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귀작은도서관

2023.07.26

지역민 문화공간, 사랑방 역할 톡톡

부귀작은도서관


지난 2020년 진안군 부귀면 면청사 주차장에 문을 연 부귀작은도서관은 지역민의 문화공간이자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귀작은도서관이 부귀면의 작지만 큰 보물창고로 자리잡기까지 노력해온 이가 있다.


바로 올해로 귀촌 11년차를 맞은 백은숙 부귀작은도서관장(45)이다. 백 관장은 본인이 가진 재능을 활용하여 부귀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백 관장을 만나 그가 진안에 귀촌한 계기와 지역민과 함께하며 정착해온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안에서 태어났지만 전주에서 고등학교·대학교에 다녀서 진안 부귀란 곳을 알지 못했다. 결혼해서는 광양에 살다가 큰아이 초등학교는 시골에서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먼저 와있던 동생이 부귀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너무 좋으시다고 강력히 추천하여 입학을 결정했다. 아이들이 아빠와 떨어져 지내지만, 광양에서는 제철소 때문에 비염과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져 공부하는 게 힘들 것 같아서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등하교시켜 주며 이야기도 나누고 집에 오면 책도 읽고 저녁 식사 후 학교 운동장으로 놀러 가는 게 일상이 되었다. 주말에 아빠를 보러 여수로 기차 타고 가는 길이 아이들에게는 여행처럼 설레는 일이 되었다. 나중에 부귀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에게 초등학생 아들이 “넌 정말 좋겠다. 난 지옥 같은 유치원을 다녔는데.”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더 빨리 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중고등학교는 도시로 나가리라 생각했는데 아예 집을 짓고 자리 잡았고, 남편까지 이곳으로 오고 큰아이가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다.


시골은 아이들에게 너무 자극이 없어 안일해진다고 주변에서 걱정했고 걱정되긴 하지만 아이를 믿기로 했다.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라준다고 했으니 좀 여유로워도 좋을 것 같다. 작가와의 만남으로 알게 된 작가님은 도시에서 비싼 돈 주고 만드는 것보다 훨씬 좋은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시골에서 만들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항상 자연이 옆에 있고 아쉬울 게 없어서 아이들 역시 순수하고 넉넉하다. 진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장점이 많다. 통학 택시가 있어서 15분이면 학교에 갈 수 있으니 여유롭게 준비해도 된다. 진안에서 아이들을 위한 청소년 드림 카드를 만들어 줘서 너무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매달 가는 미용실과 안경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서점이나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진안 관내 2학년 학생들은 중국이나 일본으로 역사탐방을 가게 된다. 아쉽게도 큰아이는 코로나로 가지 못했지만, 동생은 재개된 역사탐방을 가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부귀에도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부귀에 작은도서관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위탁업체로 선정되었다. 대학을 다닐 때 국어국문학과 문헌정보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취득했던 자격증이 드디어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빛을 발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서관을 개관하자마자 코로나로 휴관이 되었고, 2021년까지 개관과 휴관이 반복되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도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도서관은 어르신들에게 잠겨진 경로당을 대신하게 되었고, 민화 컬러링 수업을 통해 자신감도 키우고 친구들도 만나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가정의 달 기념으로 원작 소설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영화를 매주 상영하였고,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영화 나들이와 별자리 관찰프로그램을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하였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기와 아로마 세러피와 다양한 독후 활동 등 책놀이가 올해엔 강사료 지원으로 매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연면적 145㎡ 규모로 지어진 이곳엔 3805권 가량의 장서, 30석가량의 열람석, 멀티미디어시스템을 갖췄으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다목적실과 테라스를 두고 있다.

신축 도서관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며 일·월요일엔 휴관한다. 화~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엔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여러분들이 재능 기부로 도서관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진안고원의 특성을 살린 ‘별바라기’는 천문지도사 선생님께서 수업을 진행해 주셨고, 작년 10월에는 ‘공정여행 풍덩’에서 별자리 캠핑도 잘 마칠 수 있었다. 또 은퇴하신 수학 선생님은 방학이 되면 중고등학생들의 수학 공부와 진학 지도 상담도 해 주신다. 중학교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진행하는 어르신들 일대일 스마트폰 교육은 학생들과 어른들 모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같이’의 가치, ‘나눔’의 가치를 알고 실행하는 모두가 도서관의 주인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가깝고 면사무소가 바로 옆에 있어서 중학교와 함께 단오 행사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주민자치센터도 함께 ‘부귀단오제’를 개최했다. 올해도 마을 축제 사업에 선정되어 좀 더 풍성한 부귀단오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강사를 지원받아 일본어, 책 놀이, 성인문해 수업까지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문화를 제공하게 되었다. 주민자치센터와 아동센터, 가족센터와의 협약을 체결하여 지역공동체로서 함께 하고 있다.

올해의 목표는 마을 속에 스며드는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원주민들에게는 아직 도서관 문턱이 높게 여겨지기에 올해 개강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도서관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와서 쉬었다 가고 배우고 싶은 게 있을 때 배워 가고 책을 읽고서 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는 주민들의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스며드는 도서관이 되고 싶다.


부귀작은도서관

유형 공립 직영외위탁 작은도서관

운영 화~금 10:00~18:00, 토 10:00~16:00, 월일 휴관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 부귀로 305-9


/처 : 전북도민일보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2500

/추가 사진 출처 : 부귀작은도서관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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