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환경책 생태시민교육] 기후 위기와 불평등한 지구

환경책 생태시민교육

기후 위기와 불평등한 지구


하루에도 몇 번씩 재난 문자가 오는 올여름. ‘극한’ 호우 아니면 폭염이고, 폭염인 날에 ‘극한’ 호우가 더해지기도 했다. 1년에 내릴 비가 하루에 오기도 하는 기상 이변을 이전에는 ‘집중’ 호우라고 했다. 이를 ‘극한’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 데에는 우리 정부도 올해 승인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이하 IPCC)’ 종합보고서와 관련이 있다. 보고서는 “극한 기후 현상으로 인한 위험의 도래”와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온난화가 심화되어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 1.5도씨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지난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구 온난화의 시기는 끝났고 이제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기가 왔다”고 경종을 울렸다.


기후 변화, 위기, 재앙?

지구에 태어나 고작 20년도 채 살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이런 기후 재앙은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지구에 이산화탄소가 늘어나서 온실 효과가 나타났고 그래서 온난화가 생겼다는 막연한 지식을 가지고 재앙 수준의 기후 변화를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지구상에는 이산화탄소가 있었고 몇 차례의 큰 기후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가 과장되었다거나 정치적 음모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너희 집은 물에 잠겼고 우리 집은 불타고 있어”라며 위기를 보여주는 강렬한 삽화와, “이대로 어른이 돼 보지도 못하고 지구가 망한다고?”라는 충격으로 『기후 위기 : 지구 말고 지구인이 달라져야 해』(우리학교)는 이야기를 열어간다. 이 책의 장점은 기후 변화 6가지 시나리오로부터 시작해서 ‘되먹임(악순환)’ 현상을 설명하며 기후 위기 음모설을 논박한 부분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빙하는 녹고, 햇빛을 적게 반사해요. 그럼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빙하는 더 많이 녹고, 햇빛을 더 적게 반사해요. 그럼 다시 지구는 더욱더 뜨거워지고, 빙하는 더욱더 많이 녹고, 햇빛을 더욱더 적게 반사해요. 그럼 다시 지구는 더욱 더욱 뜨거워지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설치미술>

이러한 되먹임은 숲에서도 일어난다. ‘가뭄-산불-탄소 배출-기온 상승’이 되먹이고 또 되먹이고 하여 결국 영구 동토층(툰드라의 녹지 않는 땅)이 녹아서 이산화탄소보다 몇십 배 강력한 메테인(methane, CH4) 가스가 나와 되먹임 현상이 강화되는 것을 그림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와 재앙에 작은 실천으로 ‘잽’을 날리면서도 정부와 기업에 대한 ‘펀치’를 날리는 큰 행동이 이어져야 함을 역설한다.


기후 재앙은 불평등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기후 위기 감수성은 과학적인 지식과 사회적인 담론에 밑바탕을 둘 때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기후위기 이야기』(북피움)는 기후 과학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비주얼 콘텐츠로 보여준다. 우선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거대한 열 분배장치이다” “탄소는 생명권과 자연계를 연결하면서 순환한다” 같은 자연과학 지식에 최근 100년간의 산업 발달로 ‘이산화탄소-온난화-이상기후’의 연결고리를 설명한다. 그리고 유럽 폭염, 엘니뇨, 물순환 교란, 물 부족, 수해, 해수면 상승, 동식물 멸종, 식량 위기 등의 기후 대위기를 실증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기후 불평등, 기후 난민, 국제 분쟁 등 사회과학적인 ‘기후 정의’ 문제 또한 놓치지 않는다.

<‘물에 잠기는 섬 투발루’를 조사한 후 만든 소개 자료>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하는 산업화를 거쳐 잘살게 된 선진국들은 저개발 국가들에게도 경제성장을 멈추고 탄소중립을 하도록 압박한다. 저개발 국가는 역사적으로 기후 위기의 책임을 미미한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국제질서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기후 위기의 결과로 오는 재앙은 약한 나라들에게 더 치명적이며, 이를 감성적으로 접근한 그림책으로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미래아이)가 있다. 빅북으로도 제작된 이 책을 6학년 사회 시간에 읽으면서 기후 난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후 정의를 위한 기후 행동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대해 IPCC 보고서는 ‘완화’와 ‘적응’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완화는 더 이상의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이산화탄소 줄이기, 포집하기,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말한다. 적응은 위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생태계, 사회경제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특히 효과적인 기후 행동을 위해서 “모든 부문에서의 재분배 정책, 사회안전망, 형평성, 포용성 그리고 공정한 전환”을 도모하도록 권고한다.

<‘얼마 남지 않은 지구’를 표현한 설치미술>


한국의 경우 소득 상위 10퍼센트가 하위 40퍼센트에 비해 5배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그 피해는 2022년의 반지하 세 모녀의 죽음처럼 안전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다. 2023년 끓는 지구와 폭염 또한 밭에 나가 일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농민들에게는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한다. 기후 위기의 책임을 묻고 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하여 에너지, 산업, 복지 등의 정의로운 전환을 역설한 『10대와 통하는 기후 정의 이야기』(철수와영희)는 청소년들에게 큰 펀치를 날리는 기후 행동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지구의 되먹임 현상의 정도에 따라 인류가 현재 수준에서 탄소중립을 하더라도 1.5도씨 티핑 포인트(변곡점)를 넘어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나 자신 또한 위기를 향해 잽을 날리는 식의주 생활과 소비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인간』(알에이치코리아)은 저자가 실천한 생활의 전환을 바탕으로 시민 스스로 삶을 바꾸는 방법을 따뜻하고 다정한 만화로 그렸다. 끓고 있는 지구를 식힐 나와 우리 모두의 기후 행동이 절실하다.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3/09/01/2023090109003914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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