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앞짱어린이도서관

2020.06.30

앞장서서 나아가는 도서관

앞짱어린이도서관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앞짱어린이도서관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서관으로 엄마들이 선생님이 되어 진행하는 북스타트 사업이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이다. 동네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된 도서관은 어느새 소통의 공간, 정보 나눔의 공간, 품앗이 육아의 공간으로 거듭나며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쉼터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턱이 낮은 도서관

미국 시골마을에서 사람을 찾으려거든 작은도서관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다. 작은도서관이야말로 지역 커뮤니티의 장이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에겐 관광도시로 더 익숙한 춘천시에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내는 앞짱어린이도서관을 만났다.



퇴계주공아파트를 살기 좋은 문화 중심 마을로 만든 1등 공신 앞짱어린이도서관은 동네 주민들이 함께 만든 도서관이다. 원래 평범한 공부방이었던 공간을 주민들이 도서관으로 만들어 2008년 문을 열었다.



수많은 활동가의 열정과 땀으로 힘차게 운영해온 도서관은 올해 12주년을 맞았다. 앞짱어린이도서관은 색다른 운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한 명의 관장이 계속 운영하는 것이 아닌 몇 해가 지나면 새로운 관장이 부임하는 방식이다.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관장들과 활동가들이 거쳐가며 도서관은 계속해서 성장했다. 관장이 바뀜에 따라 새로운 프로그램과 동아리들이 생겨나며 도서관의 모습도 변했다. 현재 어형종 관장은 중학교 체육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며 활기찬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짱은 자원활동가들을 친근하고 귀여운 애칭인 우렁각시라 부른다. 현재 도서관을 이끌어가는 자원봉사자는 약 20명으로 각자 자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한 덕분에 활동가들은 웬만한 사서 못지않다. 실제 도서관 일을 돕다가 사서자격증을 취득해 다른 도서관에서 사서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고, 재능기부 활동을 하며 적성을 찾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앞짱어린이도서관은 새로운 나를 알아가며 성장하는 장으로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꼭 한번씩 물어본다는 도서관 이름에 앞짱은 앞장서서 짱이되는 도서관이 되자는 뜻으로 공모를 받아 선정했다. 앞짱의 아이들은 도서관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이용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방과 후 시간이나 약속 없는 주말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짱으로 모이자!’ 이 한 마디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어른들 또한 아파트 안에 믿음직한 도서관이 있어 다행이라 말한다. 전입전출이 빠른 아파트는 이웃과의 소통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 주민들은 앞짱어린이도서관 덕분에 아파트가 활기를 찾았다며 큰 사랑을 보내준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과 호흡하다

앞짱어린이도서관은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질까를 늘 연구하고, 고민의 결과를 프로그램에 적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단연 북스타트이다.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북스타트는 2010년 초반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지속해온 전통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림책만 읽던 엄마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며 시작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도서관에는 사랑스러운 아기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엄마들이 책을 읽고, 요리도 하고, 춤도 추면서 다양한 놀이와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엄마들은 선생님이 되고, 참여한 모든 아이들의 엄마가 된다. 근처 어린이집이나 아동기관도 도서관에 방문해 북스타트 수업에 참가할만큼 앞짱의 북스타트는 도서관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북스타트에서 책과 친해진 아이들이 성장해 독서동아리를 만들고, 엄마들은 북스타트가 끝나면 동아리를 결성해 함께 책을 읽는다. 북스타트에서 결성되어 함께 책놀이를 하는 동아리는 놀짱’, ‘꼬꼬짱’, ‘가랑비’, ‘라온제나가 있다.

앞짱은 함께 자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하기도 한다. 바로 가족캠프이다. 12일로 진행되는 캠프는 한적한 시골에서 물고기를 잡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옥수수와 수박을 나눠먹으며 일상의 고단함을 씻기도 한다. 저녁이 되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에 흠뻑 빠진다. 한바탕 신나게 논 아이들은 꿈나라로 가면 엄마,아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인생이야기를 펼친다. 가족 캠프는 오히려 어른들이 좋아해 매년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밤새도록 책을 읽는 도서관에서 하룻밤’, 화요일 오후 사서 선생님이 들려주는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 ‘성평등 도서관 교육’, ‘앞짱 낭송회-책을 읽어드립니다’, ‘환경문화학교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서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하고 풍성한 도서관 덕분에 아파트 일대의 독서율은 나날이 상승 중이다. 현재 등록된 회원 수는 약 5,000명에 달하며 앞짱어린이도서관은 춘천시 작은도서관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 세대가 하나되는 공동체를 꿈꾸며

이렇듯 역동적인 운영을 자랑하며 춘천시 작은도서관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앞짱어린이도서관. 운영진들은 별 탈 없이 운영해온 시간이 감사하기만 하다. 운영진들은 작은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 말한다. 자원활동가들이 있어야만 원활한 운영이 되기 때문에 항상 함께할 사람을 찾고 있다.



오랜 시간 열심히 운영해온 도서관이 최근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으며 운영진들이 머리를 맞댔다. 도서관이 문을 닫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도서관의 공백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한 것이다. 운영진들은 앞으로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비대면 도서관 서비스를 계속 고민해 더 질 좋은 독서문화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지역의 여러 기관과 연계하며 동네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앞짱어린이도서관. 춘천시의 독서문화를 이끌 앞짱어린이도서관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 앞짱어린이도서관

유형립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0:00~18:00 , 토 10:00~16:00, 일요일 휴관
주소 강원도 춘천시 지석로 64(퇴계(6)주공아파트) 퇴계주공6차 아파트 관리동 2층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jjang081225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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