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도서관의미래전략]사서들의 대응 빛난 코로나 시대

[도서관의미래전략]

사서들의 대응 빛난 코로나 시대

사서는 도서관의 책과 공간을 매개로 이용자를 직접 대면해 이용자의 모든 필요를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서는 늘 도서관 현장에서 이용자를 직접 만나야 한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도서관이 대부분 문을 닫아 사서들이 직접 이용자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사서들에게나 이용자에게, 궁극적으로 도서관에 새로운 도전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도서관과 사서는 위기에 처할 것이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기본적으로 사람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자 사서들도 즉각적으로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옮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도 그런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하고 머뭇거렸지만, 곧바로 K-방역에서 선도적으로 등장한 승차나 도보(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검진 방식을 차용해 대출과 반납 서비스를 적극 재개했다. 나아가 자동 대출 반납 서비스는 물론 아예 예약한 이용자 집으로까지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은 사서들의 기획과 실행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사서들은 온라인으로 활발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시대는 사서들에게도 새로운 활동 방식과 역량을 요구한다. 지금의 전염병 재난 상황이 사람들의 삶을 차별하고 차등하면서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도서관과 사서들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거나 극복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일은 역시 사서만이 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도서관에서 이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 지역이나 도서관별로 서비스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이 또한 중요한 해결 과제다.



전문성 확보 뒷받침하는 제도와 투자 필요
도서관의 미래는 사서에게 달려있다. 새로운 표준(뉴 노멀)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 맞서 도서관들도 새로운 서비스와 운영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일은 모두 사서, 그리고 이용자가 어떤 상상을 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하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운 시대의 사서는 이용자와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하면서 이용자와 지역사회 공동체를 단단하게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 각종 새로운 기술과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도서관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혁신가 등 다양한 역할과 역량을 필요로 한다. 그러려면 현장에 충분한 사서가 배치되고 기존 역량의 재점검과 재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도서관은 지식정보와 문화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평생학습 기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사서는 인력 부족으로 자신들은 평생학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주 40시간 근무 시대를 시작했으니 시민들을 위한 충실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라도 사서 확충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학습 기회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사서를 양성하는 교육과정과 사서 자격제도도 혁신해야 한다. 미래 도서관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사서를 양성하는 건 도서관 현장은 물론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미 사서를 양성하는 대학 교육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현재의 사서 자격제도는 대학 교육 현장의 변화나 미래의 요청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은 쉽지만 개혁 방안을 적용하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니, 최대한 빨리 새로운 제도를 모색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 사서들은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시대는 빠르게 다양해지고 전문화하고 있다. 제너럴리스트인 사서도 있어야 하겠지만, 이제 사서들은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와 내용을 가지고 이용자에게 수준 높은 도서관 서비스를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두루 여러 일을 경험해야겠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자기만의 전문 분야를 정해 매진하고 서비스 수준을 높여가는 사서들로 성장해야 한다. 이런 사서들을 만들기 위해 이용자들도 역할이 있다. 도서관이 단지 책 몇 권 빌려 읽는 곳이 아니라 나 또는 우리와 지역사회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주체적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 자료, 활동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도서관과 사서들에게 깊이 있는 서비스를 요청하면 좋겠다. 앞으로 사서들은 어떤 일을 하든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면서 전문성과 직업윤리, 끊임없이 스스로 발전하는 열정을 가지고 도서관 안팎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이용자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도서관과 사서의 미래도 생각할 수 있다.


/이용훈_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도서관문화비평가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0/08/01/2020080109110016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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