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도서관 공간 디자인] 미래형 독서 공간 ‘구슬샘 책누리’

도서관 공간 디자인

미래형 독서 공간 ‘구슬샘 책누리’


양평 옥천초는 시골에 있는 작은 학교이지만 창의 교육과 혁신 교육 부문에서는 그 어느 학교에도 뒤지지 않을 거라 자부할 정도로 모든 교직원이 정성을 다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인문 소양을 갖추고 생각을 키우는 독서 인문 교육의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모교에서 사서로 근무하면서 부족한 예산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책을 잘 선택하여 어린 후배들에게 읽히자’였다. 비록 시설은 낙후되었지만 학부모 자원봉사 ‘동화세상’과 함께 한 권이라도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가운데에도 깨끗하고 예쁜 도서관으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은 늘 안타까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2020년 지역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원으로 미래형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예산을 지원받게 되어 숙원이었던 도서관 리모델링의 기회가 꿈처럼 왔다. 그리하여 2021년 4월 옥천초 도서관이 새로운 모습의 ‘구슬샘 책누리’로 탄생되었고 교육부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우수 사례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리모델링 전의 도서관은 좋은 책이 많고 다양한 독서활동이 펼쳐지는 곳이었다면 리모델링 후 지금의 도서관은 아이들이 저절로 찾아오고 즐거워하는 곳, 틈만 나면 와서 놀고 싶은 학교도서관으로 탈바꿈되었다. 새삼 도서관의 공간 혁신이 아이들의 독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리모델링 후 2년 동안 도서관을 운영하며 몸살이 날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웃음이 멈추지 않는 나를 보면서 많은 학교들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멋지고 혁신적인 공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우리 학교도서관 공간 구성을 소개한다.


다양한 의견, 부족한 예산의 공간 구성 과정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교직원, 학부모, 학생 들의 의견을 e-알리미를 통해 받아 정리했다. 좋은 시설의 도서관에 짐짓 놀라며 추천되는 도서관을 찾아 함께 볼 수 있도록 링크를 걸며 자료를 정리하고 학교운영위원, 교직원, 학생, 학부모로 조직된 리모델링 추진 위원회를 조직해 두 차례에 걸쳐 협의회를 진행했다. 의견들을 설계에 반영하며 설계사와 추가 협의를 하면서 교실 2.5칸 안에 여러 가지 공간을 넣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고 모든 의견을 수렴하는 데 예산상 어려움이 있었다.

“소파를 구석구석 많이 비치해주세요.”
“공간 분리가 되어 학생들이 학습하고 토론하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카페 분위기의 도서관을 만들어주세요.”


등 정말 많은 의견이 있었다. 또한 2층이어서 안전 관리상 도서관 중앙에는 최소한의 서가를 배치하고 벽과 기둥을 활용해 서가를 배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교육과정에 최대한 지장을 받지 않고 코로나로 인한 방역 문제도 고려하여 겨울방학 동안 진행된 리모델링 사업은 발 빠르고 능숙한 행정실장님이 아니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교육 경험이 있으신 교장·교감선생님의 조언은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몇 차례 변경 작업도 걸쳐야 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어쨌든 3월 말 리모델링은 마무리가 되었다. 교육공동체의 의견이 80퍼센트 이상 반영되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탄생되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미래형 도서관

새롭게 재탄생한 구슬샘 책누리는 여섯 개의 공간(모둠학습실, 소회의실, 책꿈터, 책마루, 멀티룸, 책다락)으로 유동성, 가변성(폴딩도어)을 가진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소파와 서가로 구성된 책꿈터, 3단의 넓은 계단과 마루로 되어있는 그림책 공간 책마루, 멀리 앞동산까지 훤히 볼 수 있는 학생들의 최애 공간 책다락, 도서관 활용 수업이나 대회의실로 사용되는 모둠학습실과 방과 후 소모임을 지원하며 토론할 수 있도록 폴딩도어로 공간을 나누어 활용되는 소회의실, 책다락 밑의 넓고 아늑한 공간으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멀티룸(보드게임룸, 잉글리시룸, 미디어룸, 메이커 스페이스로 활용)은 공간 혁신을 잘 이루어낸 좋은 사례로 주변의 많은 학교에서 견학을 오고 있다.

열람 공간은 원형 서가 안쪽에 원형 소파가 설치되어 있으며 창가에는 긴 소파형 서가를 비치했다. 소회의실과 경계 부분에는 4단 서가를 비치하고 빈백을 놓아 편안한 환경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책꿈터 중앙 원형 서가 위 공간을 활용해 각종 행사 시 자료 비치 및 전시를 하고 서평 도서, 참 좋은 책 등 북큐레이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둠학습실은 주 1회 학급별 도서관 활용 수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소회의실과는 폴딩도어로 개폐 가변식으로 운영한다. 각종 연수, 독서캠프, 대회의실로 사용하며 학년별 필독 도서 100권과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 자연과학도서, 도감, 사전류 등을 비치하여 교과 연계 협력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책다락은 책마루와 멀티룸 사이에 설치하였으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작은 빈백을 비치하여 편안하게 바깥을 내다보고 사색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 놀이터에서 즐거운 책읽기를

학교도서관은 좋은 책과 독서교육 그리고 적합한 공간 구성이 잘 어우러져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치는 초등학교 시절의 좋은 독서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구슬샘 책누리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그 이전 도서관을 이용했던 학생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제 좋은 독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지금처럼만 즐겁게 생활해주길 바란다. 물론 사서인 나는 학생들의 학령기 올바른 독서 습관 형성과 좋은 책과의 만남을 위해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3/04/01/2023040109004914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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