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행복한아침독서]세상을 바로 읽는 힘, 미디어 수용자에서 정책 생산자까지

[행복한아침독서]

세상을 바로 읽는 힘, 미디어 수용자에서 정책 생산자까지

스마트 시대, 우리는 더 ‘스마트’해졌을까요? 스마트폰의 확산과 소셜 미디어의 성장은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주지만 우리를 가짜 뉴스와 허위 조작 정보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켰습니다. 또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며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고 혐오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슬기로운 미디어 이용자가 되기 위해, 일상을 바라보는 예민함과 깨어있는 시민성을 만들기 위해 꼭 있어야 할 교육목표가 되었습니다.

르네 홉스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로 접근성, 분석과 평가, 창조, 성찰, 자발성을 제시했습니다. 적절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접근성, 비판적 사고와 이해를 통한 미디어 정보의 분석 평가,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조성, 사회적 책임 속에 자신의 미디어 소통 행위를 점검하는 성찰, 미디어를 통해 디지털 시민권을 행사하고 참여하는 자발성까지 일상에서 배우는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학생들과 미디어 교육을 하면서 가장 중요시했던 것도 바로 미디어 수용자로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미디어 생산자로서 사회적 소통과 책임, 그리고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국어 수업 시간에 미디어 현상과 관련된 책과 뉴스를 읽고 각자 발제문을 작성하고 비경쟁 토론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일명 ‘미디어 독(讀 : 꼼꼼히 읽기)-토(討 : 생각 나누기)-론(論 : 생각 확장하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국어, 사회, 과학 선생님과 협업을 통해 통합 프로젝트 학습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총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된 수업을 소개합니다.



1단계 미디어 수용자 - 비판적 이해를 위한 팩트 체크


『팩트체크』를 읽고 미디어 수용자의 측면에서 미디어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정보 읽기-토론하기-조사하기-판정하기’의 과정으로 팩트 체크해보는 팀빌딩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내가 접하는 뉴스가 거짓인지 진짜인지 생산자, 구성 요소, 의미 구성, 이용자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기사의 신뢰성, 완전성, 유용성의 측면에서 판단해봅니다.

팩트 체크에 익숙해지기 위해 ‘게임 중독은 질병일까’라는 주제로 찬반 의견이 담긴 기사를 제시해주고 사실 여부를 판정해보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은 ‘정보 읽기’ 과정에서 게임 중독 관련 뉴스와 참고자료를 읽고, ‘토론하기’에서는 팩트 체크해야 할 발언이나 자료를 선정하고, ‘조사하기’로 관련 자료를 확인하며 읽었습니다. ‘판정하기’에서는 팩트 체크한 결과를 판정하고 발표 내용을 카드뉴스와 팟캐스트로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습니다. ‘게임 중독’에 대한 팩트 체크는 학생들의 일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인지 관련 이론과 논문까지 조사하며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뉴스를 대하는 시각도 예리했습니다.

2단계 논쟁과 합의 - 사회적 소통을 위한 비경쟁 토론


팩트 체크 과정을 통해 비판적 시각을 갖추기 시작했다면 미디어 수용자로서 뉴닉, 닷페이스, 빅카인즈를 통해 자신의 관심 기사와 의견들을 조사하고 동일 키워드를 통해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비교해보며 종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대면 수업에서는 모둠끼리 비경쟁 토론을 하면서 의견을 공유했겠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어려워서 줌(Zoom)의 소회의실 기능을 사용해 모둠별 토론을 하거나 플립그리드(Flipgrid)로 자신의 의견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개인의 의견과 모둠의 의견을 조율해 나갔습니다.

‘스포츠 연예 댓글 차단은 옳은 것인가’라는 주제로 플립그리드를 통해 각자의 찬반 의견과 모둠의 의견 발표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상대방의 의견에 자신의 생각을 코멘트해보고 최종적으로 모둠 토의 후 자신의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서로 다른 관점의 차이를 좁혀갔던 과정은 더 나아가 자신의 진로와 연결 지어 분석했던 기사들 속에서 정책의 변화와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과 보완점을 찾아보는 심화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3단계 미디어 생산자 - 정책 제안 발표, 미디어 공동체 형성


마지막 단계에서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모둠에서 이야기 나눈 것들을 미디어 생산자로서 자신의 의견으로 내재화하고 각자 자신 있는 표현 방식으로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정책 제안을 위해 함께 고민했던 주제는 ‘코로나 블루 해결책’이었습니다. 먼저 관련 기사를 분석하고 학교와 정부의 해결 방안에 대해 비판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기사문, 카드뉴스, 유튜브 영상, 만평(이미지) 등 다양한 제작 방식으로 모둠의 정책 제안을 참신하게 구성해서 친구들과 공유했고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정책 제안 대회에 출전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 제안을 해서 뿌듯했고 무엇보다 책임감 있는 참여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미디어 세상 속 편견, 혐오, 차별의 시선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학생들과 미디어 세상을 들여다볼수록 수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통해 ‘왜’라는 물음에 답을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량하지만 단호하게, 비판적 사고로 왜곡된 진실들을 바로 잡는 학생들로 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우리가 바라보지 못하는 것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 속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 좋은 삶을 위한 리터러시입니다.


/ 출처 : 행복한 아침독서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1/06/01/2021060110420014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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