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그림책토론수업]핑은 왜 ‘빈 화분’을 들고 갔을까요?

[그림책토론수업]

핑은 왜 ‘빈 화분’을 들고 갔을까요?

『빈 화분』(데미 글·그림 / 사계절)은 꽃을 잘 가꾸는 아이에 대한 중국 옛이야기를 엮은 그림책입니다. 모란, 국화, 수국 등 계절마다 피는 아름다운 꽃들과 사계절 산수(山水), 옛 중국의 복식, 가옥과 정원 등 마치 수려한 병풍을 펼쳐보는 듯한 재미도 있습니다.
유난히 꽃을 사랑하는 임금님이 일 년 동안 정성을 다해 꽃씨를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합니다. 가장 예쁜 꽃을 피울 자신이 있었던 핑은 임금님께 받은 꽃씨를 받아 기름진 흙이 담긴 화분에 심어 날마다 정성을 다해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가고 계절이 가도 꽃씨는 싹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예쁜 꽃 화분을 안고 궁궐로 몰려갈 때, 핑은 정성을 다한 빈 화분만 들고 궁궐로 갑니다. 과연 임금님은 누구에게 후계자 자리를 물려줄까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별하기 어려운 시대, 거짓과 가짜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주인공 핑이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누구나 꿈을 이루고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 꿈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기준, 방법은 다양합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까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이 그림책을 통해 생각해봅니다.

핵심 가치 활용, 꼬리 질문 토의
『빈 화분』 그림책을 활용하여 토론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림책을 천천히 소리 내어 읽습니다. 『빈 화분』은 화사한 꽃이 만발한 봄날 같은 그림책입니다. 중국의 산수를 보는 듯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복식과 화려한 색감, 산과 나무, 구름, 새와 꽃 들이 액자 형식의 둥근 구도 안에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운 사계절을 만끽하며 꽃을 피우려는 핑의 간절한 마음을 공감하며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둘째, 개인 질문을 한 줄 문장으로 만들어봅니다. 읽기 후 각자 하나씩 질문을 만듭니다. 그림책에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장면과 문장, 그림, 인물, 배경과 이야기 구조 등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도출합니다. 어느 장면, 글귀에서 멈추어 깊이 생각해볼 수도 있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하나 고르고 그 문장의 마침표를 떼고 의문부호를 붙이면 훌륭한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계속해나가면 좋은 질문을 만드는 습관이 들고 그것은 개인의 지력과 동기부여, 학습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만다라트를 활용해 삶의 중요한 가치를 선정합니다. 만다라트는 일본 디자이너가 개발한 것으로 목표를 계획하거나 아이디어를 만들 때 유용한 기법입니다. 빙고게임을 하듯 9개의 정사각형을 그리고 가운데 핵심 내용을, 나머지 8칸에 계획을 적는 실천적 방법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본 수업에서는 모둠원 4명이 함께 토의하며 그림책의 핵심 가치 8개를 찾아 칸을 채워나갑니다. 가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왜 그 가치가 중요한지를 토의하게 됩니다.


<만다라트 - 가치 선정하기>



넷째, 핵심 가치를 활용한 꼬리 질문으로 토의합니다.

모둠원이 함께 토의하며 『빈 화분』에서 보이는 핵심 가치 8개에 대해 각 가치마다 다시 꼬리 질문을 달며 토의하고 글로도 표현합니다. 토의하면서 글로 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생각과 의식의 흐름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므로 학생들에게는 유용한 학습 방법입니다. 원래 뇌와 손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토의 결과 핵심 가치에서 도출된 질문과 토론 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직 : 단 한 명도 정직하지 않았다면 임금님은 후계자를 어떻게 뽑을까?
⦁평등 : 임금님은 왜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었을까?
⦁행복 : 다른 아이들이 거짓으로 씨앗을 바꾸며 꽃을 피워갈 때 정말 행복했을까?
⦁노력 : 꽃이 피지 않는데도 핑이 계속 정성을 다하며 노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용기 : 왜 아버지는 핑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했을까?
⦁양심 : 양심 있게 행동한 것으로 임금님을 뽑는 것은 과연 옳은가?
⦁정성 :내가 만약 핑이라면 꽃이 피지 않는 화분을 정성을 다해 계속 키웠을까?
⦁성실 : 우리는 대표자(리더)를 뽑을 때 그 사람의 성실성을 확인하는가?
⦁진실 : 임금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진실함은 왕으로서 꼭 필요한 덕목인가?

핑은 자신이 못난이처럼 느껴졌습니다. 꽃 한 송이도 피우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도 받았습니다. 정성을 다했으니 그 정성을 임금님께 바치고자 빈 화분을 들고 궁궐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핑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속이며 짓밟고 서로의 경쟁자가 되어 성공의 길로 달려갈 때 ‘나’는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출처 : 행복한 아침독서

권현숙_남양주 호평고 교사, 『쉽고 재미있게 생각을 나누는 그림책 토론』 공저자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0/04/01/2020040110040014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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