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오늘부터한줄씩]일기 쓰기 대신 글쓰기

[오늘부터한줄씩]

일기 쓰기 대신 글쓰기


여전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을 키워주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일기 쓰기를 꼽는다. 그래서 많은 학교에서 방학이면 규칙적인 일기 쓰기를 숙제로 내주고, 부모는 자녀에게 일기를 썼는지 다그친다.

일기의 사전적 정의는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이다. 매일 같은 글을 쓰는 건 그다지 의미가 없으니 일기 쓰기의 전제 조건은 오늘은 어제와 겪은 일이나 생각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일상은 대부분 비슷하고, 매일 새로운 생각을 할 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다. 그래서 대개 마지못해 일기를 쓰는 아이들의 일기장을 펼쳐보면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숙제를 했다”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적혀있다.

일기 쓰기가 바람직한 교육 방법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일기를 강제적으로 작성하게 하고 이를 검사·평가하는 것은 일기의 본래 의미와 성격에 비추어볼 때, 어린이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주제가 재미있으면 글쓰기도 재미있다
일기 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쓸 내용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쓸 내용이 많은 주제라면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다. 재미있는 글쓰기 주제는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아도 좋고, 시중에 출간된 재미있는 글쓰기 주제와 관련된 책을 참고할 수 있다. 막연히 글쓰기 주제만 주고 글을 쓰라고 하는 것보다 글을 쓰기 전 질문을 통해 쓸거리를 정리하는 시간을 나누면 좋다.

“수업 시간에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방법”

이 주제로 글을 쓰기 전에 대화를 통해 쓸거리를 풍부하게 생각해본 후 글을 쓰면 더 쉽고 재미있게 쓸 수 있다. 아래는 창의적인 글쓰기 주제로 글쓰기 수업을 한 사례이다.

교사 : 학교에서 짜장면 먹으면 어떨 것 같아?
학생 :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교사 : 그럼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짜장면을 먹을 수 있을까?
학생 : 면발을 한 줄로 길게 뽑아서 책상 서랍에 숨겨놓고 먹으면 될 것 같아요.
교사 : 자세히 알고 싶은데 글로 써서 선생님한테 설명해줄래?


“수업 시간에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모두가 같이 먹는 것과 혼자 몰래 먹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음식은 혼자 몰래 먹어야 맛있는 법!

혼자서 몰래 짜장면을 먹으려면 일단 책상 서랍을 다 비워야 한다. 그런 다음 짜장면 가게에 가서 짜장면 면발이 잘 끊어지지 않게 오직 한 줄로만 뽑아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짜장면 한 그릇을 단무지와 함께 책상 서랍에 넣는다.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이 칠판을 보고 서 계실 때 최대한 빨리 짜장면 면발을 입안에 넣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천천히 면발을 씹어야 한다. 선생님 모르게 짜장면을 먹다 보면 사레가 걸릴 수 있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단무지도 먹고 40분 동안 천천히 짜장면을 먹어야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선생님 모르게 수업 시간에 짜장면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4교시에 이 방법으로 짜장면을 먹는다면 급식을 먹을 수 없을 것이니 주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의적인 글쓰기 소재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글쓰기 소재로 대화를 하고 글쓰기를 제안해보자.

- 내 인생 최고의 친구
-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들키지 않고 똥을 싸는 방법
- 내 인생 최초의 거짓말
-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것
- 명절에 부모님에게 맡긴 내 돈을 되찾을 수 있는 묘책
- 나에게 1,000만 원이 생긴다면
- 유치원과 학교의 다른 점
- 나만 하루가 25시간이라면 1시간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 초등학교 1학년에게 해주고 싶은 최고의 조언
- 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글쓰기 소재 365』 중에서)


일기 쓰기가 무조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단지 하루의 기록을 계속 써야 한다면 글쓰기가 재미있는 창작 활동이 아닌 고된 노동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창작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 출처 : 행복한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9/11/01/2019110109230014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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