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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야기]언택트 시대, 쉽고 즐거운 독서 꼬리 물기 독서법

[도서관이야기]

언택트 시대, 쉽고 즐거운 독서 꼬리 물기 독서법

아이들의 꿈과 일상이 영상 속으로 사라지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못 한다. 기껏해야 어른처럼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연예인,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대답하기 일쑤다. 왜 이렇게 아이들 꿈의 크기가 작아졌을까? 단지 아이들만이 꿈을 꾸지 않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상이 세상과 단절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듯하다.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정보를 얻는 창구가 단순화 되어버렸다. 자세히 주위를 둘러보면 점점 영상 속으로 꿈과 일상이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나 학원의 공부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재미있는 놀이도 온라인 게임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즐기는 비대면 시대가 된 것이다. 아이들의 꿈이 영상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시작되었으며 대부분 2021년 말이면 다시 콘택트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가 끝나고 대면시대가 온다고 해도 기존에 존재하던 시대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한다. 아마도 새로운 시대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한다. 독서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 정보를 가장 저렴하게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래는 먼저 새로운 시대와의 연결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할 것이다. ‘새로움’이란 낯설다는 의미와 기대된다는 의미가 공존하는 양면성을 지닌 것으로 독서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독서가 좋다는 건 대부분이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좋다고 해서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두드러진특징으로는 영상의 생활화로 대변되는 시대적 흐름이다. 영상의 등장으로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게 생산되면서 문자로 된 책을 어렵게 읽으려 하지 않는다. 쉽게 접근이 가능한 영상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상이나 시청각 자료는 소비하는 계층이 굳이 머리를 쓸 필요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 생각을 할 필요가 없으니 점점 더 감각에 의지하게 되고 깊이 있는 사고의 영역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점점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전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잘 아는 세상의 변화를 이끈 인물 중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노랫말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아이유나 방탄소년단의 랩 몬스터, 이들은 모두 독서광들이다. 현 시대를 대표하는 영상 또한 그 이전에 텍스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텍스트를 분석하고 정보를 잘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드는 힘은 당연히 독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이다.


도서관에 있다 보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독서법이 무엇인지 많은 질문을 받는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독서법이 나와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유일하고 완벽한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는 중요하기 때문에 방법을 끊임없이 찾으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청소년들과 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한 도서관지기이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독서법 또한 그런 과정에서 알게 된 것으로, 책을 읽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다는 아이와 부모,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고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어렵다고 말하는 청소년들, 사고력이나 언어 이해력 등 독서의 효과를 누리면서 진로를 찾는 독서법을 알고 싶다는 이들에게 도서관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찾은 ‘꼬리 물기 독서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꼬리물기 독서법

꼬리 물기 독서란 한 권의 책을 읽은 후 그 책의 주제와 소재가 유사하거나 연결성이 있는 다른 책을 읽어가는 독서법이다. 또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진로를 결정할 때 관심분야의 책을 연결해서 읽는 방법이다.


여러 권의 책을 비교하면서 읽는 다독이 될 수도 있고, 단 몇 권의 책을 깊고 꼼꼼하게 읽는 정독이 될 수도 있다.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연결성 있게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어린이, 관심분야 꼬리물기 독서

어린이들이 사회나 과학 수업시간에 지구 온난화를 배운 뒤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내용이 생겼다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바뀌고 있는 북극과 남극, 적도 등의 현장을 여행하고 취재한 환경 에세이 남종영의 『북극곰은 걷고싶다』를 읽은 후 청소년 대상 인문사회 교양지 인디고잉 24호의 생태·환경 특집호로 '작고 위대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INDIGO+ing 인디고잉(24호)』을 함께 읽는다. 이 책은 작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각각의 삶과 생명의, 모든 주체의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후 생태 환경과 관련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기면 로리 그리핀 번스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와 맨디 하기스의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를 연결하여 읽는다. 이렇게 책을 읽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환경 파괴는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어 경제 관련 도서로 관심 영역을 넓힐 수 있다. 관심 분야의 깊이를 더하거나 영역을 넓히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것이 꼬리 물기 독서의 장점이다.

꼬리 물기 독서를 효과적으로 하는 독서 노트 작성하기


책을 읽을 때 자신만의 독서 노트를 만들어 기록하는 것을 습관화하면 독서 역사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한 번에 독하게 주입식으로 책을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마도 많이 경험하는 것 중에 하나로 책을 읽을 때 분명 눈으로는 책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다시 앞으로 가서 처음부터 반복해서 책을 읽은 경험들이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많아 독서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책을 무리하게 읽을 필요가 없다. 시간이 없거나 집중이 되지 않을 때 는 나누어 읽으면 된다. 독서는 축적의 힘이 있다. 같은 책이라도 여러번 읽거나 연관성 있는 책을 읽으면 가독성이 좋아진다. 책을 읽다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독서 노트를 작성하면 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독서 노트에 들어가는 항목은 자신에게 맞게 추가하거나 삭제하면 된다.

독서로 만드는 삶의 도구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보는 개인의 성장이나 삶을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 그 영향력이 개개인의 삶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면 독서인에게는 유리한 도구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나무를 자를 때 톱이나 도끼와 같은 도구가 있으면 편리한 것처럼 삶에도 도구가 있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독서는 삶의 도구가 되어줄 수 있지만, 누구도 대신 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각자의 인생에 독서를 통해 좋은 도구를 만들기 바란다.


출처 : 도서관이야기 제15권 1호 통권143호

유순덕 대치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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