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행복한아침독서]책놀이로 알아가는 우리

[행복한아침독서]

책놀이로 알아가는 우리


“당신은 왜 책을 읽나요?” 책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나오는 대답은 한결같을 겁니다. “재미있어서요.”
네, 맞습니다. 책읽기는 재미있고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지 않은 책읽기는 그야말로 고역 중의 고역이지요. 그런데 교실 속 아이들은 어떤가요?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있나요? 아니면 ‘읽어야만 해서’ 억지로 읽고 있나요? 책읽기가 숙제 때문에, 시험을 봐야 해서, 선생님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찾은 해답은 ‘책놀이’였습니다. 책과 함께 노니는 시간이 아이들의 책읽기를 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매년 아이들과 3월 자기소개를 그림책과 책놀이로 엽니다. 그 어떤 곳보다 학교가 행복한 곳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지요. 올해 아이들과 함께 읽은 그림책은 『중요한 사실』(보림)입니다. ‘나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책놀이로 어떻게 나누었는지 같이 살펴볼까요?

중요한 사실

저자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역자 최재숙|보림출판사 |2005.02.15

미국의 그림책 작가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의 1949년작 'THE IMPORTANT BOOK'이 한국 화가 최재은의 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화가 마그리트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화가 최재은의 초현실적인 그림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게다가 <모두 잠이 들어요>로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가,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의 특유의 글 솜씨가 그림과 어우러져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 책은 반복적인 운율감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주제의 깊이로 인해 실제 미국에서 수업 교재로 활용되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숟가락, 사과, 신발 등 익숙한 사물의 가장 근복적인 특성을 간결하지만 시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가령, 숟가락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 비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비가 모든 걸 적셔촉촉하게 한다는 것, 그리고 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네가 바로 너라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문장을 통해 매일 만나는 일상의 본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곰 세 마리,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토끼, 아기 돼지 삼 형제와 늑대, 눈의 영왕, 메리포핀, 장화 신은 고양이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을 곳곳에 그려놓아 읽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제까지 만나보지 못한 독특한 그림책.


첫인상 소개 놀이
『중요한 사실』을 읽기 전,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기 위해 먼저 ‘첫인상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에게 각자 포스트잇 네 장을 나눠주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줍니다. 아이들은 포스트잇과 펜을 들고 돌아다니다가 친구를 만나면 서로 자기소개를 합니다. 자기소개가 모두 끝나면 포스트잇에 친구의 첫인상을 적어 몸에 붙여줍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최대한 긍정적으로 써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네 명의 친구를 만나 첫인상을 교환합니다. 선생님 역시 놀이에 참여할 것을 권장합니다.

첫인상 교환이 끝나면 자리에 앉아 가장 마음에 드는 첫인상을 골라 모두에게 자기소개를 합니다.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줍니다. 만약 “선생님은 재미있는 분 같아요”를 골랐다면 “전 여러분과 일 년을 함께할 재미있는 김성규 선생님입니다”라고 소개합니다. 차례대로 돌아가며 소개하고 환영의 박수를 주고받습니다. 이 같은 첫인상 소개 놀이는 아이들의 긴장을 풀고 교실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독서 전 활동으로 가볍게 진행하기 좋습니다.


‘중요한 사실’ 쓰고 나누기
그다음 아이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읽어줍니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들은 모두 책 제목처럼 ‘중요한 사실’을 가진 소중한 존재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서로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라고 안내하고 모둠별로 이미지 프리즘 카드나 도란도란 스토리텔링 카드를 나눠줍니다. 아이들은 카드를 살펴보고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그림을 세 장 고른 뒤, 그림과 관련지어 자신의 중요한 사실을 포스트잇에 적습니다. 예를 들어 ‘노래, 음식, 친구’ 그림을 골랐다면 “나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내가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는 거야. 또 음식을 만들고 나눠 먹는 것 역시 좋아해. 하지만 나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내가 너희와 1년 동안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거야” 등으로 쓰면 됩니다. 작성 전에 선생님이 먼저 예시를 보여주시면 좋습니다. (만약 학급에 이미지 카드가 없다면 활동지로 대체해 글만 써도 무방합니다.)

중요한 사실을 모두 썼다면 짝 활동을 합니다. 짝꿍과 인사한 뒤, 5분간 서로의 중요한 사실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짝 활동이 끝나면 모둠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때는 자기소개가 아니라 짝꿍의 중요한 사실을 소개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모둠 활동이 끝나면 전체 활동을 이어갑니다. 첫인상 놀이와 마찬가지로 교실을 돌아다니다가 친구를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고 서로의 중요한 사실을 소개합니다. 전체 활동 시간은 학급 인원에 맞게 정하면 되지만 최대 10분은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친구 추리 놀이
전체 활동이 끝나면 아이들이 쓴 중요한 사실을 모두 걷습니다. 그다음 선생님이 친구들에 대한 퀴즈를 내고 아이들이 맞혀봅니다. 이미 서로 충분히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금세 정답이 나옵니다. 특히 ‘나’와 ‘친구’에 관한 문제라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유쾌한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모든 아이들을 거론해주는 게 가장 좋지만, 시간이 부족하면 자기소개 때 친구들을 잘 만나지 못한 소극적인 친구들부터 먼저 소개해주세요. 수줍어하면서도 말갛게 웃는 예쁜 얼굴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공감 놀이, ‘너도? 나도!’
마무리 활동으로는 공감 놀이 ‘너도? 나도!’를 추천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 다른 중요한 사실을 갖고있지만, 같은 ‘중요한 사실’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공감 놀이로 확인해볼까요?”라고 안내한 뒤 놀이를 합니다. 각자 ‘학교’ 하면 생각나는 단어 여덟 개를 적습니다. 맨 앞에 앉은 친구부터 자신이 쓴 단어 중 한 개를 이야기합니다. 이때 같은 단어를 적은 친구들은 모두 손을 듭니다. 손을 든 사람의 수가 점수가 되는데 발표자뿐 아니라 손을 든 사람들 모두 점수를 가져갑니다. 모든 아이들이 단어를 말하고 난 뒤 점수가 가장 높은 친구를 공감왕으로 뽑아 박수를 쳐줍니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의외로 서로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책과 책놀이로 엮은 첫 만남, 어떤가요?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이때 서로에게 받은 따뜻한 느낌을 일 년 내내 잊지 않는답니다. 부담 없고 즐거운 책놀이와 함께 행복한 학급살이를 꾸려보길 바랍니다.


/충주중앙탑초 김성규 선생님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0/03/01/2020030109410014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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