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수목토작은도서관

2018.10.26

작지만 큰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
수목토작은도서관


수목토작은도서관은 전라북도 정읍 상동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자 2011년 12월 수목토아파트 관리동 3층에 마련된 공간이다. 공립 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온 가족이 함께 마음껏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지향한다.

책과 사람이 만나 성장하는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하에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에 정성을 기울인 결과, '2018 작은도서관 운영 분야별 우수 사례 공모’에서 독서문화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사례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크든 작든 도서관이 필요하다

정읍시 상동 일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문화시설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시립도서관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어 이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마음껏 책을 읽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목토아파트 내 부지를 활용한 작은도서관을 건립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아파트 관리동에 3층 건물을 올리고 한 땀 한 땀 공간을 만들고 서가에 책을 채워 가다 보니 어느새 작은도서관이 완성되어 있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들부터 초등학생, 청소년, 성인, 엄마, 아빠 할 것 없이 아파트 내에 생긴 이 '작은' 도서관을 신기해했고, 이내 이 '작은' 공간을 사랑해주었다.

도서관은 살아있다

수목토작은도서관은 수목토아파트 관리동 3층에 자리하고 있지만, 공립 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수목토아파트 입주자 뿐 아니라 인근휴먼시아 아파트, 우미아파트, 로제비앙아파트, 대우드림채 등 대형 아파트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이용 가능한 주민들이 많은 만큼 요구 사항도 다양했다. 특히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열망이 컸다. 이에 수목토작은도서관은 '책과 사람이 만나 성장하는 곳을 만들자'는 취지하에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



처음부터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프로그램 수는 늘어나는데 도서 대출로는 이어지지 않고 일부 주민들만이 참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용자들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도서관 건물 3층까지 올라와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해도 새로운 이용자는 늘지 않고 단골손님(?)으로만 운영되면서 수목토작은도서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시간과 함께 쌓여갔다.

그러던 중 '2017년 정읍시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을 위한 선진견학'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광주 '이야기꽃도서관'에서 지금껏 혼자만 끙끙 앓고 있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찾아오고 싶은 도서관, 따뜻함이 있는 도서관, 아이·어른 모두가 사랑하는 도서관을 만들어야 했다. 3층에 있는 도서관까지 올라와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생각한 것이 '주제가 있는 도서관'이었다. 초등학생에 한정되어 있던 운영을 유아에서 성인까지 넓혀,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리가 필요했다. 이사와 전출로 부재중인 도서관위원들의 빈자리도 채워야 했다. 첫걸음으로 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수목토작은도서관이 해결해야 할 강사 섭외의 어려움, 견학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유치원과의 협력 활동, 독서문화프로그램 선정 등의 현안들을 털어놓고, '주제가 있는 도서관'으로 이끌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은 사실이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도 모두가 힘을 합하니 빛이 보였다. 운영위원회에서 발 벗고 나서 믿을만한 강사와 단체를 연결해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충분하지 않은 운영비가 발목을 잡았다. 맥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동네 능력 있는 엄마들의 재능 봉사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됐다. 시작은 캘리그래피 수업이었다. 캘리그래피를 성공적으로 끝내자 알음알음 마을 엄마 선생님들이 줄이었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도서관이 풍성해지자 3층까지 올라와야 하는 이유를 묻던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3층까지 올라왔다. 독서문화프로그램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엄마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도서 대출도 늘었다. 기존에는 아이들이 수업만 하고 바로 가는 상황이 대부분이었지만, 엄마들이 강사로 나서게 되면서 본인과 아이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읽고 빌려 가게 된 것이다. 사람이 오고 도서관이 시끌벅적해지면서 비로소 책이 읽히기 시작하는 마법! 도서관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도서관에는 내일이 있다

도서관의 문지기로서 내실 있는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먹자 도서관에 변화가 찾아왔다. 그 결과 수목토작은도서관은 언제든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친근한 문화공간이자,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보의 공간, 재미난 모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랑방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하루 종일 이용자를 기다리다 보면 누구와라도 말하고 싶어진다. 그런 날은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고민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사람이 숨 쉬는 도서관, 하나의 생이 다른 생과 만나 조금 더 나은 모습을 갖춰나감을 잊지 않으려 한다.

수목토작은도서관은 누구에게나 따뜻함을 기억하게 하는 추억의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나의 작은 움직임들이 누군가의 또 다른 움직임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참 행복할 것 같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을 통해 사람을 알고, 사람을 통해 책을 알게 되어 내일을 꿈꾸는 작은도서관이 우리 수목토작은도서관이었으면 한다.


■ 수목토작은도서관
운영 월~금 10:00~19:00
주소 전북 정읍시 상동 학산로 89-25(엘드수목토 관리실 3층)
문의 063-538-1055
http://cafe.daum.net/jesumokto


/ 수목토작은도서관 권순보 실무자
2018 작은도서관운영자 역량강화워크숍 자료집
정리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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