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역사 키워드 북큐레이션

'역사'가 된 장소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지은이 : - 출판사 : - 발행일 : 2022.07.15 등록일 : 2022.07.15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역사'가 된 장소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역사적 사건이나 상황 때문에 기억하게 된 장소가 있다. 그저 휴양지였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 특별한 장소로 인식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해서 역사성을 지닌 장소를 시각화하고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이야기로 엮은 그림책을 네 권 골랐다. 고립의 이미지로 기억되나 열린 장소인 제주도, 거제도, 추크섬, 그리고 닫힌 종소로서 광주극장 주변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게 될 것이다.'

역사적 장소가된 그림책 4권과 역사 관련 그림책 2권을 추천합니다.




동백꽃이 툭,

김미희 지음, 정인성, 천복주 그림 | 토끼섬 | 2022년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슬픈 역사, ‘제주4·3’ 그림책

《동백꽃이 툭,》의 주인공 섭이는 떨어진 동백꽃을 줍습니다. 동백꽃은 누나의 혼례상에도 놓일 만큼 누나가 좋아하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떨어진 동백꽃을 모아 누나 집에 가고 싶지만 엄마는 섭이를 말립니다. 섭이는 엄마의 만류에도 몇 년이나 못 본 누나의 집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누나 집에 가는 길에 섭이는 사라져 버린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고사리 마중 나갔던 택이 아버지, 소 먹일 꼴을 베러 갔던 찬이 할아버지, 조를 수확하던 숙이 할머니…. 사람들은 갑자기 그 자리에 엎어져버렸습니다. 총에 맞고, 칼에 찔려 자리를 핏빛으로 물들이고 말았습니다. 섭이는 사람들이 누웠던 곳에 동백꽃을 툭, 내려놓습니다.

누나네 집 앞에 다 왔는데, 다시 총소리가 들립니다. 누나네 집에서 총소리가 나자, 섭이는 뛰기 시작합니다. 누나는 괜찮은 걸까요? 도대체 동백꽃처럼 고운 사람들을 누가, 왜 자꾸만 꺾어버리는 걸까요.

제주4·3 사건이 일어난 7년 7개월 동안 제주에서는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념이라는 말조차 모르는 갓난아이부터 일제강점기가 끝나 평화가 오는 줄 알았던 어른들까지. 무고한 사람들이 토벌대와 무장대의 총칼에 스러졌습니다.

제주4·3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동백꽃이 툭,》을 쓴 김미희 작가는 제주 출신이지만, 4·3사건이 금지된 단어였다고 기억합니다. 분단과 독재의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은 슬픔을 감춘 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4·3사건이 일어난 지 한참이 지난 2000년에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국가 권력의 반성과 사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그리고 2014년, 4.3이 일어난 지 66년 만에 제주도민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4.3국가기념일이 제정되었습니다. 공식 이름은 ‘4.3희생자추념일’입니다.

제주 출신 서양화가인 강요배 화백의 4·3 그림 ‘동백꽃 지다’가 1992년 세상에 공개되면서 동백꽃은 제주4·3 희생자를 상징하게 됐습니다. 동백꽃은 겨울에 피어 4월이면 새빨간 꽃이 꽃송이 그대로 툭 하고 땅으로 떨어집니다. 고개를 떨구듯 잘려나가는 모습은 희생자들의 영혼이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동백꽃이 툭,》은 꽃 같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있었던 자리에 헌화하는 그림책입니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에 툭, 떨어졌던 사람들을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아기 포로


김지연 지음 | 우리나비 | 2021년

어린 포로들에게 삶의 근거지가 되어 준 생존의 섬.

억압 속에서 찾아온 희망의 메시지가 자유의 용기를 부른다.

소년의 꿈은 드넓은 바다를 탐험하는 항해사였다. 그러나 갑자기 발발한 전쟁은 소년을 군인으로 만들어 전장으로 내몰았다. 전쟁터에서 적에게 붙잡힌 소년은 포로가 되어 한 섬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포로수용소 역시 이념으로 갈린 또 하나의 작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전쟁 포로로서 무기력함을 느끼던 어느 날, 소년은 수용소에 예사롭지 않은 포로 하나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한다. 놀랍게도 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 여기는 두꺼비였다. 이 두꺼비는 어디선가 아기 포로들을 등에 업어 데려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포로수용소에 가득 찬 아기 포로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소년의 향수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박탈된 자유에 자포자기하던 소년은 마침내 어릴 적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로 결심하는데....

