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립중앙도서관] 이제 막 시작된 메타버스 시대, 도서관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립중앙도서관

이제 막 시작된 메타버스 시대, 도서관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코로나 팬데믹이 바꿔놓은 새로운 삶의 방식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디지털 가상 세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첫째, 디지털 가상 세계의 경험을 현실 세계로부터 확장된 진짜 경험으로 여기기 시작하였다. 둘째, 디지털 자아(부캐, 아바타)의 정체성을 현실 세계의 나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셋째, 블록체인과 NFT 기술을 통해 디지털 자산에 실질적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사람들은 현실 세계와 디지털 가상 세계를 오고 가는 이중적 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오히려 디지털 가상 세계 속에서 사회・문화・경제적 활동의 비중을 점점 더 늘려가고 있다. 이런 새로운 삶 방식이 가능한 디지털 가상세계를 우리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Meta’와 세상을 뜻하는 영어 ‘Universe’가 합쳐진 말로 ‘현실을 초월한 세상’을 의미한다. 좀더 엄밀한 정의를 내려보면, 사람들이 아바타로 살아가는 3D 디지털 가상 세계를 메타버스라고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도서관 활용 사례

메타버스를 온라인 공간에 구현해 놓은 것을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하는데 국내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포트나이트(Fortnite),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더 샌드박스(the Sandbox), 게더타운(Gather.town), 로블록스(Roblox), 제페토(ZEPETO), 이프랜드(ifland) 등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활동 공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용되면서 공연과 전시 등의 문화 행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 뮤직 비디오를 포트나이트에서 공개하였고 팬들은 포트나이트에 아바타로 접속하여 함께 공연을 즐겼다. 그리고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가상 팬사인회를 열어 3천만 명의 팬들과 소통하였다. 공연과 전시 외에도 국내 많은 기업들이 이프랜드와 게더타운에서 취업설명회를 포함한 각종 기업 행사를 진행하였고 온라인 부동산 업체인 직방의 경우에는 아예 오프라인 사무실을 없애고 메타버스 플랫폼에 온라인 가상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출처 : 구글 이미지에서 발췌

2021년 5월 이후부터 국내 도서관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가상 도서관(또는 가상 공간)을 구축하고 그곳에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2022년 3월 기준 제페토에는 약 20개의 가상 도서관이 구축되어 있고 빅카인즈 뉴스검색서비스1 에서는 2021년 6월 이후로 ‘도서관’ 과 ‘메타버스’ 키워드가 포함된 뉴스의 월간 발행 건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국내 도서관들의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 제페토와 게더타운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이프랜드, 로블록스를 활용한 사례들이 있다.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은 주로 제페토와 게터타운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회도서관은 지난 한 해 동안 이프랜드, 게더타운, 로블록스, 인게이지 등의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서관 서비스에 활용한 바 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2021년도 전국도서관대회 전시회를 게더타운을 활용하여 3일간 개최하기도 하였다.


메타버스는 이제 시작 단계, 도서관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먼저 새롭게 도래할 메타버스 시대를 이용자들이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도서관 서비스에 최적화된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 3D 가상 도서관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1) 이용자 지원 측면

새로운 메타버스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찾고 학습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며 무엇보다 디지털 가상 경제 환경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는 이용자가 디지털 격차를 느끼지 않도록 도서관 차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상 세계 속 새로운 직업군인 디지털 건축가, 아바타 디자이너, 맵 설계자 등의 크리에이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자신이 창작한 디지털 자산들을 NFT 형태로 발행하여 수익화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용자 지원서비스를 이끌어가야 할 도서 관 사서들의 디지털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도 함께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서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정 개발 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2) 3D 가상 도서관 구축 및 운영 측면

첫째, 앞서 소개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도서관 서비스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 선정 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아직 학술적인 선정 기준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무적 차원에서 참고할 만한 선정 기준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① 가상 도서관 제작 가능 여부와 제작시 비용 발생 여부
    • :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 도서관을 무료로 제작 가능
  • ② 도서관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오브젝트 및 도서관 콘텐츠 연계 기능 제공 여부
    • :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도서관 내외부 인테리어(서가, 책상, 조명 등) 제작 가능, 다만 현실 세계 도서관 자료는 저작권 처리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연계하기는 어려움
  • ③ 동시 접속 가능 이용자 수
    • :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동시 접속 가능 이용자 수를 제한하고 있고 플랫폼별로 차이가 있어 확인이 필요함
    • 예) 이프랜드(최대 131명), 게더타운(최대 500명), 제페토(최대 16명)
  • ④ 메타버스 플랫폼 접근에 사용 가능한 디바이스 유형
    • : 제페토와 이프랜드는 스마트폰, 게더타운은 PC, 로블록스는 PC와 스마트폰 등에 최적화되어 있음
    • : 향후 VR/AR/MR 기기와의 연동 가능 및 다양한 디바이스로부터 동시 접속 가능 여부도 확인 필요
  • ⑤ 아바타 간 의사소통 방식
    • :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문자와 음성 채팅 모두 지원
  • ⑥ 가상 도서관에서 강연 등 행사를 할 때 외부 콘텐츠 연계 가능 여부 및 파일 포맷 유형
    • : 이프랜드(PDF, MP4 파일), 게더타운(이미지, 웹사이트, 동영상, 줌과 같이 화면 공유 가능)
    • : 제페토, 로블록스 등에서는 외부 콘텐츠 연계 제한

