.” 어떻게 해도 슬픈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과 무척 가까운 사람일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소이는 용기 있게 말한다. “가끔은 너무 슬퍼서 슬픔이 지나갈 때까지 병원에 있어야 한다. 위험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소이의 이 담담한 말을 통해 타인을 인정하게 되는 힘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힘으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는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추천도서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전성배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진솔하고 차분한 언어로 계절의 문을 두드리는

농산물 MD의 사계절 힐링 에세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엇이든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곶감도 사람도 제대로 잘 익는 데에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을 들인 만큼 성장한다는 이치다. 차가운 겨울을 보내면서 곶감을 한 입 베어 먹는 일은 어쩌면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배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본문 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흐름은 풍경이 바뀌는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다채롭게 변하는 과일 가게의 매대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딸기에서 참외와 수박으로, 사과와 감에서 귤과 한라봉으로. 들판에서 여러 가지 꽃이 피고 지듯, 과일 가게에도 색색의 열매들이 때를 따라 나타났다 사라진다.

저자는 철마다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과일을 파는 사람이다.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에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일이지만, 이제는 이 일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수많은 작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판매자인 자신에게 도착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명이 소비자와 농부 사이를 잇는 데에 있음을 깨달은 뒤로는 여러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 취재했다. 더 많이, 더 비싸게 파는 방식을 배우기보다는 땅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로부터 인생의 가치를 배우려 애썼다. 그리고 이제는 판매를 넘어 자신의 몸처럼 작물을 돌보는 농부의 마음,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겪게 되는 역경과 수고를 글로 전하고 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그동안 저자가 작물을 판매하면서, 또 농부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을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풀어둔 책이다. 물론 농업의 발전으로 제철 과일이 사철 과일이 된 지 오래라 목차에 꼭 맞게 출하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작은 한 알의 생명에도 대자연의 큰 이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씨앗이 자라 마침내 열매가 되듯, 이 소박하고 진솔한 에세이가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떨어져 행복의 새싹을 틔우길 희망한다.




안녕, 우리의 계절


민미레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작고 예쁜 그림 한 장》의 저자 민미레터가 물과 빛으로 그린 수채화 일상

“그림 실력이 없어도 자연스러운 물 번짐으로 누구나 예쁘게”라는 슬로건으로 감성 수채화 붐을 일으킨 민미레터의 네 번째 책.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작업 공간 ‘벨르몽’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관찰하고 도화지에 자신만의 색깔로 담았다. 3년 동안 그리기와 글쓰기를 이어오면서 그중 마음을 흔든 50개의 풍경과 이야기를 엄선,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의 여운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이렇게 작업한 글과 그림은 아름다움 넘어 휴식과 위로까지 전한다. ‘누구나 쉽게, 물만 있으면 가능한’ 수채화 그리기 팁도 수록해 그림을 처음 그리는 초보자라도 쉽고 즐겁게 일상을 그려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민미레터는 작업실에 앉아 유심히 창밖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한참 동안 관찰의 시간을 보내고 특별한 스케치도 없이 그날의 풍경을 담아낸다.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풍경 같지만 민미레터의 도화지 속 풍경은 매일매일 다르다. 물을 머금은 듯한 초록의 나뭇잎은 휴식의 기운을, 하얀 담벼락에 핀 초여름의 장미는 설렘마저 자아낸다. 이렇듯 면밀한 관찰을 통해 표현된 일상은 작품이 되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으로 가닿는다. 매일 반복되는 듯하지만 계절은 조금씩 흐르고 있음을, 우리의 묵은 고민도 어느새 사라질 것임을 이야기한다.

민미레터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번짐과 덧댐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인위적인 것 없이, 무엇하나 도드라지지 않은 색과 물로만 채워진 세계. 물을 머금은 자연의 풍경은 다채로운 잔상을 떠오르게 한다. 여백을 이루고 있는 맑은 물빛은 행복했거나 슬펐던 기억, 그리웠던 누군가를 소환해낸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던 그 잔상들은 상기의 과정을 거쳐 더 깊게 각인되거나 마음에서 떠나기도 한다.

현재는 수강생들을 만날 수 없어 잠시 홀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그리기 수업을 이어오면서 수강생들과 함께 전시를 개최한 적도 있다. “단 6주의 수업을 마쳤을 뿐이지만, 이후 1년간 스스로 꾸준히 그리면서 마음을 표현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게 되었다.” 민미레터는 감성 수채화 작업을 통해 일상의 권태로움을 잊고 계절의 변화를 함께 관찰하면서 마음의 묵은 색을 덜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분명 같은 풍경을 바라보았는데, 그려낸 풍경은 다르다. 각자의 마음이 투영된 결과이다.

무언가를 자세히 바라보기보다 서둘러 걸음을 옮기는 일이 일상이 된 시절이다. 계절의 변화 앞에 설렘보다는 두려움과 아쉬움이 앞선다. 그럼에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선물처럼 주어진 오늘을 잠시라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한다. 길을 걷다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거나 손가락을 펴 바람의 방향을 느껴보는 것,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을 가만히 느껴보는 것. 그렇게 가만히 느끼다보면 어느새 계절이 여러분의 코앞에 와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남과 똑같이 주어진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365일 중 단 며칠이라도 여러분의 계절을 기록하며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순간, 이 계절이 평온함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출처 : 서대문구립도서관

https://lib.sdm.or.kr/sdmlib/menu/10022/program/30014/curationDetail.do?currentPageNo=1&manageCd=&curationIdx=149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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