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책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방법 - 1. 책 읽어주기

어린이와 책을 이어주는 도서관 프로그램, 담작은도서관 사례

책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방법 - 1. 책 읽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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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어린이도서연구회를 통해 어린이 책에 대한 관심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자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유아책은 주로 이야기 를 구연한 녹음테이프가 딸려 있는 애니메이션 그림의 세계명작동화, 전래동화 책들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또한 이야기는 누구나 들려줄 수 있는 것인데 학원 등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거나 기 술을 배운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 당시 웅변, 동화 구연은 글을 외워 획일화된 몸짓, 억양, 말투를 사용하는 등 독서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활동이었다.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도서관과 독서계에는 그러한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도서관에서의 책 읽어주기, 이야기 들려주기 등은 사서의 기본적인 업무임에도 많은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과 자원활동가들에게 그것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 주는 것이 생소하고 옛이야기 들려주는 것도 퇴색되어 가던 90년 대 초반에 스토리텔링이란 낯선 단어가 사용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 평생교육 강좌1)로 스토리텔링기법이 개설되었고 강좌를 수료한 몇몇 사람들이 공공도서 관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일례로 1993년 춘천중앙도서관(현, 춘천교 육문화관)에서 여류시인이 일요일마다 날씨, 책이야기와 시사성 있는 뉴스 등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03년 순천기적의도서관 개관 이후 어린 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춘천 지역은 2006년경 공공도서관의 어 린이 자료실에 부모와 아이를 위한 온돌 형태의 작은 열람실을 만들기 시작했 고, 도서관 사서의 역량에 따라 그림책을 빛그림으로 만들어 정기적으로 이야기 를 들려주는 도서관도 있었다.

우리 도서관은 연령과 대상에 따라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린이의 요구와 흥미를 고려하면서 도서관의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구성한 다.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내부적으로 긴밀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기획, 시 행되고 있으며 매달 진행사항에 대해 좋았던 점, 개선할 내용 등을 자체 평가한 다.


담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이 책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 람으로 자라도록 돕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어려서부터 이야기는 즐겁 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자연스럽게 책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방법면에서는 운영자(사서와 자원활동가 등) 스스로 각자의 스타 일에 맞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변화를 꾀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용과 기법 모두에서 다양성을 띠게 되었고 자연스레 참여자의 호응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에는 읽어주기, 이야기 들려주기(storytelling), 책 소 개하기(booktalk)가 있는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책을 읽어주면서 작가와 작가의 다른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연령이 낮으면 책만 읽어주어도 괜 찮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지면 이야기를 들려줄 때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는 것 이 효과적이며 거기엔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다양한 기법을 배워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책 읽어주기
읽어주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는 것을 말하며, 일대일 혹은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읽어준다.
책 읽어주기 시간에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좋아하고 재미있게 읽은 책’을 읽어주면 된다고들 하는데 꼭 그렇지만 은 않다. 자기만의 관심 분야 책을 가져와 읽어 준다면 이야기에 푹 빠져 재미 있게 듣기보다는 공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책 읽어주는 시간에 대한 흥 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책을 읽어 주고 이야기를 들려주 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소양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한다. 경험에 따르면, 처음 책 읽어주기를 하는 사람은 운율이 재미있는 책과 말놀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 다.

운율이 있는 재미있는 책으로는 <곰 사냥을 떠나자>, <훨훨 간다>, <우락부 락 염소 세 형제 이야기>, <짖어봐 조지야> 등이 있고, 말놀이 책으로는 <원숭 이 엉덩이는 빨개>, <123 잘잘잘>, <꼬부랑 할머니가>, <시리동동 거미동동> 등이 있다.