《아기 포로》는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모티브로 하여 판화로 제작한 그림책이다. 한국 전쟁 당시 17만 명에 달하는 전쟁 포로들과 피란민들을 전부 끌어안고 삶의 터전이 되어 준 거제도는 그야말로 생존의 섬이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징집되어 전쟁터를 전전하다 포로가 되어 구속된 소년소녀병들이 많았다. 이들은 반공과 친공이라는 이념의 본질도 모른 채 미처 피어 보지도 못한 인생과 자유를 송두리째 빼앗겼다. 그러나 이러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한 가지 훼손될 수 없는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두꺼비가 날마다 데려오는 아기 포로들은 희망의 씨앗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념 대립으로 첨예한 포로수용소에 울려 퍼지는 아기들의 웃음소리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구원의 메시지와도 같았다. 작가는 절박한 환경에서도 순수한 용기를 이끌어 내는 이 희망이란 두 글자에 주목한다. 그동안 인류가 저지른 참혹한 전쟁들에 대해 적잖은 반성과 참회가 있었음에도,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소년소녀병들과 아기 포로들을 재생산해 내는 현실 또한 규탄한다.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첫걸음이자 기적을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관심과 행동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 (광주극장 이야기)

김영미 지음, 최용호 그림 | 보림 | 2020년

역사의 무게를 견디며 지켜 온 우리들의‘오래된 미래’

광주극장 이야기

한국 최초의 사설 극장은 개화기 1907년 5월에 개관한 광무대(光武臺)로, 낮에는 소리패 공연을 하고, 밤에는 활동사진을 상영했다고 전해집니다. 같은 해 한 달 뒤 단성사가 문을 열었고, 다음 해인 1908년 원각사가 뒤를 이었으며, 해방 이후 극장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설립되어 현재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으로 자리 잡은 광주극장은 ‘한국의 극장’ 역사에서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광주극장은 1935년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자본으로 건립된 문화 공간으로 영화와 연극 · 판소리 · 창극은 물론 1945년 해방 기념 축하대공연 ·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전남도위원회 결성식 · 1946년 모스크바 3상 회의 지지대회 ·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의 연설, 일본 미들급 챔피언 호리구찌와의 열전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문춘성 선수의 시범 권투 경기, 최승희 · 이매방의 춤사위, 전국학생연극제 등 근대 역사와 문화의 기념비적 장면이 펼쳐졌던 곳입니다. 1968년 큰 화재로 주춧돌만 남기고 전소되었으나 최초 설립 당시의 원형을 살려 재건축되었습니다. 격변의 시대를 거쳐 2020년 85주년을 맞은 현재, 예술전용극장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복합상영관이 주류를 이루고 영화가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은 오늘, 오래된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담아내고 향유하는 광주극장을, ‘오래된 미래’의 가치를 조용히 역설하는 공간으로 소개합니다. 셰익스피어의 글로브 극장이 샘 워너메이커의 연극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상징하듯, 광주극장은 3세대가 이어온 영화 예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상징합니다.

그림책《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은 극장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큰불이 나는 그림으로 시작합니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검은 연기는 세상을 덮을 듯합니다. 첫 장면부터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1968년 화재 사고로 잿더미가 된 광주극장이 그동안 극장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나지막한 광주극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공기 같은 존재의 광주극장과 평범한 관객이 역사와 시대에 발맞춰 살아남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그냥 스쳐 지날 수 있는 오래된 극장을 유심히 살펴봐 주는 것이 소중한 문화 자산을 지켜 나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을 엄마, 아빠와 함께 나지막하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박꽃이 피었습니다

문영숙 지음, 이영경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끊임없이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

일본군 ‘위안부’로 불리는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어떻게 그곳까지 가게 되었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때 소녀였던 할머니들이 겪은 우리 역사를 ‘순이’의 이야기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본은 진주만 공격을 시작으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까지 집어삼킨 일본군은 연합군에 대항해 싸우기 위해 방공호를 만들고 비행장을 만들고 길을 내야 했습니다. 일할 사람이 필요했던 그들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강제로 남태평양까지 끌고 갔습니다. 취직을 시켜 주겠다거나 공부를 시켜 주겠다며 속이기도 하고 길 가다 납치해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그 젊은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몇 날 몇 달을 바다 위에서 살다가 고향이 어느 방향인지도 모르는 낯선 섬에 도착했습니다. 그 속에는 어린 소녀, 순이도 있었습니다.

일본이 침략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군은 식민지였던 조선뿐 아니라 자신들이 점령한 나라들에 일본군을 위한 ‘위안소’를 설치했습니다. 머나먼 남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추크섬에도 일본군들을 위한 위안소가 있었습니다.

순이는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고 가족과 친구를 떠나 먼 길을 왔지만, 그곳에는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공장도 공부를 시켜 주겠다는 학교도 없었습니다. 속아서 섬까지 온 소녀들은 그곳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박꽃이 피었습니다》는 일본군에 속아 머나먼 섬에 도착한 순이가 사방이 온통 하늘과 바다뿐인 곳에서 느낀 두려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 감정과 정직하게 마주함으로써 전쟁과 폭력이 주는 무자비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는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상처는 제대로 아물지 않았고, 당시 피해자였던 소녀들의 전쟁도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계속 그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청소년 소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참상을 다루었던 문영숙 작가는 추크섬 위안소였던 자리에 박꽃이 핀다는 기사를 접하고 ‘순이’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추크섬에 박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고향을 떠나 낯선 땅으로 끌려가 고통을 당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계속 기억하고자 합니다.




