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약수작은도서관

2017.06.21



전국 작은도서관 100곳에서 '도서관 문화가 있는 날' 진행 …
"이용자들이 책 찾는 계기되길"


#지난달 26일 오후 4시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약수작은도서관 3층 다목적실. '도깨비와 소리 만들기' 강의를 들으러 모인 8~10세의 아이들 12명에 다목적실은 떠나갈 듯 시끌벅적했다. 작은 다목적실은 아이들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용품들로 가득 했다. 집에서 쓰는 휴지통이 6~7개, 페트병이 20여개,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아크릴판, 쌀 등이 주섬주섬 놓여 있었다.

"쿵쿵 쾅, 내가 만든 휴지통 드럼 두드려요"

페트병 5~6개를 길게 연결한 통 안에는 쌀이 들어 있었다. 페트병을 이용한 이 악기의 이름은 레인스틱. 드럼과 퍼커션 연주자인 송기정 강사가 레인스틱을 좌우로 흔들자 쌀이 페트병의 오른쪽, 왼쪽으로 흔들리면서 '쏴아~' 소리가 났다. 눈을 감고 들으면 실제 비가 내리는 것만 같았다. 레인스틱 외에도 '천둥'이라는 악기, 고무호스, 휴지통 드럼은 송 강사의 손에서 하나씩 자연의 소리로 변신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4시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약수작은도서관 3층 다목적실에는 '도깨비와 소리 만들기' 강의를 들으러 8~10세의 어린이들이 모였다. 강의를 들은 어린이들과 송기정 강사(남자), 사서들의 기념 촬영. 사진 이의종


김지혜 사서가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가운데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눈을 감고 엎드렸다. "쏴아,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물을 퍼붓는 것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한밤중에 내리는 세찬 비가 자그마한 염소를 힘껏 후려쳤습니다." 그림책 구절과 함께 깜깜한 방에서 눈을 감은 아이들의 좌우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쏟아졌다.

송 강사는 가늘고 굵은 2종류의 고무호스를 잡고 돌리며 '휘휘~' 소리를 냈고 2가지 종류의 크고 작은 지통(두꺼운 종이로 만든 통)에 용수철을 연결한 '천둥'을 두드리며 '우르릉 쾅쾅' 효과음을 만들었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에 아이들은 "이거 쌀로 만든 소리 같은데"라고 하면서도 눈을 감고 집중했다.

강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송 강사는 아이들과 직접 악기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송 강사와 김 사서 포함, 2명의 사서와 함께 휴지통 드럼, 천둥 등을 직접 만들었다. 아이들은 2명씩 짝을 이뤄 자기 몸의 절반만 한 휴지통 윗면에 스카치테이프를 가위질 해 길게 오려 붙여 뚜껑을 만든 후 송 강사 준비한 스틱을 받아 '쿵쿵 쾅' 내리쳤다. 마치 드럼을 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나자 아이들은 신이 나 쿵쿵거리며 휴지통 드럼을 계속 두드렸다. 송 강사도 아이들을 따라 화려한 연주 실력을 뽐냈다.

아이들은 "테이프 붙이는 게 재미있다" "휴지통 드럼을 치니까 스트레스가 풀린다"라면서 즐거워했다. 강의 내내 다목적실은 생활용품으로 만든 음악 소리와 아이들의 얘기 소리가 떠나갈 듯 울려 퍼졌다.

이날 약수작은도서관에서 펼쳐진 강의는 '2017년 도서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중 하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 작은도서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참여 작은도서관에선 매월 문화가 있는 날에 '어린이 책으로 노래만들기' '시로 만든 노래배우기' 등 양질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개최된다.

올해로 3년째 진행되는 이 사업은 올해 3억원의 예산을 투입, 100곳의 작은도서관에서 700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인원은 10,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에 예산 2억원을 편성, 70곳의 작은도서관에서 490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했다.

올해는 오치근 그림책 작가가 진행하는 '어르신들과 인생그림책 만들기', 박선영 작가의 '어린이들과 동네 풀꽃도감 만들기', 황명수 작가의 '나무로 하는 활동' 등 다양한 시도들이 펼쳐진다. 2년 이상 참여한 강사들이 한 도서관과 꾸준히 만나 결과물을 내는 활동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공공도서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산, 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 작은도서관으로선 주관단체인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가 매월 프로그램을 짜고, 강사진을 확보해 개최하는 이 사업이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사업 참여를 계기로 각 작은도서관은 강사진과 네트워킹하는 등 자생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 개최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날 강의를 함께 진행한 김 사서는 "강사들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재미있게 진행해서 반응이 너무 좋다"면서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사업이 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7년 작은도서관 문화가 있는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의 박소희 이사장은 "책이 있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인 만큼 이용자들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찾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나아가 작은도서관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책과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날을 진행하는 전국 100군데 도서관 아래와 같습니다

★ 각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을 검색 하려면 아래 사이트를 참고합니다.


http://www.culture.go.kr/wday/index.do

기사 참고 : 내일신문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36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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