좋은 그림책은 눈으로 읽어도 좋지만, 소리 내어 읽을 때 글이 잘 쓰여져 물 흐르듯 읽히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고른 후에는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 어 보는 연습을 충분히 한다. 그 때 어디서 큰 목소리로 읽어주고 어디서 잠시 멈췄다 읽어주는 게 효과적인지, 어느 부분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지도 체크해 둔다. 실제 책을 읽어줄 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의 집중력도 높아지 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많은 도서관이 문이 달린 자그마한 방이나 구석에 우묵하게 들어간 공간을 만들어 이야기방을 운영한다. 책 읽어주는 소리가 열람실에 들려오지 않게 하려 는 의도라 생각된다. 우리 도서관도 개관 초기에 작은 동아리방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동아리방의 두 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무엇을 하는지 밖에서도 한 눈에 볼 수 있고 소리만 작게 들릴 뿐 밖에서 진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처음 해보는 운영자는 열린 공간에서 하면 보는 시선이 많아 부담스럽기 때문에 대부 분 이야기방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앞의 사진처럼 점차 도서관 곳곳을 이야기 공간으로 활용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어른은 이야기방에 들 어가지 않아도 유리문 너머로 무엇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왔다갔다 할 뿐 선뜻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열린 공 간에서 하면 그 아이들이 조금은 더 편하게 이야기 자리에 와 앉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어떤 시간인지 알려주고 함께 듣자며 손을 잡아주기 에. 주변에서 처음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기 책만 보던 아이들도 슬금슬금 자 리에 합류한다.

읽어주기 전에 책 읽어주는 사람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리를 잡는다.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듣는다면 똑같이 바닥에 앉거나 의자에 앉아 읽어준다. 아이들은 앉아 있는데 일어선 채로 읽어주면 책의 그림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 어야 하는 등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다. 또 목소리가 너무 작아도 분위기가 흐 트러진다. 아이들은 오늘 읽어줄 책을 궁금해 하고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때 책 표지를 보여주며 “어떤 이야기일 것 같아?” 묻고 상상하게 하고 자기가 생각 한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한다. 한 번쯤 겪어 봄직한 내용이라면 아이들의 경험을 들은 후 책 속 아이는 어땠을지 책을 읽어 보자며 호기심을 유도한다.

빅북과 빛그림 활용
이제 책 읽기를 시작한다. 책 표지를 보여주며 책 제목, 글 쓴 사람, 그림 그린 사람, 출판사 등을 알려준다.
또한 많은 그림책들은 면지에도 이야기를 담 고 있으므로 그림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겨준다. 책을 읽어주다가 가장 난감한 일은 ‘아이들의 질문’이다. 한 아이의 질문에 답해 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지고 아이들 전체가 질문을 하려고도 한다. 그 럴 땐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 알아보자.”라고 말해주면 보통은 잠잠해진다. 그럼에도 계속 질문을 하거나 혼자만 바짝 다가와 앉거나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 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동료 사서 또는 그 아이의 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 주 어린 아이일 경우에는 무릎에 안고 이야기를 들어도 괜찮지만 대개는 옆자리 에 앉혀만 놓아도 가만히 잘 듣는다. 또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그림이 안 보 여요.” 하는 아이들이 있다. 책 크기는 작고 아이들은 많고 어느 자리에 앉느냐 에 따라 보이고 안 보이고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큰 책을 구입하여 읽어주거나 그림책을 스캔하여 빛그림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가운데 큰 책(Big book)은 최근 들어 출판되고 있으 므로 구입하여 활용하면 된다. 큰 책이 없을 때는 자체적으로 큰 책을 만들 수 있으나 그 과정이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그림책을 스캔하여 빛그림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빛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어린이들을 참여 시키면 아이들의 자신감도 길러지고 사서와 더 친밀해지며 도서관을 더 즐겁게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


도서관에서는 글이 많은 동화책보다는 주로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책 읽어주 기 시간에 꾸준히 오는 아이들이 드물고 연령이 낮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책 읽기를 싫어하고 도서관에도 잘 오지 않는 고학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다가 2015년에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 십대 어린이 들이 좋아하는 공포문학2)과 린드그렌의 동화를 함께 읽는 시간3)이었는데 매회 평균 4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공포문학은 외국 작품 가운데 파울 반 룬의 <공 포버스>와 에드가 앨런 포우의 <검은 고양이>을 읽었고, 우리나라 작품은 옛이 야기 <여우 누이>, <밥 안 먹는 색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현대 작품에 서는 보이지 않는 공포 심리가 잘 표현된 <금이 간 거울>을 읽었다. 아이들마다 알고 있는 저마다의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즐겁게 들려주었고, 책은 한 쪽씩 돌려가며 읽거나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상상하기도 하고 부분을 발췌해 읽기도 했 다. 또 가장 인상에 남는 섬뜩하고 무서운 장면을 꼽아 보기도 했다. 아이들은 무섭다고 하면서도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책을 읽자고 했다.

