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구의 이색 도서관들

매체명 : 매일신문 보도일 : 2018.07.19
링크주소
http://news.imaeil.com/Culture/2018071910352714834
[도서관의 변신] (3)대구의 이색 도서관들

버스, 폐역사, 적산가옥이 주민문화공간으로 변신

지적(知的) 호기심 해소 공간으로써의 도서관, 인류의 다양한 호기심 만큼 도서관의 변신과정도 놀랍다. 선사시대 궁금증 해결 차원에 머물던 지적 호기심은 이제 논리를 확장하고 지식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는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무한 확장을 거듭해온 지식의 영역에 비례해 도서관도 변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교양과 지성을 테마로 한 인문학도서관이 있는가 하면 영화, 음악, 과학, 미술처럼 특정 장르성을 띤 도서관이 등장했다.

아예 책이라는 경계를 뛰어 넘어 장난감도서관, 전통놀이도서관, 만화도서관 등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대구지역의 톡톡 튀는 이색도서관들을 돌아봤다.

◆미술전문도서관 '페이지 하우스 인 아트도서관'=독서와 미술품 관람, 작품 구매에 커피, 주류,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수성구 만촌동의 '페이지 하우스 인 아트도서관'은 미술도서관으로 개업했다가 2014년 북카페 갤러리로 변신했다. 개관 당시 아트도서관은 장서 10만권을 돌파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독서와 미술품 감상에 작품 구상까지 한 공간에서 이루어져 미술전공자들에게 최적의 공간이다. 순수미술과 디자인, 사진, 건축, 공예, 패션, 도예, 고미술 등 분야 장서가 12만권이 넘고 회화작품, 조각, 골동품 등이 1천여점이 전시돼 있다. 허두환 관장은 "'페이지 하우스 인 아트도서관'은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모여 책이 되고 다시 그책들이 모여 도서관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010-3588-5252.

◆북구 함지공원 '동화나라버스도서관'="아이들의 호기심을 싣고 씽씽 달려요." 버스라는 교통수단이 도서관으로 변신해 화제가 된 곳이다. 대구시 북구 함지공원 숲 속엔 버스가 한 대 '주차'돼 있다. 걸리버여행기 삽화로 장식된 버스가 이곳에 등장한 건 벌써 8년전. 북구청에서 특색 있는 문화공간을 고심하다 이 버스도서관이 탄생됐다.

부모님들과 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호기심에 들렀다가 '단골 승객'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차 천장과 외벽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장식되었고 버스승객 의자 자리엔 책장이 늘어서 있다. 마룻바닥으로 된 바닥엔 매트를 깔아 아이들이 앉거나 누워서 편히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온돌장치가 돼있어 겨울엔 따뜻하고 한 여름엔 에어컨도 가동한다. 동화책, 아동도서, 영어동화책 등이 비치돼 있고 대여도 가능하다. 053)665-2288.

◆반야월역사(驛舍)작은도서관=문화재라는 특수성과 주민 복지시설이 교묘하게 만나 도서관으로 탄생한 곳도 있다. 반야월역사작은도서관이다. 대구선이 2008년 폐지되면서 86년 역사의 반야월 역사는 근대등록문화재(270호)로 지정되었다. 폐역사 활용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대구 동구청은 2011년 '작은 도서관'을 세워 시민 곁으로 돌려보냈다. 이전, 복원된 역사 건물은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마을을 울리던 기적소리는 책장 넘기는 소리로 바뀌어 역사를 울리고 있다. 1층과 2층 다락방에 8천여권의 장서를 구비하고 있다. 도서관 한켠엔 '철도유물전시관'을 따로 설치해 역에서 사용하던 운임표, 신호 콘트롤러, 건널목 안내판 등을 전시하고 있다. 053)662-4110.

◆'책 대신 완구' 장난감도서관=책장을 넘기고 서가(書架)에 꽂는 장서 개념은 아니지만 장난감이 도서관의 아이템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한국가스공사, 달서구, 달성군 등 주로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아동복지, 공익목적으로 설치한 곳이 많다. 완구 교체주기가 빠르고 고가인 까닭에 개인이 필요할 때마다 구매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달성군에서는 최근 '옥포장난감도서관'을 열었다. 군(郡)에 주소를 둔 5세이하 영유아 부모면 누구나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아동 발달 연령에 따른 완구 1천여점이 구비돼 있고 1점당 5백원이면 대여 가능하다. 기초 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은 증빙자료만 제출하면 연회비 없이 이용가능하다. 053)631-3473.

◆(박스) 적산가옥이 도서가옥으로 '삼덕마루'

대구시 중구 근대골목 동쪽 끝자락에서 뜻밖의 문화공간과 만났다. 중국 삼덕동 삼덕초교 뒤편에 자리 잡은 '삼덕마루'도서관이다.

1939년 대구덕산심상소학교 교장 관사로 설립된 것으로 건축 당시 건물 원형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다. 대구지역에 건립된 근대 교육시설 중 몇안되는 관사건물 중 하나로 국가지정 문화재(581호)로 등록되었다. 근대 유산인 적산(敵産)가옥이 공공 목적으로 더구나 도서관으로 활용되는 사례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도서관 추진 당시 일제 잔재를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일에 반대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것을 뛰어 넘어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도서관은 일본식 가옥의 특색이 그대로 잘나타나 있다. 좁은 마루에 다다미방이 5개(다락방 2개) 딸린 형태다. 취재차 들렀을 때 도서관 각 방엔 어른, 청소년부터 어린들까지 각 방에서 독서와 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다미가 깔린 교구놀이방에서는 꼬마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거실에서는 여성들이 퀼트공예에 열중하고 있었다. 바로 옆방에서는 청소년들이 독서토론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김미영 관장은 "삼덕마루는 주민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하는 '동네 사랑방'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엄마, 아빠와 자녀가 함께 와서 각자의 공간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고 설명했다.

삼덕동의 전옥도 사무장은 "이 건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될 정도로 일제 가옥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며 "최근 소문이 나면서 대구시내는 물론 전국에서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053)661-3603.

/ 한상갑 기자 arira6@msnet.co.kr
댓글 0건
작은도서관 회원 및 SNS계정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자 / 140자
    작은도서관 뉴스 목록
    번호 제목 매체 보도일
    3104 [전국]무주·고양, 도서관 공약 '우수' 매체 :내일뉴스 보도일 :2018.07.24
    3103 [세종]세종시,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본격 운영 매체 :충청뉴스 보도일 :2018.07.23
    3102 [전국]문체부, 7월 말 찾아가는 이동책방·심야책방의 날 운영 매체 :아이뉴스24 보도일 :2018.07.23
    3101 [대구]교육도시 달성을 가다 .7_도서관 서비스와 평생교육 매체 :영남일보 보도일 :2018.07.23
    3100 [경기]용인시 찾아가는 독서 프로그램 운영 매체 :경기미디어신문 보도일 :2018.07.20
    3099 [대구]대구의 이색 도서관들 매체 :매일신문 보도일 :2018.07.19
    3098 [부산]부산 영도구, 23일부터 '방과 후 마을학교' 본격 운영 매체 :국제뉴스 보도일 :2018.07.18
    3097 [세종]세종에 10만권 보유 '책놀이터' 생긴다 매체 :연합뉴스 보도일 :2018.07.18
    3096 [전북]전주 작은도서관 독서문화프로그램 풍성 매체 :전북일보 보도일 :2018.07.17
    3095 [미국]연착된 지하철이 도착하자 벌어진 일 매체 :오마이뉴스 보도일 :201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