둘째, 3D 가상 공간에서 이용자로 하여금 아바타로 이동하면서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자 한다면 어떤 새로운 도서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도서관이 활용 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3D 가상 공간 외에도 3D 물리적 공간과 2D 웹 공간이 존재한다. 3D 물리적 공간에서는 이용자가 실제 도서관 공간을 이동하면서 도서관 서비스를 실재감 있게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2D 웹 공간에서는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다양한 정보서비스에 쉽고 빠르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3D 가상 공간은 3D 물리적 공간 만큼은 아니더라도 현실 세계와 유사한 실재감을 경험할 수 있고 2D 웹 공간보다 입체감 있는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혹시 3D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로 이동하도록 설계된 도서관 서비스가 2D 웹 공간에서 제공하는 것이 이용자에게 더 편리하지는 않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셋째,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구축한 가상 도서관이 일회성 행사 용도나 홍보용으로만 사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가상 도서관 활용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상 도서관을 운영할 전담 인력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며 도서관 연간 운영계획에도 가상 도서관 운영 계획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공공기관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그 효과성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선경제’는 최근 기사를 통해 제페토 등에 구축된 가상 도서관이 시공간 제약이 없는 도서관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로 가 보면 텅 빈 책꽂이와 의자・책상만 가득하며 하루 방문자 수가 10명이 채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2.


메타버스 성장 추이에 따른 미래 도서관 전략 방향성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들의 삶 속으로 들어온 메타버스적 삶의 방식은 2022년 이후 페이스북, 애플 등의 글로벌 ICT 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일 VR/MR 기기 및 메타버스 플랫폼들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PC와 스마트폰에 기반한 2D/3D 메타버스에서 VR/MR 기반의 3D 메타버스로 급속하게 전환될 것이다. 물론, 몇 년 안에 현실 세계 만큼 실재감을 주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 분석 기관들의 예측을 토대로 볼 때, 2025년에서 2030년 사이에 상당한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도서관계에서도 제페토, 게더타운, 로블록스 등 이미 존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서관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식에서 도서관 서비스에 최적화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메타버스 도서관 서비스 모형을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험의 공유와 도서관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인간이 살아갈 새로운 삶의 방식인 메타버스는 우리 앞에 이미 다가와 있다. 앞으로는 지금 보다 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등장할 것이며 도서관들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도서관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도서관계의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활용 범위와 방식을 다함께 논의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개별 도서관들이 경험했던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점들을 공유하고 향후 메타버스 관련 시장의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서 도서관을 위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본 글은 메타버스와 도서관을 주제로 한 저자의 강연 내용들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 김규환. 2021. 메타버스(metaverse) 세계 속 도서관 건립에 대해서. 도서관문화, 62(6). pp. 18-25.
  • 김규환. 2021. 메타버스 플랫폼 선정 기준과 활용법. 2021년도 공공도서관협의회 온라인 포럼 자료집. pp. 45-65.
  • 김규환. 2021. 메타버스 시대 도서관의 대응 전략. 2021 대학민국 도서관한마당 자료집. pp. 215-231.
  • 김규환. 2021. 도서관의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방안. 한국전문도서관협의회지통권 13호. pp. 17-24.
  • 김규환. 2022.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도서관 구축 및 운영방안. 한국정보관리학회 동계 워크숍 자료집.
  • 김규환. 2022.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도서관의 대응 및 방향성. 국회도서관 70주년 기념행사 자료집. pp. 67-88.
  • 서상원, 김규환. 2021. 도서관 비대면서비스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선정에 관한 연구. 제 28회 한국정보관리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pp. 67-72.

글_김규환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1 빅카인즈. 검색일지 2022. 03. 18

2 조선경제. 세금 수십억 쓴 ‘공공 메타버스’… 볼거리가 없네. 검색일자 2022.03.21.


/국립중앙도서관

https://librarian.nl.go.kr/LI/contents/L30202000000.do?schM=view&page=1&viewCount=9&id=4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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