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아람 작은도서관

2018.10.23

오순도순 아파트 내 고향
한아람 작은도서관



한아람 작은도서관은 서울시 송파구 마천동 송파파크데일2단지에 자리한 사립작은도서관으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의 관심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단지 내 젊은 주부들의 자발적 단체인 '좋은 엄마들의 모임'이 주축이 되어 2013년 12월 13일 조성됐다. 단지 내 구성원 간의 소통과 문화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도서관 건립의 힘, 좋은 엄마들의 모임

초기 송파구 마천동 일대는 다단계 활동으로 악명 높았던 일명 거마대학생들의 주된 활동 무대였다. 거기에 인근 군부대, 그린벨트로 개발이 늦어져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송파파크데일2단지의 입주가 시작됐다. 재개발 이전 주민, 생활보호대상 주민, 노인, 장애우, 영유아 구성원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입주자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쏟아냈다.

때문에 한아람 작은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겪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도서관 설치 규정에 의해 1,000권의 장서와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였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공간과 장서가 확보된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입주자대표위원회 구성원(이하 입대위)과의 불화, 관리사무소와의 갈등, 주민들의 관심 등의 이유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장기전세 입주 우선순위인 신혼부부들 중 둘째를 출산한 엄마들이 삼삼오오 도서관 공간에 모여 서로의 멘토, 멘티가 되어주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엄마들의 모임이 결성되었고 아파트 아나바다 장터를 열고, 주변 저소득층 돕기 및 경로당 어르신들에 대한 봉사를 실시했다. 이는 삭막한 아파트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아파트에 입주한 젊은 엄마들은 더불어 사는 고향 같은 마을, 어른들을 공경하고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안심 마을 만들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작은도서관을 건립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게 된다.

다행히 모임 구성원 중 사서가 있어 도서관 제안서를 쓸 수 있었다. 제안서를 마중물 삼아 도서관 건립을 위해 모두의 힘을 모아 발로 뛰며 노력했다. 이 같은 엄마들의 모습에 입대위도 마음을 돌렸다. 합의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입대위에 도서관 운영을 위임받아 2013년 12월 13일, 마침내 한아람 작은도서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

더불어 살아가는 소통의 공간, 작은도서관

한아람 작은도서관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인 도서관의 역할뿐 아니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도서관의 운영 주체인 '좋은 엄마들의 모임' 회원들의 연령대는 30대에서 50대로, 대부분 육아로 인해 자신의 재능을 잠시 접어놓은 일명 경력단절 여성(이하 경단녀)이였다. 30대와 40대 초반 회원들은 도서관의 실제 운영을 맡고, 40대 중반부터 50대 회원들은 젊은 엄마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입대위 및 관리사무소와의 타협, 설득 등 어려운 소통 창구 역할을 해주었다.

초기 도서관은 도서관팀과 프로그램 네트워킹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도서관 활동을 두 가지로 나눈 이유는 아파트 작은도서관의 역할이 책을 빌려주고 읽는 곳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소통하고 서로가 가진 재능을 나누고 돕고 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입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도서관 견학프로그램, 구연동화, 클레이아트, 독서지도, 냅킨공예, 어르신 대상 비즈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실시했다. 또한, 책 읽는 우리아파트&우리 가족 그리기 대회, 아빠와 연 만들기, 도란도란 마을축제, 다문화가정 김치 담그기 등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 이웃 간 화합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는 프로그램네트워킹을 담당하는 부녀회와 도서관운영위원회가 협업, 연간 운영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문화프로그램 및 동아리활동을 진행되고 있다.

한아람 작은도서관의 장서는 총 8,300여 권으로 아파트 공급사인 SH공사에서 구비해준 1,000여 권과 주민들이 기증한 3,000여권을 기반으로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도서관리프로그램으로는 CLIB을 사용한다.

초기에는 도서관 전산화를 위한 예산이 없었기에 무상프로그램인 국립중앙도서관 작은도서관 관리시스템인 KORAYS NET을 신청했다. 그러나 사서가 상주하는 곳이 아닌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도서관인 관계로 비전문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이에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지원하는 GOLIS로 변경하여 전산화 작업을 시행했다.

