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

2019.11.28

노년 그리고 예비 노년을 위한

달팽이 작은도서관



최근 여러 매체에서 ‘YOLO’ 라는 말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YOLO‘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니 후회없이 즐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는 한 번 뿐인 인생을 후회없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멋지게 즐기며 사는 것이 삶의 트렌드이다.

인천광역시 부평구에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춘 ‘YOLO LIFE’를 완벽히 즐기고 있는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이 있다.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은 노인특화 작은도서관으로 노년 그리고 예비 노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용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외롭지 않은 노년은 있다.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의 전신은 12년동안 청천동에서 운영된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이다.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은 영상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을 안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웠다. 그러던 중 임대료 문제로 폐관 위기에 맞았다가 십정동에 새 둥지를 틀고, 노인특화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사단법인 지역복지센터 ()나눔과함께에서 사무국장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때 무조건 도서관을 갖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최선미 관장

그렇게 다시 시작하게된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은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이 추구하던 마을의 역할과는 조금 다르게 노년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눔과함께가 독거노인이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으니 작은도서관도 이와 비슷하게 운영방향을 잡은 것이다. 노인특화 작은도서관으로 방향을 잡고 이름 공모를 시작했다. 전신인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의 달팽이는 그대로 유지하고 노년을 즐겁고 건강하게 맞이하자는 의미와 느릿느릿한 달팽이에게 역동성을 불어넣어줄 춤추는이라는 형용사로 춤추는달팽이라 이름을 붙이고 문을 열었다.

노년이라고 했을 때 아프고 외로운 이미지가 많아요.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은 그 이미지에 물음표를 던졌어요. 왜 노년이 외롭고 아파야해? 충분히 행복하게 현재를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는 의문으로 노인특화 작은도서관 조성이 시작되었어요.”

- 최선미 관장


나이 듦의 공감하는 춤추는달팽이만의 방법

도서관을 둘러보면 큰 글씨책’ , ‘빅북 그림책코너와 곳곳에 놓여 있는 확대경과 돋보기 안경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유난히 눈에 띄는 어르신, 노년이라는 단어가 이 도서관이 노인특화 작은도서관임을 말해준다.




어르신들의 원활한 독서를 위한 책과 장비들은 대부분 알다시피 굉장히 비싸요. 빅북같은 경우는 기본 책보다 2배 정도 비싸요. 그래도 최대한 많이 구비해두는 이유는 도서관이 아침 9시 개관임에도 불구하고 8시부터 기다리는 우리 어르신들 때문이죠.”

- 최선미 관장




그림책 위주였던 달팽이미디어도서관에서 이사 올 때 가져온 그림책도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책 중 하나다. 최선미 관장은 틈틈히 어르신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림을 함께 그리고 무엇인가를 만들기도 한다. 꿈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면 드림캐쳐를 만들고 바느질로 거울도 만든다.




가만히 있으면 이용자들은 절대 오지 않아요. 특히 어르신 분들은요. 달팽이미디어도서관에서 육아 프로그램, 골목시장 탐험대 등 마을 위주 프로그램으로 엄마들을 이끌어낸 것처럼 어르신을 위한 도서관에 맞는 프로그램과 도서관 이미지를 갖추는게 중요해요. 그렇다면 이용자들은 저절로 모일 것이고 또 자연스럽게 모임으로 발전할 것으로 봐요.(웃음)”

- 최선미 관장

어르신들을 위해 엄선한 그림책과 그에 어울리는 양질의 프로그램 또한 춤추는 달팽이작은도서관의 자랑이다. 어느새 시즌2를 맞은 미리미리 준비하는 슬기로운 노년생활은 춤추는 달팽이작은도서관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노년 뿐만 아니라 예비 노년을 위해 즐겁고 알찬 노년생활을 지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슬기로운 노년생활은 총 10번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진행되고 있다. 파트1나나쌀롱 : 지금 나답게 나이들 시간!’을 테마로 연령과 꼰대주의, 우리들의 갱년기, 내 마음대로 나이들기 선언, 우리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 등의 인문학적인 생각을 나누는 강좌로 진행되었다. 파트25060 실용강좌를 테마로 은퇴 후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노년들을 위해 귀농·귀촌 먹고살기, 온라인 스마트샵 차리기, 여행이 더욱 즐거워지는 글쓰기 등의 실용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물론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다. 이 과정을 통해 이용자들은 나이 듦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이외에도 어른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 어르신 그림책 배움터, 요양보호사 그림책 모임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요양보호사 그림책 모임은 요양보호사들의 모임으로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과정에서 그림책이 어떻게 유의미한 매체가 될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상상하며 책놀이 등을 진행하며 어르신의 재밌는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는 모임이다. 요양보호사 그림책 모임은 어르신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동아리로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의 대표적인 동아리다.



어르신을 위한 작은도서관이라고 해서 이용자층을 어르신에만 한정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그림책과 성인책도 구비되어 있다. 달팽이미디어도서관에서 이사 오면서 대대적인 책 정리 이후 현재 장서는 5,000권에 달할 만큼 많은 장서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한다.



느릿하지만 분명하고 선명하게

최선미 관장은 여러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오히려 더 바빠진다. 바로 프로그램의 여러 이야기를 담은 활동 영상 때문이다. 영상을 편집하면서 진행했던 프로그램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이만큼이나 했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며 원동력도 얻는다.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영상은 이용자들 그리고 후원회원들과 함께 나눈다.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의 운영 재원은 후원회비와 외부 지원을 통해 마련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후원계좌는 운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모자라는 운영비는 지자체 공모사업 등을 통해 확보하기도 한다.

달팽이미디어도서관은 부평구 작은도서관의 상징일만큼 인기도 좋고 잘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이었어요. 실제로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몇 년간 최우수 평가를 받은 작은도서관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예산 문제 때문에 문을 닫게 되면서 운영을 아무리 잘해도 이렇게 되면 닫는 거구나. 하면서 많이 안타까웠어요. 작은도서관은 버티는 게 아니라 성장해야하는 하는 것이에요. 앞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해 예산이나 작은도서관 지원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최선미 관장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은 앞으로 건강한 노인 문화를 위해 여러 모임을 구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특화 작은도서관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원동력은 스스로가 즐거워서라고 말할 수 있어요. 작은도서관은 제 몸에 딱 맞는 일처럼 언제나 즐거워요. 새하얀 도화지에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죠. 내가 즐거워야 신나게 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도 즐거울 수 있는 거 아닐까요?”

- 최선미 관장

도서관의 이름처럼 느릿하지만 분명하고 선명한 몸짓으로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이 주민들과 오랜시간 함께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춤추는달팽이 작은도서관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경인로 749, (십정동) 2층 2호(십정동, 신명빌딩)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시간 : 평일 09:00 ~ 18:00

휴관일 : 주말,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 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snailme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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