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

2019.03.21

엄마곰, 아빠곰, 아기곰 모두가 꿈을 키우는 공간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


입구부터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한 이 곳은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이다. 2006년 개관하여 하루에 30~40명이 방문하는 이 곳은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꿈터이자 쉼터이다. 서울에 위치하여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은 아빠,엄마,아이가 모두 함께 쉬는 공간으로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사립작은도서관이다. 나이의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림책과 질 좋은 장서들로 가득차 있는 이 곳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해법이 바로 책이라 믿는 김은경 사서가 10년동안 운영하고 있다. 교육학을 전공한 김은경 사서는 평소에 아이들의 책 읽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그 때 도서관 운영자 공고를 보고 사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서 자격증 없이 도서관을 운영하다 더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작년에 정사서 자격증을 취득을 했다. 그리고 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사서교육을 받으면서 아이들을 위한 독서는 무엇일까 생각하다 곰세마리 도서관의 특징이자 자랑거리인 소리 내어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책과 서툰 아이들을 위한 "소리 내어 책 읽기 독서법"

곰세마리에는 특별한 룰이 있다. 아이들은 오자마자 자연스럽게 책을 고른다. 그리고 고른 책을 자리에 앉아서 소리를 내며 읽는다. 소리 내어 읽어도 눈치 주는 사람은 없다. 이 곳은 아이들의 공간이고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줘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김은경 사서는 아이들이 책을 고르게 하는 것도 선택과 책임에 대해 알려주는 법이라고 말한다.

제가 골라준 책보다 자신이 고른 책은 꼭 끝까지 읽어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요."


소리 내어 책 읽기가 끝난 아이들은 독서공책에 오늘 읽은 책을 기록한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공책을 써온 아이가 고등학생이 돼서 이 공책이 자신의 재산이라고 말한다. 그 시절의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담긴. 이 활동까지 끝나면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보드게임 시간이다. 물론 조용히 게임을 할 필요는 없다. 여긴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좋아하는 간식도 함께 먹으며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이렇게 곰세마리에서 방과 후 시간을 알차게 보낸 뒤 돌아간다.




책으로 사는 "삶"

김은경 사서는 10년 동안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보다 보람찼던 기억이 더 많다. 도서관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면서 자신도 발전해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운영상 어려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1인 사서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자가 운영을 도와주지만 마음 놓고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2018년에는 성북구에서 지원하는 순회사서 사업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 사업마저 중지된 상태다.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당장의 운영에만 급급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작은도서관 사서들은 일반 구립도서관 사서들보다 교육 기회가 적기 때문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름의 방법으로 근무하는 데스크 뒤쪽 전공서적 서가를 만들었다. 공간 구성부터 수서까지 혼자 운영해가면서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서가에 전공 서적과 여러 참고 도서들을 틈틈이 보며 끊임없이 공부한다.

아이들이 주된 이용층인 곰세마리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아이들이 온다. 다문화,조손 가정 아이들 등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양서와 그림책을 수서한다. 수서는 신간 그림책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 위주로 하고 있다. 가끔은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방문해 책을 고르기도 한다. 자신이 고른 책이 도서관에 있고 다른 친구가 자신이 고른 책을 읽게 되는 것도 아이들에겐 하나의 경험이다.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곰세마리의 모토는 모두가 책으로 가는 삶이다. 주민들의 삶에 책이 한 부분이라도 차지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게 김은경 사서의 바람이다. 일반 도서 수서를 할 때는 주민들의 관심사나 시의성을 적극 반영한다. 얼마전에는 엄마들의 독서회에서 민음사 고전문학 전집 수서를 원해서 실제로 참고하였다. 이렇게 혼자 운영해가는 것 같지만 다같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지역 내 작은도서관끼리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 성북구는 작은도서관 사서들의 모임 행복한 작은도서관 모임을 운영하며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올해는 2017~2019년 출간된 아동책으로 목록을 만들어서 책 읽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큰 틀로 잡았다. 6월까지는 목록을 만들고 그 이후로 책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소통을 하며 운영하니 프로그램 질도 높아지고 운영이 훨씬 수월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성북구에서 서울 자치구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도서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 도서 목록을 수기로 작성하는 등 열악한 방법으로 도서를 관리했다. 2018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운영자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도 어디서든 도서 검색이 가능하게 되면서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곰세마리가 가고싶은 "길"

김은경 사서는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의 10년 뒤를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특화 도서관들이 개관하고 있지만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은 없다. 지금 당장 거리를 둘러봐도 발달 장애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사회 시선 때문이다. 특성 계층이 아니면 모두 비싼 비용을 내고 교육 받을 수 밖에 없다. 도서관은 소외되는 계층없이 모두 평생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기관이다. 발달 장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6개월정도만 독서수업을 진행해도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 10년동안 운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용자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발달장애 아이를 만났다. 한글부터 가르치고 책을 읽혔다. 현재는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여 학급회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책에서 시작된 변화였다. 책은 느리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봤다. 이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어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을 다 하는 것. 그것이 목표이자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은경 사서가 말하는 도서관이라는 "정체성"


작은도서관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요즘 도서관의 공공의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작은도서관 설립은 등록을 하면 대부분 운영을 할 수 있다. 그 이유 때문인지 도서관이 주가 아닌 부수가 되는 기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도서관을 개관해 질 낮은 장서로 도서관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도서관 운영자들에게 도서관 자체의 정체성을 묻고 싶다. 주민과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것인가? 직접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운영을 하지 않는 것이 맞다. 도서관은 돈으로 연결될 수 없는 기관이다. 도서관으로서의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때 도서관은 그 주민들의 마을공동체로 빛날 수 있다.


곰세마리 어린이 도서관

주소 :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54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시간 : 평일 10:00~18:00, 주말 10:00~15: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참고홈페이지 : http://bear.egentouch.com/



(사) 작은도서관만드는 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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