린드그렌의 동화를 읽는 시간에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를 읽 으며 바느질을 했다. 아이들은 바느질을 하다가도 자기 차례가 오면 한 쪽씩 책 을 읽었고 목차 가운데 재미있을 것 같은 챕터를 고르면 사서가 읽어주기도 했 다. 아이들은 바느질을 하며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은지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었다. 프로그램 4주 동안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 전 3권은 물론이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 전부를 읽은 아이가 있었는데, 평소 도서관 프로그램에 거의 참여하지 않 다가 좋아하는 바느질 때문에 참여하게 된 남자 아이였다.
해외 사례를 보면 성인대상으로 뜨개질을 하며 책을 읽거나, 카페에 일정한 시간에 모여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책을 읽고, 와인을 먹으면서 책을 읽 고 이야기 나누는 등 다양한 책 읽기 모임들이 있다. 지금 아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책 읽는 방법이 필요한건 아 닐까?



그림책 소꼽놀이

도서관이라면 책놀이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어주고 나면 왠지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허전함이 들 때가 있고 참여하는 아이들의 수가 적으 면 ‘재미가 없나?’ 하는 생각에 책놀이를 해 본 적이 있다. 평상시에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다가 프로그램이 있을 때만 오고 그것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해진다. 근래에는 사회적으로 책놀이 지도사 열풍이 불고 있 으며 학교, 학원 등 어느 곳에서든 책을 읽고 나면 책놀이를 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이야기항아리』 프로그램이 무엇이냐고 묻는 전화에 책 읽어주는 시간이라고 하면 “책 읽어주고 또 뭐 하나요? 그게 다예요?” 하고 어른들이 묻 는다. 아이들은 이제 책놀이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책놀이는 책을 읽고 다양한 사고를 하게 하는 것이 핵심인데, 요즘은 아이들을 일정한 틀 안에 가둬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하고 책 읽기마저 지겹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이야기의 힘과 글의 매력, 그림의 미학 을 상호 공유하는 활동으로 이야기를 듣는 이와 하는 이 모두에게 재미와 감동 을 준다. 그러나 책놀이가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한다고 믿고 그것에 집중하게 되면 놀이가 가능한 책을 먼저 고르게 된다. 결국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활동으 로 아이들은 놀이 자체만을 기억하게 되고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감 동은 반감된다.
본래 우리 도서관에서는 책놀이를 잘 하지 않았지만 2016년 프로그램을 재 정비하면서 일상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책을 읽고 노는 『그림책 소꿉놀이』를 시도해 보았다.

공포문학 북컬렉션을 기반으로 공포영화 퀴즈를 풀고 학교에서 떠도는 무서 운 이야기를 수집하여 담낮은마을방송 시간에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패션 북컬렉션을 전시하고 추억의 종이인형 놀이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완다 가그의 컬렉션 가운데 그림책 <백만마리 고양이>를 읽은 후 안데르센의 종이오리기 기 법으로 만든 고양이를 벽면에 채우며 그림책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는데 정말 재 미있었다.『그림책 소꿉놀이』는 도서관에서 시행해도 괜찮은 프로그램이라 생 각되지만 열쇠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직 한 모습은 책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사서와 자원활동가가 잘 협력하는 것이 다. 우리 도서관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원활동가가 필요한 경우, 일상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사서와 소통이 되는 사람을 골 라 도서관을 도와 줄 수 있는지 의향을 물어 왔는데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해하 면서도 사서와 조화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책 읽어주 기를 하는 성인 자원활동가4)는 주로 『이야기항아리』, 『이야기신문고』 등 이 야기시간에 활동하는데 그 외에도 도서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프로그램과 활동 이 있으면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매년 100명 이상의 청소년 자원활동가들이 방학 기간과 학기 중 주말을 이용하여 열람실의 자료 정리를 도와주고 있다. 몇 년 사이 고등학생들 은 대학입시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 학교 내에서 교육봉사동아리 등을 만들어, 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책 또는 영어책을 읽어주는 등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많이 방문하고 있다. 청소년 자원활동은 도서관 입장에서 많은 끈기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 시행에 그치지 않고 평가와 논의를 통해 도서관 의 목적에 부합되는 적절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 소년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많은 주말에 활동하기 때문에 모든 동아리를 참여시 킬 수는 없다. 동아리를 검토할 때는 아이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었는지, 부모의 주도 하에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활동에서 중요한 것이 도서관과의 소통 인데 부모가 개입된 동아리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선정된 동아리의 활동 기 간에 대한 제약은 없다. 그러나 매회 활동 상황을 살펴보고 아이들과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그 과정에서 동아리 활동 기간이 조정되기도 한다.

