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담작은도서관]친구야 나한테 책 읽어줄래?

[담작은도서관]

친구야 나한테 책 읽어줄래?


2008년 개관 이후 4년쯤 지나 아이들이 십 대에 접어들면서 도서관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독서 콘텐츠와 시간, 공간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독서의 즐거움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에 문학 중심으로 2014년부터 십 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장서개발 ‘수다쟁이BOOKS’를 운영했다. 2016년에는 11~13세 어린이 프로그램을 통해 10대 아이들은 친구, 또래와 함께할 때 그 공간을 편안하고 만만한 곳으로 여기며 즐기는 것을 알았다. 또한 도서관을 재미있는 곳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책만 읽으라고 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도서관에 머무르는 동안 소소하게 친구들과 즐길 놀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2018년에 수공예 중심의 메이커 프로그램 ‘놀아볼LAB’을 시작했다.

2018년과 2019년에 수다쟁이BOOKS 컬렉션과 놀아볼LAB을 기반으로 학교 독서교육의 일환인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도서관 견학 형태로 지원했다. 교사가 한 달 가까이 교실에서 책 한 권을 소리 내어 읽어주었다. 교사는 책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교사가 읽어주는 책 이야기를 들으며 책 읽는 즐거움을 경험했다. 그 후 도서관을 방문하면 사서가 아이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고 놀이를 했는데 도서관을 신뢰했으며 다음 프로그램을 기대했다. 10대에 접어드는 시기부터 ‘읽지 않는 독자(비독자)’로 성장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며 서비스에 힘이 실렸고 앞으로 담작은도서관이 걸어야 할 길이라 생각했다.



담작은도서관 시즌 2
2019년에 기부채납과 민간 위탁이 결정되었고, 2020년 1~2월에 재정비, 3월 개관을 목표로 준비하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괜찮아지겠지 했으나 심각해지는 코로나 상황을 보며 ‘예전같이 도서관 서비스를 할 수 없겠구나’ ‘아이들을 도서관에서 보는 것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위기는 ‘실험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기에 직원을 독려하여 1월부터 3월까지 담작은도서관의 새로운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 진흥 활동을 준비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책읽기에 어려움이 있거나, 재미있는 그림책을 많이 읽고 싶고 이제 막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일 15분간 책 친구(헝겊 인형)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친구야 나한테 책 읽어줄래?’이다. 가방 패키지에는 사서, 도서관 자원활동가, 시민 33명이 참여하여 손바느질로 만든 헝겊 인형과 재미있고 소리 내어 읽기에 좋은 그림책 두 권이 들어있다. 독서 진흥 활동은 읽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책 읽는 가족 문화가 만들어지고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으며 또래와 경쟁하기보다는 어제보다 나은 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글십대’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은 방문하지 못하고 학교로 책과 기타 콘텐츠를 지원하는데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어내는 아이들의 수가 무척 적었다. 학교와 집에서 하루 15분 책읽기를 통해 조금씩 읽으며 한 권을 읽어내는 힘을 키우자고 교사를 독려하지만 교차되는 원격과 등교 수업으로 힘든 상황이고 아이들의 독서 격차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최근 대두되는 다섯 가지 사회 이슈를 책과 영상으로 만나는 ‘이슈book+ing 챌린지’를 했다. 코로나로 휴관 시에 시행했던 안심예약대출서비스는 임산부·어린이·장애인 등 독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연중 무료로 택배 서비스를 실시하며, 사서 추천 서비스는 참고정보서비스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싶습니까?’로 제공하고 있다. 또 도서관과 지역사회(사단법인 텐스푼)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집콕놀이’는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담작은도서관 유튜브 채널)으로 제공하는데 디지털 시대에 도서관 서비스의 중요한 변화라 하겠다. 이번 집콕놀이 5회(8월)는 감자를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과 아일랜드 음악을 재즈로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꿈꾸는 도서관
비대면, 비접촉 서비스가 확대되며 전자책, 오디오북, 스마트도서관이 활성화되는 등 이제 온라인 서비스는 기본이 되었다. 코로나 이후 도서관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커다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다운 프로그램의 기획 아래,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서관을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자 한다.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책 읽는 즐거움과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고, 처음 온 사람에게도 오늘 도서관에서 경험한 것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또 와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아주 오랜만에 방문한 사람도 변함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서관이 되기를 우리는 꿈꾼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녹록하지도 여유롭지도 못한 도서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잘 찾아 걸어가야겠다. ‘읽지 않는 독자(비독자)’의 길목에 서있는 십 대 아이들의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한 고민과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도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출처 : 김성란_춘천 담작은도서관 관장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1/08/01/2021080109080016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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