숨바꼭질


김정선 지음 | 사계절 | 2018년

6.25 전쟁 마주하기

올해 초에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남북 교류가 펼쳐지고, 한반도의 평화가 점점 더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6.25 전쟁을 다룬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전쟁은 꼭 알아야 하는 역사입니다. 그 역사를 알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한 진정성 있게 모색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속에서 헤어졌던 두 아이는, 머리가 하얀 백발이 되어 고향 마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역사는 다시 평화로운 시간을 향하고 있습니다. 『숨바꼭질』은 과거의 아픔을 보며 우리 앞에 놓인 평화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한 마을에 이름이 똑같은 두 소녀가 있습니다. 한 아이는 양조장 집 박순득이고, 한 아이는 자전거포 집 이순득이지요. 늘 같이 다니는 두 아이는 어느 날 새벽,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됩니다. 전쟁이 터지고 피난이 시작된 것이지요. 작가는 아이들의 상황을 숨바꼭질 놀이에 비유합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노랫말에 맞춰 엇갈린 운명을 보여 줍니다.

고향에 남은 박순득이 술래가 되고 이순득은 피난을 갑니다. 피난길에서 이순득은 밤이슬을 맞으며 콩밭에서 자기도 하고 강을 건너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폭격도 피해야 하지요. 그런데 표정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콩밭에 누워 본 하늘은 예쁘고, 한여름 강을 건널 때는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아이는 본연의 생명력을 지키며 위태로운 삶을 건너갑니다.

어느덧 이순득은 피난 촌으로 숨어들지요. 독자들은 피난 촌에서 숨은 이순득을 찾습니다. 천막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민 순득이, 배급을 기다리는 순득이를 찾습니다. 그리고 “찾았다 순득이!”를 외칩니다. 이제 이순득이 술래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시간의 변화는 노랗게 물들어 가는 나뭇잎으로 알 수 있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자전거포는 무너지고 양조장도 무너졌지요. 무엇보다도 친구, 박순득이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가 키우던 강아지만 살아 있지요. 이순득은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치며 주저앉습니다.

그림책을 덮고 나면, 아련한 슬픔이 올라옵니다. 이 슬픔은 그림책 속 두 아이를 내 할머니로, 내 이웃으로 만들어 줍니다. 슬픔은 전쟁을 깊게 이해하게 합니다. 그저 지나간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지금도 어디선가 아파하고 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제노비아


모르텐 뒤르 지음, 윤지원 옮김, 라스 호네만 그림 | 지양어린이 | 2018년

시리아 난민 소녀 아미나의 이야기

2015년 터키의 한 해수욕장에서 파도에 밀려온 세 살 소년의 주검이 발견되었다. 이 소년은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였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이 사건은 이 그림책의 모티프이자 주제가 되었다.

주인공 아미나는 폭격으로 부모님을 잃고 삼촌과 함께 공습을 피해 집을 나선다. 삼촌은 시리아를 빠져나가기 위해 아미나를 데리고 부둣가로 가지만 배 삯이 모자라 아미나만 배에 태운다.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걸고 살길을 찾아 나선 사람들로 가득 찬 작은 배가 나뭇잎처럼 흔들린다. 배는 작고 낡아서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해 보인다.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탄 사람들 속에서 아미나는 아무도 없이 혼자다. 결국 배는 풍랑을 만나고, 거친 파도에 휩쓸린 아미나는 바닷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으면서 아미나는 부모님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떠올린다. 어머니는 아미나에게 사막의 여왕 제노비아에 대해 자주 얘기해 주셨다. 시리아의 여왕이었던 제노비아는 아름답고 당당한 전사로서 어떤 왕보다 나라를 잘 다스렸다. 제노비아 여왕은 이집트에서 터키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고, 로마제국과도 맞서 싸울 만큼 용맹스러웠다. 어머니는 항상 아미나에게 시리아의 영광을 실현시켰던 제노비아 여왕처럼 ‘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삼촌과 떨어져 혼자 배를 타게 되었을 때도 아미나는 제노비아처럼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 그림책은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그림과 군더더기 없는 글로 시리아 내전의 참혹한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역사와 현실, 현재와 과거, 일상과 전쟁을 오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 준다.

작가는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검정색과 다갈색으로, 아미나가 빠진 바닷속을 검푸른 색으로 대비시켜 표현하는데, 전쟁의 배경이 되는 사막과 침몰선의 잔해만 남아 있는 바다는 모두 출구 없는 시리아의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제노비아처럼 당당하게 살고자 했던 아미나의 꿈이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침몰선 제노비아호와 깊은 바닷속에서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시리아 난민들이 겪는 절망적인 현실에 다시 한 번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출처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이야기 2022년 6월호,

글 김혜진(그림책 평론가, 그림책보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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