자원봉사자 누구나 책을 빠르게 입력하고 배가하기 위해 대분류는 KDC를 쓰고, 유아동 도서에 한해 <300 전래, 명작>, <400 지식(수, 과학>, <800 창작>으로 간편 분류를 하였다. 저자기호는 저자3자+책명 앞1자리를 채용한 엘러드저자기호를 사용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장서가 증가하고 컴퓨터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며 기존 프로그램이 불안해졌다. 이에 2017년 말 대대적인 장서점검과 전산화 프로그램 변경을 논의하게 된다. 작은도서관 자료관리시스템 KORAYS-NET과 CLIB(구 책둥이 막둥이)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사서가 없는 도서관에 무난히 활용될 CLIB으로 전산화시스템을 재구축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청구기호 체제에서 KDC 숫자분류로 수정하고, 저자기호도 이재철 5표로 변경하여 현재 청구라벨 변경 작업 중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비전공자인 자원봉사자도 수서, 등록, 배가 등 도서관 운영 전반에 대해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읽는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는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한아람 작은도서관은 (사)한국작은도서관협회에서 시행한 '2018 작은도서관 운영 분야별 우수 사례 공모’에서 독서문화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사례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될 만큼 양질의 문화프로그램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
영·유아기부터 작은도서관에서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단지 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도서관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의 신청을 받아 도서관 이용방법을 지도하고, 꼬마 사서가 되어 대출 반납을 체험하게 한다. 또한,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동화읽기 및 독후활동, 할머니 동화구연, 클레이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프로그램은 동네에서 내 아이와 이웃의 아이가 같이 독서활동을 하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재능을 가진 엄마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책을 읽고 관련 프로그램을 엮어나갔다. 그 결과 공동체 문화가 이루어지고 우리 아이뿐 아니라 이웃 주민에게도 다양한 문화의 혜택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수혜자가 나눔을 나누는 봉사자가 되어 배우고 가르치는 시너지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지난 6년 동안 독서문화프로그램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역시 전담운영자의 부재와 빠듯한 운영비용이다. 지난해에는 전담 자원봉사자의 부재로 도서관 활동 없는 도서관 방문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연속성 있는 프로그램 유지를 위해서는 매뉴얼 구축이 필수이다. 자원봉사자 결원 시에도 후속 봉사자가 운영할 수 있도록 세부 지도안과 활동지를 계량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는 관장이 전담하여 책주머니를 만들고 매달 도서관 선정 책을 나눠 읽고 관련 독후활동을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 얘들아 책놀이터 가자 프로그램 운영
책놀이터 프로그램은 개관 첫해인 2013년부터 독서토론 및 독후활동을 시작으로 2014년 도서관 밖으로 나와 도서관 수업에서 만들었던 작품들을 전시하고 나만의 책 만들기, 책과 함께 이야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로 진화하였다. 이후 송파구에서 지원하는 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 선정으로 종합공예, 요리, 역사, 미술 등 보다 다양한 문화적 접목이 이루어진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2017년부터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엄마들을 위해 돌봄 개념의 책놀이터가 운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방학 중 아이들의 점심을 지원하여 워킹맘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든든한 작은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책놀이터의 주인공인 책이 줄 수 있는 생각과 느낌을 나누기 위해 도서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초기에는 문화 활동과 관련한 단순 책 읽기 위주였다면, 지금은 사서추천도서, 운영자회의를 통해 선정된 특별 주제 도서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화 활동이 부족한 동네에서 책놀이터 활동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며 엄마들에게도 고마운 활동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으로 변하는 것처럼, 마을 작은도서관의 효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나타나리라 믿는다. 현재도 마을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자라 벽화봉사, 영어봉사, 과학봉사 등을 통해 도서관 동생들을 위해 재능을 나눠주고 있다. 나비효과의 시작인 셈이다.

송파파크데일2단지 주민들 중에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사람들도 많다. 계속되는 재개발로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파파크데일2단지 안에는 사람의 온기가 흐른다. 서로에게 손 내밀고 이웃과 이웃의 아이들을 챙기며 인간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들이 모여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의 열망으로 만들어진 한아람 작은도서관이 앞으로도 마을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힘차게 날아오르길 기대해 본다.


■ 한아람 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13:00~17:00 / 토요일 10:00~12:00 (일요일 휴관)
주소 서울시 송파구 성내천로47길 38,(마천동, 송파파크데일2단지) 607
문의 02-430-1998
https://hanaram.modoo.at


/ 한아름 작은도서관 최애리 사서
2018 작은도서관운영자 역량강화워크숍 자료집
정리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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