청소년 자원활동의 책 읽어주기 사례
청소년 자원활동의 모범적 사례는 2013년에 활동한 이○○과 2014년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봉의고등학교의 교사를 꿈꾸는 아이들이 만든 동아리 Teen-T를 꼽을 수 있겠다. 이○○은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중국 유학길에 올랐 다가 십대 청소년이 되어 고향에 돌아온 후 도서관에서 할 일이 없겠냐며 무작 정 찾아온 경우다. 이야기 콘텐츠를 중국이야기로 정하고 중국에 관련된 책을 전시하고 중국의 문화, 풍습,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유학 중에 느낀 것을 이야기 로 들려주었으며, 관련 활동으로 행운을 부르는 부적을 만들고 쿵푸도 체험해보 았다. 또한 중국 만두를 중국인이 도서관에 와서 함께 만들어 쪄 먹는 등 다양 한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그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중국 그림책을 읽어주고 내용 이 비슷한 중국 신화와 한국 신화를 찾아 사서와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영상물과 자료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 접근 방식의 프로그램도 진행 해 보았다. 다양한 분야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현대 인물을 선정 하여 EBS지식채널ⓔ 영상자료와 함께 관련 자료를 소개하는 북토크 시간도 시 도해보았는데 꽤 성공적이었다. 그 바탕에는 책을 읽는 것은 기본이고, 관련 자 료를 찾아 정리하고, 이야기 들려줄 원고를 공책에 빼곡하게 작성하는 등 세밀 한 준비와 노력이 있었다.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직 한 모습은 책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사서와 자원활동가가 잘 협력하는 것이 다. 우리 도서관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원활동가가 필요한 경우, 일상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사서와 소통이 되는 사람을 골 라 도서관을 도와 줄 수 있는지 의향을 물어 왔는데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해하 면서도 사서와 조화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책 읽어주 기를 하는 성인 자원활동가4)는 주로 『이야기항아리』, 『이야기신문고』 등 이 야기시간에 활동하는데 그 외에도 도서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프로그램과 활동 이 있으면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매년 100명 이상의 청소년 자원활동가들이 방학 기간과 학기 중 주말을 이용하여 열람실의 자료 정리를 도와주고 있다. 몇 년 사이 고등학생들 은 대학입시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 학교 내에서 교육봉사동아리 등을 만들어, 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책 또는 영어책을 읽어주는 등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많이 방문하고 있다. 청소년 자원활동은 도서관 입장에서 많은 끈기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 시행에 그치지 않고 평가와 논의를 통해 도서관 의 목적에 부합되는 적절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 소년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많은 주말에 활동하기 때문에 모든 동아리를 참여시 킬 수는 없다. 동아리를 검토할 때는 아이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었는지, 부모의 주도 하에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활동에서 중요한 것이 도서관과의 소통 인데 부모가 개입된 동아리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선정된 동아리의 활동 기 간에 대한 제약은 없다. 그러나 매회 활동 상황을 살펴보고 아이들과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그 과정에서 동아리 활동 기간이 조정되기도 한다.

이 후 도서관은 Teen-T 동아리에 이○○의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며 적용 해 보도록 조언하였다. 몇 달이 지나도록 아이들 대부분이 시간이 없다며 책을 읽지 않았고 필요로 하는 자료를 인터넷에서 수집만 하고 정리하지 않았다. 결 국 매주 토요일에 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으로 변경 진행하게 되었 으며 미약하게나마 2016년에 매월 주제에 관련된 책을 읽어주고 책놀이를 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그간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것을 지켜본 결과, 책을 읽고 자 료를 수집, 정리하는 등 준비를 위한 과정과 연구 시간이 동아리 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것에 기반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체계를 잡 아주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임을 알게 되었다.

출처 : 도서문화재단 씨앗발행, 담작은도서관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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