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꿈을 함께 키우는 작은 도서관

오패산 마을공동체 마을꿈터

강북구 송중동 ‘오패산 마을공동체 마을꿈터’는 2013년 4월 5일 개관 이래 7년 동안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주 5일 10시부터 17시까지 엄마, 초등학생, 고등학생, 청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마을꿈터로 모여든다. 꿈터에서 주민들은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 잊고 있던 꿈에 함께 도전한다. 박명주 대표는 “마을꿈터는 이유가 없이 아무 때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사랑방”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일상적인 꿈을 이뤄주는 공간”인 마을꿈터에 가보았다.

‘오패산 마을공동체 마을꿈터’는 주민들이 기부한 2000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이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기 때문인지 깨끗했고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잘 정리된 월별 행사 및 계획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꿈터 사용 설명서 등은 ‘꿈지기’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준다. ‘꿈지기’는 꿈터의 공간지기로 엄마들이 교대로 담당한다.

▲ 주민들이 기부한 책들이 꽃혀있는 오패산 마을공동체 마을꿈터 작은 도서관

마을꿈터의 설립 논의는 ‘좋은 부모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엄마들의 독서모임에서 시작됐다. 논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어머니들 사이에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특별한 이유 없이도 언제나 들를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기 때문이다. 마을꿈터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45만원의 공간에서 처음 시작됐다. 비용은 35명의 CMS 회원을 모집해 충당했다. 마을꿈터를 후원하는 CMS 후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어느새 80명에 가까워졌다. 마을꿈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만든 모임의 수만 해도 8개에 이른다.

​마을꿈터를 도서관으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강연 등을 진행하는 것 역시 꿈터라는 공간의 중요한 존재 의의이기 때문이다. 박명주 대표는 “꿈터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는 공간”이며 “작은 도서관이라는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관계의 힘으로 맺어진 소모임의 활동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을꿈터의 가장 먼저 생긴 모임인 <기타날다>는 올해로 7년째 지속되고 있다. 김광석처럼 기타를 치고 싶은 주민들이 모인 모임으로 동네청년의 재능기부와 마을의 기타 선생님이 오셔서 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주민들과 함께 도전하고, 수다를 떨며 힐링하는 것이 모임의 주 목표”라고 대표는 말했다.

​마을꿈터에서 재미와 편안함을 느낀 50대 주민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뜨개모임’을 비롯해 동화책을 읽고 토론하며 관계의 확장과 자기계발을 목표로 하는 ‘그림수다’, 주민들이 함께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모래잠’ 등의 소모임들이 마을꿈터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 모임인 ‘블리자드’는 7년전 초등학생으로 꿈터를 찾던 아이들이 고등학교로 진학 후 스스로 만든 모임이다. 한달에 한번씩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만들고 싶었던 것을 함께 만들고, 하고 싶었던 것에 함께 도전한다. 꿈터는 어른이 개입되지 않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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