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환경책 생태시민교육] 생명과 공존의 ‘식물’

환경책 생태시민교육

생명과 공존의 ‘식물’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아시아와 북미 대륙은 북극 한파에 시달렸고, 유럽은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기후위기는 불평등하게 몰려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기후위기 비상시대,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생태전환교육”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하였다. 생태전환교육은 “개인의 생각과 행동 양식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및 시스템까지 총체적인 전환을 추구하는 교육”이다. 곧 삶의 전환을 실천하는 ‘생태적 시민’을 양성하겠다는 선언이다.


<‘지구의 날’ 학교 밖 캠페인>

3~4월에 생태시민교육을 할 수 있는 날들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일(3월 11일), 물의 날(3월 22일), 지구의 시간(3월 25일), 식목일(4월 5일), 지구의 날(4월 22일) 등이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친숙한 ‘식물과 음식’으로 생태시민교육을 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생태적 감수성, 반려 식물 기르기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주니어RHK)는 해바라기씨 10개를 나누며 『콩 세 알 팥 세 알』(개똥이)처럼 생명과 공존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5~6학년 실과 시간에 식물 재배와 친환경 농업 수업에서 질문을 해보았다. “처음 씨앗은 몇 개였고 몇 개가 남았나?” “씨앗을 가져간 주인공들은 누구인가?” “씨앗은 어떻게 해바라기로 성장했나?” “만약 씨앗에 농약이 묻어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우리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아르헨티나 유전자 조작 콩의 비밀을 담은 「차코의 눈물」 영상을 함께 보면서 GMO, 농민 건강, 종자 주권, 다국적 기업 등으로 의제를 확장해간다(GMO에 관한 더 깊은 지식과 태도는 『GMO : 유전자 조작 식품은 안전할까?』(풀빛) 참고).
인류와 함께해온 탄소는 어쩌다 저주의 원소가 되었지만 늘 우리 주변에 있다. 땅속에 있어야 할 탄소를 인간이 마구 캐고 써먹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었지만, 친환경 농업은 탄소를 잘 저장하고 이용하여 지구를 살리는 가장 단순하고 근본적인 방법이다. 그런 차원에서 삶의 전환을 지향하는 생태시민교육의 시작은 식물이어야 하고 실제 기를 수 있는 적정 기술을 익히도록 돕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3월 말이나 4월 초, 학교 텃밭에 감자를 심고 어린이들은 상추와 대파, 토마토, 허브 같은 채소 화분을 만든다. 교육과정에 있기도 하고 여름방학까지 손쉽게 집에서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페트병이나 음료수 컵 밑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배양토를 담고 모종을 심는다. 그리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학년 전체가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실천으로 ‘반려 식물 기르기’를 과제로 내준다. 끝까지 잘 길러 관찰 기록지를 꼼꼼히 써내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말라 죽었다거나 시름시름 앓다가 병들었다고 다시 달라는 어린이도 있다. 마을에서 보는 나무와 풀꽃은 돌봐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데 “왜 내 반려 식물은 잘 자라지 못했을까?” “인간이 이용하는 식물이 된 작물은 어떻게 보살펴야 할까?”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다.


<음료수 컵에 심은 대파 모종>

텃밭을 가꾸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식물 재배기를 담은 『우리 가족은 정원사입니다』(나는별)는 생태 시민성에 대해 숙고하도록 돕는 따뜻한 책이다. 멋진 정원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수고로운 노동과 배움 그리고 기다림과 도전을 통해서 얻어진다. 2019년 여름에 있었던 학교민주시민교육 국제포럼에서 거트 비에스타 교수(아일랜드 메이누스대)는 “성숙한 시민성은 욕망을 전환할 수 있는 경험에서 길러진다”면서 “나무, 돌, 쇠를 다루는 활동이나 동식물 보살피기를 통해 사물의 특성과 생명의 요구를 알아가는 비언어적 방법”을 제시했다. ‘생태적 감수성’은 느낌을 넘어 사물이나 존재의 특성과 요구를 파악하고 존중하는 것이 병행될 때 제대로 길러질 수 있다.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예술로서 ‘요리’를 바라본다. 『안녕, 밥꽃』(내일을여는책)은 “씨앗-작물-꽃-열매-음식”의 연결과 순환을 자세히 보여준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삶을 바꿔준 ‘옥수수, 벼, 콩’ 곡식과 우리 식생활과 연관된 ‘무, 배추, 오이, 시금치’ 같은 한살이를 통해 ‘밥=꽃’임을 깨닫게 된다. 초등 4~6학년 과학 생명 단원에서 활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연중 텃밭 작물 관찰과 탐구에도 참고가 된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이 책의 사진들처럼 작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심화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한 평 텃밭에 심은 감자>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서양 속담에서 보듯이 도시 농업과 양봉은 나와 지구를 살리는 실천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 텃밭의 필요성을 교육적 관점에서 쉽게 쓴 『지붕 위의 감자들』(아일랜드)을 소개한다. 책은 착한 먹거리 운동의 일환인 도시 텃밭을 ‘푸드 마일’ 개념에서부터 전 세계 도시 농업의 다양한 사례를 안내하며, 꼭 넓은 땅이 있어야 농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증명한다. 만약 막연히 또는 관행적으로 학교 텃밭·텃논을 해온 이라면, 이 책으로 도시 농부 세계시민으로서의 자부심도 느껴보라. 텃밭·텃논 가꾸기는 쉽지 않지만 좀더 시야를 넓힌다면 “내가 배출한 탄소를 줄이고 저장하는 시스템의 전환”을 어린이·청소년들과 함께 설계하고 창조할 수 있다.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3/01/01/2023010109003314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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