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 아삭! 책 먹는 소리

아삭 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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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병점역 인근 아삭 작은 도서관. "저요! 저요!" 하는 아이들의 우렁찬 소리가 웃음소리와 섞여 흘러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교실 안에서 강사가 아이들을 향해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어떤 이야기인지 귀 기울여 보니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가며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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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깔로 말하는 작은 도서관

​화성시는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약 5만 명의 이주민이 살고 있는 제2의 이주민 도시다. 그중에서도 화성시 이주민의 20%가 넘게 거주하는 병점은 저마다의 다양성과 개성으로 넘치는 곳이다. 그 속에 위치한 아삭 작은 도서관은 아시아 다문화소통센터에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으로, 지역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도서와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동화 구연 프로그램은 교실이 꽉 찰 만큼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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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2012년부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온 심소영 관장은 여러 봉사활동센터에서 동화 구연 가로 재능봉사를 하다가 이곳의 동화구연가 모집 공고를 보고 함께하게 됐다. 그녀는 매주 토요일이 되면 도서관에 모인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책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동화책은 교과서와 달리 쉬워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한국말을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그녀만의 실감 나는 동화 구연은 언제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에게도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반응도 좋고 교육 효과도 좋으니까 다문화가정 부모에게도 책을 읽어주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곧바로 부모를 대상으로 동화책을 읽고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아이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배웠어요." 부모들은 동화책을 통해 서툴렀던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게 되었고, 아삭 작은 도서관에서 한국어와 모국어를 번갈아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국어 동화 구연'의 강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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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세상

​아삭 작은 도서관은 지역주민으로 이루어진 13명의 운영위원과 주말마다 찾아오는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에는 6천여 권의 일반도서와 2천7백여 권의 다양한 나라의 도서가 꽂혀 있고, 각 요일마다 동화로 한국어 배우기, 아시아 동화 읽기, 어린이 책놀이 활동 등 책을 이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한국어 수업을 오전, 오후로 나눠 진행하는데 약 300명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성인들이 수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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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도서관을 찾는 사람도 많다 보니 할 일도 많고 지금도 부족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그 곁에서 하루 종일 봉사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에 아삭 작은 도서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심 관장은 자원봉사자들이 세상을 밝히는 촛불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아삭 작은 도서관의 이오임 소장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에 대해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을 자신이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들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군가가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없다면 지역공동체가 그 역할을 해야 해요.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서 보살핌을 받고 소외당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말이죠."

​동화책이란 연료로 다양한 문화를 녹여 행복을 만들어내는 문화 용광로 같은 아삭 작은 도서관. 함께 하는 사람마다 입가에 웃음꽃을 피게 하는 이곳의 내일이 기대된다.

​/ 글 천한얼 사진 최지연

화성시 문화매거진 <화분> 제33호

http://www.hcf.or.kr/hcf/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