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별나고 엉뚱한 놀이, 도서관 독서 캠프

별나고 엉뚱한 놀이, 도서관 독서 캠프


평소 조용히 책을 읽던 도서관에서 생각지 못했던 놀이를 하며 하룻밤을 지새우는 것은 분명 흥분되는 일이다. 예전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와 숙박 시설 때문에 관계자들이 많이 망설여왔다. 다양한 숙박형 프로그램 참가 경험 덕분에 이제는 진행자나 참가자들이 큰 어려움 없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잘 적응한다.
독서 캠프 프로그램은 평소와는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시간 제한 없이 친구들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고 캠프가 끝날 때 그것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구성이 바람직하다. 캠프를 진행하며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를 소개한다.
협동과 우애 높이는 모둠을 이루어라
프로그램은 모둠 단위로 이루어지는 게 좋다. 참가자 간 협동과 우애를 높여 캠프 후에도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게 유도한다.
먼저 모둠장을 뽑고 커다란 전지에 모둠명, 구성원들의 별명, 캐릭터, 모둠 구호 등을 적어 캠프가 끝날 때까지 벽에 부착해 놓는다. 게임으로 획득한 점수는 전지에 스티커로 붙인다. 정리를 잘하거나 시간을 잘 맞춘 모둠에게도 수시로 점수를 준다. 프로그램마다 그 결과를 항상 벽에 붙여 캠프가 끝날 때쯤 벽이 결과물로 가득 차게 만든다.
도서관에서 그쳐야 할 것이 경쟁이지만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하려면 이 방식을 빌려 올 수밖에 없다. 단, 경쟁을 하려는 아이들의 심리만 이용해야지 그 결과를 놓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 탄탄하게 짜기
너무 욕심을 내어 이것저것 하려다 보면 평범하고 지루해진 다. 먼저 주제를 정해 보라. 분야를 나눠 역사로 할 것인지, 건축으로 할 것인지 또는 인물로 나눠 윤동주로 할 것인지, 이순신으로 할 것인지를 정해 놓고 프로그램을 짜면 구성이 탄탄해진다.

1) 몸풀기 - 도서관 런닝맨
도서관 안에서 가장 비싼 책이나 가장 오래된 책을 찾아오고 책 제목으로 끝말잇기 게임을 한다. 부제나 두음법칙 등의 예외를 주어 과제가 어렵지 않게 한다.
또 친구와 싸웠을 때 읽을 책, 여행 가고 싶을 때 읽을 책 찾아오기 등 과제를 주고 찾아온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2) 강사와 만남
작가, 전문가, 학부모, 교사 등 강사와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평소와 다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좌석부터 다르게 배치한다. 편한 분위기로 강사와 최대한 가깝고 자유롭게 앉게 한다. 강사의 강연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참가자가 주도해 나가도록 한다. 예를 들어 모둠별로 강사에게 스피드 퀴즈를 내거나 강사의 어릴 때 꿈을 알아맞히는 등 대화를 많이 하도록 유도한다. 강사와 음식을 같이 먹는 시간이 있으면 더욱 친밀해진다.



3) 참가자가 만드는 프로그램
캠프는 진행자와 참가자가 같은 사람이 될 때 가장 효과가 크다. 종이로 옷을 만들어 패션쇼를 하거나 스피드 퀴즈에 낼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캠프에서 먹는 즐거움이 빠져서는 안 된다. 간식을 나눠주며 프로그램과 연결해보자. 과자 집 만들기나 과자 도시 만들기는 건축의 이해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이다.

캠프 때만큼은 취침 시간을 지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음 날 발표할 흥미 있는 미션을 주면 아이들은 모둠별로 밤새 도란도란 속삭이기 마련이고, 그 기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진행 도중 부모님들을 초청하여 깜짝 이벤트를 하거나 일부 부모를 스태프로 참가시키면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다.



마무리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참가자들에게는 칭찬과 보상이 필요하다. 상도 별나게 주어야 재미있다. 스티커를 가장 많이 받은 모둠부터 상을 준다. 상은 상품이 담긴 상자를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다. 상자 안에 어떤 상품이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모둠도 반전의 결과를 얻으며 모두 즐거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캠프 기간 찍었던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며 짧은 기간이지만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만든다. 모둠의 활동 내용이 담긴 전지를 떼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캠프를 마무리한다.


독서 캠프로 책과 친해지기
10여 년간 캠프를 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은 “캠프를 갔다 오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도 책벌레가 될 수 있을까요?”이다. 그럴 때면 “논술학원을 보내세요” “그런 캠프가 있으면 저 좀 소개해 주세요”라고 한다.

캠프는 엉뚱하게 놀려고 하는 것이다. 책 속 주인공 가면을 쓰고 밤에 가면무도회를 하거나 캠프 내내 자기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르는 특이한 경험으로 다음 캠프가 기다려지게 만들어야 한다. 평소 도서관에서 하지 못했던 행동이 무엇인지 살펴보라. 그것을 캠프 때 해야 한다. “다음 캠프는 언제 해요?” “친구 데려와도 돼요?” 이 질문이 나오면 캠프는 대성공이다.

박형섭_파주책나라 대표, 『책하고 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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